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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영화의 한마당, 제9회 서울여성영화제 개막
‘청소녀 특별전:걸즈 온 필름’ 등 12일까지 29개국 100여 편 영화 상영
 
임순혜   기사입력  2007/04/09 [10:49]
올해로 9회를 맞는 '서울여성영화제'가 브라질 타타 아마랄 감독의 <안토니아> 상영을 시작으로 4월5일 신촌 아트레온에서 개막했다.

'서울여성영화제'는 5일부터 12일까지 8일간 7개 부문에서 29개국, 100여 편의 여성영화를 상영한다.

▲신촌 아트레온 벽의 '제9회서울여성영화제' 상영 포스터     © 임순혜

7개 부문 중 '청소녀 특별전: 걸즈 온 필름'은 제9회 서울여성영화제가 새롭게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사랑하는 아나벨>의 한 장면, 교사 시몬과 아나벨     © 서울여성영화제

'청소녀 특별전: 걸즈 온 필름'은 아직 성인이 되지 못했거나 성인을 향해 가는 과도기적 과정으로만 인식하는 '미성년자', 혹은 젠더화 되지 않은 '청소년'으로 막연하게 범주화되어 온 '십대 여성들'의 다양한 삶의 조건들을 사고하고 조명하고자 기획된 섹션이다.

서울영성영화제는 이들 십대들을 대중 매체의 주소비자이자 이미지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이미지의 적극적인 생산자로서의 그들을 부각시키고자 '청소녀 특별전: 걸즈 온 필름'을 기획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십대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극영화 혹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작성한 영화들, 그리고 다른 세대의 여성들이 그들의 십대를 재구성하거나 동시대 십대여성의 삶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려낸 국내외 장, 단편 영화 12편이 상영된다. 
 
▲<사랑하는 아나벨>의 한 장면, 기숙사에서의 아나벨     © 서울여성영화제

캐서린 브룩스 감독이 연출한 <사랑하는 아나벨>(미국, 77분, 성장드라마)은 카톨릭 기숙사 학교 교사 사이먼 브래들리(다이안 게드리)가 새로 전학 온 여학생 애너벨(에린 켈리)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엄숙한 분위기가 지배적인 성 테레사 기숙사 학교 교장의 조카로, 레즈비언의 경력을 가진 교사이자 시인인 사이먼은 전학 온 카리스마 있고 매력적이나 반항적인 애너벨의 기숙사 생활을 지도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성스러워야 할 카톨릭 기숙사 학교에서 반항적이나 자기 표현에 거침없는 아나벨을 만나며 사이먼은 과거의 사랑하던 친구를 다시 생각하게 되며, 억눌렸던 성정체성의 혼란에 빠지게 되고, 드디어 아나벨에게 사랑을 고백하게 된다.

▲<사랑하는 아나벨>의 한 장면, 교사 시몬과 아나벨     © 서울여성영화제

<사랑하는 아나벨>은 엄격하게 금기시되어 있는 카톨릭 여학교 기숙사에서 일어나는 은밀하나 발랄한 여학생들의 삶을 섬세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린다.

<사랑하는 아나벨>은 교사 사이먼이 제자 아나벨을 대하면서 성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섬세한 심리묘사를 통해 잘 드러내고 있는데, 아름다운 스승과 제자의 동성애를 통해 사랑과 성정체성, 그리고 성장의 고통에 대해 담담하게 말한다.

<사랑하는 아나벨>을 연출한 캐서린 부룩스는 에미상을 수상한 <오스본스>를 비롯 <심플 라이프>등 TV와 영화를 연출했으며, 이탈리아 영화제 신인영화 감독상, 시카고 영화제 최고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바 있다.

▲▲ 제9회 서울여성영화제 알림판     © 임순혜
 
'청소녀 특별전: 걸즈 온 필름' 섹션에서는 <8월이야기> <벨파스트 걸즈> <스무살이 되기까지> <걸 엑싱>등 12편의 영화를 상영하며, 이 영화들을 통해서 무성적 혹은 비성적 존재로 간주되어 온 십대여성들의 섹슈얼리티, 그들의 삶을 조건 짓는 빈곤과 계급을 둘러싼 문제들, 그리고 삶의 중요한 터전인 가족, 또래 집단, 하위문화와 맺는 관계 등을 진지하고도 유쾌하게 살펴보게 된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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