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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서부 웨스턴과 다른 세계관 ‘세르지오 레오네와 미국
스파게티 웨스턴 창시자 '세르지오 레오네 - 미국을 발명한 이탈리아인'
 
임순혜   기사입력  2023/05/04 [15:37]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시네필 전주 섹션에서 상영된 다큐멘터리 영화 ‘세르지오 레오네 - 미국을 발명한 이탈리아인’은 비상한 예술적 비전을 바탕으로 오늘날 영화의 언어로 자리잡은 새로운 기법의 내러티브와 스타일을 창안하고 국경을 초월한 영향을 남긴 이탈리아의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 이탈리아의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  © 전주국제영화제


‘세르지오 레오네 – 미국을 발명한 이탈리아인’은 1979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출생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감독 프란체스코 지펠(Francesco ZIPPEL)이 연출한 세계 영화계의 위대한 전설에게 바치는 찬사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1929년 1월 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출생해 1989년 4월 30일 (향년 60세)로 작고한 외국 영화에 실로 거대한 영향을 미친 이탈리아 영화 역사상 위대한 감독이다. 그의 부친 빈센초 레오네(Vincenzo LEONE)는 이탈리아 영화의 개척자였다. 열여덞살 무렵 영화계에 뛰어든 세르지오 레오네는 비토리오 데 시카(Vittorio de SICA)의 영화 ‘자전거 도둑’ (Bicycle Thieves, Ladri di biciclette, 1948)에서 연출부로 일하였으며, 다양한 영화의 시나리오 작업에도 참여하였다

 

.또한 로마의 치네치타 스튜티오Cinecittà Studios에서 촬영된 ‘쿼바디스’(Quo Vadis, 1951), ‘벤허’(Ben-Hur, 1959) 등 다수의 할리우드 영화에도 스태프로 참여하였으며, 1984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 ‘세르지오 레오네 – 미국을 발명한 이탈리아인’의 한 장면  © 전주국제영화제


세르지오 레오네는 ‘스파게티 웨스턴’이라는 장르를 발명했다. 가상의 서부를 배경으로 한 그의 영화는 대부분 스페인에서 촬영됐으며 오늘날까지 지속되는 신화를 만들어 내며 영화 역사의 일부가 되었다.

 

세르지오 레오네가 개척한 이른바 ‘스파게티 웨스턴’은 196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중반 사이에 유행했던 서부영화의 한 장르로, 세르지오 레오네는 이 장르를 통해 기존의 서부극의 이분법적 이데올로기를 폭로하였으며, 유작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갱스터 장르를 통해 미국 현대사를 재해석한 걸작으로 손꼽힌다.

 

▲ 음악감독 엔니오 모리코네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  © 전주국제영화제


‘세르지오 레오네 – 미국을 발명한 이탈리아인’은 세르지오  레오네 영화 전편의 음악을 감독과 함께 작업한 엔니오 모리꼬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영화 ‘황야의 무법자’ 3편에 출연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에 영감을 받았다고 말하는 쿠엔틴 타란티노, 다리오 아르젠토, 프랭크 밀러, 서극(Tsui Hark), 마틴 스콜세지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등이 출연해 감독과의 인연과 감독의 영화세계에 관해 말하고 경의를 표한다.

 

‘세르지오 레오네 – 미국을 발명한 이탈리아인’의 주인공의 한 사람인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자신의 경력을 레오네에게 빚지고 있다고 말한다. 레오네의 파트너 엔니오 모리꼬네가 감독과 작업하는 모습과 그가 회고하는 레오네에 대한 기억도 영화 속에 가득하다.

 

▲ 쿠엔틴 타란티노의 인터뷰 장면  © 전주국제영화제


‘세르지오 레오네 – 미국을 발명한 이탈리아인’에서는 그의 데뷔작인 1961년에 연출한 시대극 ‘오드의 투기장’, 1964년에 제작한 "달러 3부작"의 첫 영화인 구로자와 아키라의 ‘요짐보’(1961)를 각색한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건맨’(1965), ‘석양의 무법자’(1966)의 주요 장면과 출연자들을 소개하고, 출연자들의 감독과의 인연과 촬영장에서의 기억, 세르지오  레오네를 추모하는 인터뷰 등을 담았다.

 

또한, 1967년에 찰스 브론슨(Charles BRONSON), 헨리 폰다(Henry Fonda), 제이슨 로바즈(Jason ROBARDS)가 주연을 맡은 ‘옛날  옛적 서부에서’(Once Upon a Time in the West, C'Era una Volta il West, 1967)의 소개, 출연자들의 회고 등을 담아 정통 서부 웨스턴과 다른 세계관을 보인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세계를 이야기 한다.

 

▲ 영화 '황야의 무법자'의 한 장면  © 전주국제영화제


세르지오 레오네의 "달러 3부작"은 여러 면에서 정통 서부영화와 차이를 보인다. 정통 서부극의 주인공들은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존재로, 그들은 사사로운 이익보다는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영웅들이다. 하지만 레오네의 영화 속 주인공들은 정의나 공동체의 가치보다는 물질적 이득을 좇는 존재들로 묘사된다.

 

‘달러 3부작’이 냉소와 조롱이 지배적인 영화였다면, ‘옛날 옛적 서부에서’는 자본의 폭력성을 고발하고, 개인적인 복수 행위를 사회적 정의의 실현으로 연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전작들보다 더 짙은 정치색을 드러내고 있다. 

 

▲ '옛닐 옛적 서부에서'의 한 장면  © 전주국제영화제


전작들이 물질적 이득만 좇는 인물들이라는 비교적 단순한 인물들로 채워진 것과 달리, ‘옛날 옛적서부에서’는 복수를 꿈꾸는 전형적인 서부의 사나이, 악덕 자본가, 자본가의 하수인, 평화로운 공동체를 꿈꾸는 이상가(理想家)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 전작들보다 더 짙은 정치색을 드러내고 있다. 

 

‘세르지오 레오네 – 미국을 발명한 이탈리아인’은 학창 시절부터 세르지오 레오네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친분이 지속되고, 감독의 영화 전편의 음악에 참여, 파격적이고 독창적인 영화음악을 통해 세르지오 레오네의 작품들을 더욱 인상적으로 만든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와 감독의 우정과 영화 음악 작업 등을 담았다.

 

▲ ‘원스어폰 어 타임 인 어메리카’의 한 장면  © 전주국제영화제


또한, 1971년 발표한 멕시코를 배경으로 한 ‘석양의 갱들’, 1984년 감독의 마지막 영화 로버트 드 니로(Robert De NIRO)와 제임스 우즈(James WOODS)가 주연을 맡은 ‘원스어폰 어 타임 인 어메리카’의 주요 장면과 로버트 드니로 등 감독을 회고하는 출연자들의 인터뷰등을 담아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영화 작업, 독특한 영화 셰계 등을 담아 감독을 추억하고 기렸다.

 

▲ ‘원스어폰 어 타임 인 어메리카’의 로버트 드니로  © 전주국제영화제


‘세르지오 레오네 – 미국을 발명한 이탈리아인’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이 개척한 이른바 "스파게티 웨스턴"이라는 장르를 통해, 정통 서부영화가 오랜 기간 재생산해왔던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폭로함으로써 미국이라는 패권 국가의 맨얼굴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게 하는데 기여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찬사를 보내는 영화다.

 

 또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서 어린 데보라 역으로 처음 출연한 제니퍼 코넬리의 배우생황을 지속하게 한 감독에 대한 인터뷰, 감독의 딸인 프란체스카와 라파엘라, 아들 안드레아가 들려주는 자상한 아버지 이야기, 레오네 전기를 쓴 작가 크리스토프 프레일링 등의 인터뷰를 담아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삶과 예술에 대해 말해 감동을 주고 그를 기억하게 한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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