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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된 공간에서 목숨을 걸고 펼쳐지는 극한의 서스펜스
[임순혜의 영화나들이] 1971년 여객기 하이재킹 사건 모티브 재구성 영화 ‘하이재킹’
 
임순혜   기사입력  2024/06/20 [13:04]

영화 ‘하이재킹’은 전 세계적으로 여객기 납치 사건이 기승을 부리던 1971년, 속초공항발 김포공항행 여객기가 홍천 상공에서 납치당한 실제 사건을 다룬 영화로, 김성한 감독이 연출한 영화다.

 

‘하이재킹’은 휴전선 너머의 북한으로 가려는 납치범에 의해 사상 초유의 여객기 하이재킹 사건이 대한민국 상공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작가적인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된 영화로, 극한의 상황 속에서 서로 다른 목적지를 가진 사람들의 치열한 모습을 보여준다.

 

▲ 영화 ‘하이재킹’의 한 장면  © (주)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쳐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판문점에서 처음 남북 이산가족 찾기가 개최되는 등 한반도의 평화 무드가 조성되었던 1971년, 여객기 부기장 태인(하정우)과 기장 규식(성동일)은 속초공항에서 김포행 비행에 나서고, 승객들은 승무원 옥순(채수빈)의 안내에 따라 분주하게 탑승한다. 

 

각기 다른 이유로 설렘을 안고 여행길에 오른 많은 승객들은 들뜬 마음으로 이륙 했으나, 승무원 옥순(채수빈)의 안내에 따라 탑승 중인 승객들의 분주함도 잠시, 여객기 안에서 사제폭탄이 터지고, 기내는 아수라장이 된다. 

 

▲ 영화 ‘하이재킹’의 한 장면  © (주)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쳐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여객기를 통째로 납치하려는 용대(여진구)가 조종실을 장악하고, 무작정 북으로 기수를 돌리라고 협박한다. 

 

휴전선을 넘는 순간 조종사와 승무원은 물론, 비행기에 탑승한 모든 승객들은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여객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목숨을 걸고 펼쳐지는 극한의 서스펜스가 펼쳐진다.

 

폭발 충격으로 규식은 한 쪽 시력을 잃고, 혼란스러운 기내에서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한 태인, 승무원 옥순은 여객기를 무사히 착륙시키기 위한 사투를 시작한다.

 

▲ 영화 ‘하이재킹’의 한 장면  © (주)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쳐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하이재킹’은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관객들이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으로 영화에 몰입하도록 한다.

 

뛰어난 비행 실력으로 촉망받던 공군 전투기 조종사였으나 강제 전역 당해, 민간 항공사에 취직해 여객기의 운명을 책임지는 부기장 태인 역은, 장르를 불문하고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는 배우 하정우가 맡아,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으로 뛰어난 비행 실력과 책임감을 가지고,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모두 함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상황을 리드하는 역을 열연한다.

 

하정우는 커다란 사건 속에서 특유의 인간미와 생동감 넘치는 연기로,  절체절명의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태인의 심리 묘사를 디테일하게 그려내어 극 속으로 관객들이 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 영화 ‘하이재킹’의 한 장면  © (주)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쳐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여객기를 위험에 빠지게 만드는 납치범 용대 역은, 캐릭터의 복합적인 감정을 본능적으로 포착해 이끌어내는 섬세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 여진구가 맡았다.

 

어려운 가정환경과 6.25 전쟁 때 북한 인민군 장교가 된 형 때문에 극심한 차별과 괄시를 받으며 살아왔던 용대는, 유일한 가족인 어머니의 죽음 후 납북된 일부 사람들이 북에서 영웅 대우를 받는다는 뉴스를 보고, 여객기를 납치해 북으로 향하겠다는 일념으로 여객기에 올라타 승무원과 승객을 위협하고 공포 속으로 몰아넣는 인물을 연기한다.

 

▲ 영화 ‘하이재킹’의 한 장면  © (주)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쳐스인터내셔널프로덕션

 

태인과 함께 여객기의 비행을 책임지는 베테랑 기장 규식 역은, 깊이 있는 연기 내공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주는 배우 성동일이 맡았다. 

 

규식은 오랜 시간 다져온 노련함과 어떤 상황에서도 승객들의 안전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인물로, 위기의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끝까지 조종석을 지키며, 여객기의 착륙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담담하고 묵직한 연기를 선보인다.

 

▲ 영화 ‘하이재킹’의 한 장면     ©(주)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쳐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마지막까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고 비행기 납치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승무원 옥순 역은, ‘해적: 도깨비 깃발’, ‘새콤달콤’ 등 톡톡 튀는 매력으로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인 배우 채수빈이 맡았다.

 

채수빈은 누구보다 가까운 위치에서 납치범을 마주해야 하는 승무원으로, 위기의 순간에도 투철한 직업 정신으로 자신의 일을 책임지고 수행하는 책임감 있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 '영화 ‘하이재킹’의 한 장면     ©(주)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쳐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비행기 납치라는 초유의 상황에 몰린 승객 60여명의 연기도 볼만하다. 승객 60여명 전원은 배우로 캐스팅되었으며, 60여 명의 배우들이 좁은 여객기를 배경으로 일상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저마다의 절박하고 간절한 상황을 배우들 한 명 한 명의 열연으로 채워져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며, 관객들에게 강한 여운을 안겨준다.

 

▲ 영화 ‘하이재킹’의 한 장면   © (주)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쳐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하이재킹’의 연출은 영화 ‘1987’, ‘백두산’, ‘아수라’ 등 다수의 굵직한 작품에서 조연출로 내공을 쌓아온 김성한 감독이 첫 연출에 도전한 영화다.

 

김성한 감독은 리얼리티를 가장 중점에 두고 극한의 상황에 놓인 인물들의 선택에 초점을 맞추어, 각자의 목표가 다른 인물들이 리얼타임으로 부딪히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액션과 입체적인 드라마를 펼쳐 관객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또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납치극이 주는 숨막히는 긴장감과 극의 몰입도를 최대한 살리며 영화적인 재미 또한 놓치지 않는다. 

 

▲ 6월13일(목) 오후, 용산 CGV에서 진행된 ‘하이재킹’ 언론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 배우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 김성한 감독  © 임순혜


지난 6월13일(목) 오후, 용산 CGV에서 진행된 ‘하이재킹’ 언론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에서, 김성한 감독은 “‘하이재킹’은 삶의 끝에 선 사람들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이다. 용대는 살고 싶어서 삶의 끝에서 선택을 하고, 태인은 승객을 살리고 싶어서 또 다른 선택을 한다. 그 상황에서 과연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들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밝혔다.

 

▲ 영화 ‘하이재킹’의 한 장면  © (주)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쳐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하정우는 “이런 일이 실제 있었다는 걸 알고 놀라웠다”면서 “거친 듯하면서도 이야기가 몰입감이 있었다”며 “아침에 리허설을 하고 촬영을 시작했는데 연극하는 느낌이었다. 60명에 가까운 배우들이 진지하고 열심히 리허설하고 촬영했다. 어떻게 보면 연극 연습하듯이 기본에 충실했던 현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비행기가 좁기 때문에 감정이 부딪히는 장면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 준비하고 연습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 관객들에게 앉아 있는 객석이 상공 위 여객기 좌석으로 바뀌는 실감나는 체험을 선사하는 영화 ‘하이재킹’은 6월21일(금) 개봉이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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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6/20 [13:0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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