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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이 배워야 할 사람은 태국 축구협회장
[김병윤의 축구병법] 정몽규 회장의 '암(暗')과 태국 누알판 람삼 회장의 '명(明'
 
김병윤   기사입력  2024/03/13 [05:28]

오는 2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과 26일 방콕 라자망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한국과 태국의 3~4차전 경기를 앞두고, 승.패와 더불어 조명되는 이슈가 있어 관심을 모은다. 이는 다름아닌 양국의 축구협회를 이끌고 있는 대한축구협회(KFA) 정몽규(62) 회장과 태국 축구협회 누알판 람삼(58. 일명 '마담 팡') 회장이다. 양국의 수장은 성별 부터 극명한 차이점이 있다. 그것은 태국축구협회 람삼 회장이 여성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축구 사랑에 대한 행보도 그 차이점은 명확히 드러난다. 먼저 정몽규 회장은 2012년 1월 제52대 KFA 회장 취임 후 현재까지 3연임 회장으로 군림하고 있는 반면, 람삼 회장은 올해 2월 제18대 태국축구협회 첫 수장에 오른 인물이다. 한 마디로 수장으로서 자국 축구협회를 이끄는데 람삼 회장은 이력에서 정몽규 회장과는 비교 조차 되지 않는 새내기다. 그렇지만 축구사랑 만큼은 이와는 대조적으로 정몽규 회장은, 람삼 회장에게 비교 대상이 아니다.

 

▲ 태국 최초 여성 축구협회장에 오른 누알판 람삼회장, 축구에 대한 열정과 지원은 모범적, 정몽규 회장이 배워야 할 것이다.   © 구글 이미지


정몽규 회장은 취임 이후 11년 동안 축구 발전을 위해 출연한 사재는, 2015년 KFA 축구사랑나눔재단 1천만원과 2018년 KFA 2천만원 등 단 두 번에 3천만원이 전부다. 그러나 람삼 회장은 취임 첫 협회 회의에서 직원 복지를 위한 의료비 및 각종 사고비 명목으로, 500만바트(한화 약 1억8,000만원)의 사재를 쾌척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람삼 회장은 포토 FC 구단주로서 자국 축구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2부리그18개팀과 3부리그 72개팀 모두에게 총 4,050만바트(한화 약 15억원)를 즉시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물론 정몽규 회장도 축구발전 기금으로 2014년 5억원, 2015년 40억원, 2017년 10억원 2018년 20억원, 2019년 20억원 등 총 55억원 가량을 출연한데 이어, 2023년 FIFA 카타르 월드컵 선수 포상금으로 20억원을 기부했다. 그러나 이는 람삼 회장과 같은 성격의 사재가 아니며, 오직 정몽규 회장사인 (주) HDC 현대산업개발에서 지급한 '법인' 출연금이었다.

 

이같이 정몽규 회장과 람삼 회장의 행보는 엇갈린다. 한 국가의 축구협회를 이끄는 회장의 행보에 따라 축구 발전도 좌우된다. 분명 태국 축구는 한국 축구 수준과 상대가 되지 않는 FIFA 랭킹 101위 국가다. 그러나 한국 축구는 정몽규 회장 재임 11년 동안 뚜렷한 발전 성과가 나타나지 않은 채,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키며 급기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과 같은 참사를 불러 일으켰다.

 

그렇다면 한국과 태국 양 국가 수장의 축구 사랑에 대한 진정성은 명약관하다. 이를 간과했을 때 이번 태국과의 2연전 분위기는 한국에게는 절실함 태국에게는 기대감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실로 람삼 회장과는 다르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정몽규 회장이다. 이에 정몽규 회장의 람삼 회장과 같은 축구 발전을 위한 사고력 전환에 의한 '광폭 행보'가 절실히 요구된다. 한 국가의 축구협회 회장이 직책을 이용 FIFA와 AFC 수뇌부 진입을 위한 개인의 영달 수단으로 삼고, 이의 직위를 이용하는 월권으로 협회 조직을 무력화시키는독단적인 결정권을 행사한다면 축구 발전은 '언감생심'이다.

 

"우리는 협회 재정 형편이 어렵다는 것을 안다, 더 필요한 일에 우선적으로 쓰여야 한다", "직원들이 아플 때 사기 진작을 위해 자금을 사용하는 것을 포함하여 긴급한 활동에 쓰일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모든 팀들을 돌보고 모든 리그를 포용해야 한다" 수장으로서 람삼 회장의 강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정몽규 회장은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토트넘 회장하고 직접 통화하는데 손흥민도 따를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선수에게 언제쯤 낫는지 말하지 마라",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다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뛰는것 아니겠나. 경험이 많아서인지 선수들의 투지를 끌어올릴 줄 안다"라는 말로 한 국가의 대표팀 선수들까지 '좌지우지'하는 말로 논란을 일으켜 그야말로 수장으로서 근본적인 생각과 자세 품격을 느끼게 한다. 태국과의 2연전에 정몽규 회장과 람삼 회장은 자리를 함께 할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두 수장의 속마음은 엄연히 다를 것은 틀림 없다. 즉, 정몽규 회장은 간절한 마음으로 개인의 안위를 걱정하는 처지일 것이며, 한편으로 람삼 회장은 개인이 아닌 태국 축구 발전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전체주의의 편안한 마음일 것이다. 지금 한국 축구는 카타르 아시안컵을 계기로 정몽규 회장에 대한 불신 풍조가 급속도로 확산되며 변화를 외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태국전 응원 보이콧 전개다. 따라서 정몽규 회장은 한국 축구가 왜 이런 상황까지 직면하게 됐는지 그 이유와 원인을 통감하고 이의 해결 방법을 람삼 회장을 통하여 찾게되길 바란다.

 

* (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전 군산제일고등학교축구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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