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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대선 '교육 대통령' 놓고 경쟁해야
대선 통해 '사교육·조기유학·대학개혁' 등 사회적 해법 찾아야
 
우석훈
2012년 대선, 교육문제 다룰 시점
 
지난 대선 때는 경제가 화두였다. 그래서 결국 현실과는 상관없이 '경제 대통령'이라는 아주 간단한 프레임이 지배를 했던 것 같다.

왜 그 대선에서 반드시 경제이었어야 했는가. 여기에 대해서 이유를 찾아보자면 여러 가지 그럴듯한 이유를 찾을 수 있겠지만, '그게 반드시 2007년이라는 그 시점에서 필연이어었어야 했는가.' 그렇게 물으면 좀 답변이 궁색해진다.

어쨌든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눈에는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 그런 역사의 오묘함 같은 것이 있는 것일까?

당의와 필연의 차이 정도라고 하겠지만, 나는 내심 다음 대선이 교육에 관해서 질문하는 그런 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지금의 우리의 중등교육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는 아마 대부분의 국민들이 공감할 것이다. 물론 교육이 갔으면 하는 방향은 저마다 다를 것이지만, 현 상태로서는 문제가 있다는 사실 자체에는 공감대가 높을 것이다.

생태학의 가장 기본 모델인 population model에는 세 가지 기초 변수가 있다. birth rate, death rate 그리고 fecondity.

우리에게 교육과 교육비는 기본적으로는 fecondity 즉 양육의 함수인 셈이고, 개인에게도 지나친 고비용이고, 암기형 패턴화 교육으로 국민경제에도 지나친 고비용이다.

교육학 쪽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는 사람들은 주로 공교육의 위기와 함께 개인의 고비용 얘기를 하는 거 같은데, 내 입장에서는 국민경제의 부담과 생산력 저하라는 포디즘 방식의 문제에 눈이 먼저 간다. 
 
고위 공직자 자녀들은 '한국에 없다'

내가 본격적으로 교육에 대해서 글을 쓰고 책을 내기 시작한 지도 이제는 좀 꽤 되는 것 같다. 이 과정에서 내가 딜레마에 빠진 가장 근본적인 현실은 주요한 정책 담당자이거나 현실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는 고위 공직자들의 자녀들이 이미 한국에 없어서 교육의 문제가 그들의 관심 밖에 있고, 다만 그들은 그렇게 외국에서 공부한 자식들의 자녀를 그냥 외국에서 외국 시민으로 키울까 아니면 그들이 돌아올 수 있는 세상을 준비할까 그런 것을 더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 경제의 상층부들의 자녀들이 한국에 없다는 사실, 이건 교육학 이론을 아무리 뒤지거나 국민경제의 운용에 관한 교육적 사례들을 뒤져보아도 찾을 수 없는, 우리에게 고유한 문제이다.

외교부 차관으로 복귀해서 논란이 되었던 민동석 차관이 <대한민국에서 공직자로 산다는 것>이라는 문제의 책을 발간하였다. 들리는 얘기로는 이 책을 아주 이념적으로 잘 썼기 때문에 촛불집회 이후의 고난을 접고 다시 차관으로 복귀하게 되었다는 평도 있다.

그 책 앞에 보면 이런 얘기가 나온다. "미국 유수의 대학에서 올 에이(A)를 맞아 딸은 식구들에게 기쁨을 주었다..."

공직자라는 말 앞에 '고위'를 붙여준다면, 이 문장은 마음 속에만 가지고 있던 현실의 문제를 다시 나에게 환기시켜 주었다.

공직자로 살았던 것이 자랑스럽고 기뻤던 사람이, 그리고 이제 다시 차관으로의 복귀를 앞두고 있는 사람과 자녀의 교육, 올 에이(A)... 이런 것들이 묘하게 대비되었다. 뭐, 워낙 다 이렇게 하니까 개인에게는 사소한 일이다.
 
민주화 최고 수혜자는 '공무원 월급'

원칙을 생각해 본다면, 공무원이나 정부기관의 공직자들이 받는 월급은 기본적으로는 국민들이 "열심히 일해주세요"라고 세금으로 주는 것이다.

IMF 경제 위기가 끝나고 DJ 초반만 해도 예를 들면 5급 사무관의 월급은 대기업 평균 임금보다 많이 낮았고, 중견기업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 시절 나랑 같이 일하던 파트너였던 사무관의 월급이 너무 낮아서 늘 밥을 내가 사고, 소주라도 한 잔 내가 천원이라도 더 낼려고 했었다.

DJ는 공무원들의 절대적으로 협조가 필요했었는데, 당시 호남 인사들만으로는 공무원의 협조를 이끌어내기가 너무 어려웠었다. 이건 노무현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그들을 조선일보 식으로 좌파라 부르든, 아니면 스스로 말하듯이 진보라 부르든 공무원 집단을 움직여나가기에는 인재 집단이 너무 협소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대기업 수준으로 월급을 높여주는 것을 정권에서 공무원들에게 제시하였다. 이 방식이 성공한 것인지는 아직까지는 평가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실무자들은 모르겠지만 고위 공직자들은 여전히 한나라당에 줄을 대거나, 아니면 그렇게 눈 밖에 나지는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

하여간 DJ 정권이 시작할 때, 당시 나는 현대그룹에 있었는데, 내 과장 월급이 당시 2급 부이사관이나 국장들 월급보다 높았다. 그래서 국장들이 소주라도 한 잔 마시면, 돈 많이 받는 니가 좀 내라... 국장한테 막걸리 산 건은 딱 한 번 좌천된 어느 국장이 막걸리 좀 사보라고 해서 종로 빈대떡에서 막걸리 샀을 때 한 번인 것 같다.

이제는 공무원 평균 월급이 대기업 수준을 거의 따라잡았다. 삼성 등 일부 기업에서 연말에 인센티브로 주는 황당하게 높은 보너스를 치면 아직도 멀었다고는 하지만, 그거야 정말 예외적인 경우이고.

하여간 이제 우리는 공무원이나 공직자들에게 최소한 김영삼 정권 시절보다는 더 많은 월급을 준다.

카메라 앵글을 뒤로 빼서 좀 넓게 보면, 한국 민주화의 수혜를 제일 많이 본 사람들은 공무원 아닌가 싶다. 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까지 민주당 계열의 정당이 집권하면서 제일 많이, 합법적으로 월급이 오른 사람들이 공무원일 것 같다.

그러니 KTX 특별열차까지 편성하게 될 정도로 서울시 공무원 시험에 청춘들이 몰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교육문제, 대선 공간에서 해법 찾아야

자, 이렇게 국민들이 공무원 월급을 높여주는 것에 동의하고 자신들은 비정규직으로 삶을 동동거리면서 살아가는데, 그 상황에서 한국에서 공무원이 된다는 것은 "밥은 먹고 산다"는 것과 동의어이다.

물론 가끔 공무원들이 국민을 '민원인'이라고 부르면서도 업수이 여기는 것을 근거리에서 지켜볼 때에는 좀 착잡하다.

공무원이나 공직자들의 자녀 조기유학은 국민들이 월급을 준 건데 이 돈을 바로 외국으로 송금하게 된다는 딜레마를 만들어낸다.

이게 철학적으로 옳은 것인가 아닌 것인가는 좀 다른 문제이고, 당장 경상수지표에 작지만 영향을 미치게 된다.

1차적으로 내가 풀어보고 싶은 문제는 사교육과 조기유학, 이 두 가지이다. 두 가지가 작동하는 방식이 조금 달라서 접근하는 방식도 다르게 할 수 밖에는 없을 것 같다.

대학 개혁의 문제는 듣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지끈할 문제이다.

최근 어떤 대학에서 연구원 자리에 대한 제안이 있었는데, 어차피 대학 교수할 생각 없는데 또 대학과 이런저런 방식으로 다시 얽히는 게 좋으냐, 이런 사소한 일도 머리가 지끈지끈하게 한다. 대학, 진짜 복마전이다. 이명박 정권 들어와서 더 그렇게 되었다.

대선이라는 공간은 이런 문제들을 놓고 사회적으로 해법을 찾아보는 시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난 그런 방향으로 대선에 관한 논의가 흘러갔으면 하는 희망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 글쓴이는 경제학 박사,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성공회대 외래교수, 2.1연구소 소장입니다.

* 저서엔 <88만원 세대>,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 <아픈 아이들의 세대-미세먼지 PM10에 덮인 한국의 미래>, <조직의 재발견>, <괴물의 탄생>, <촌놈들의 제국주의>, <생태 요괴전>, <생태 페다고지>,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등이 있습니다.

*블로그 : http://retired.tistory.com/
 
기사입력: 2010/11/10 [19:39]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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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는 경제학박사로 성공회대학교 외래교수,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입니다. * 최근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 <아픈 아이들의 세대 - 미세먼지 PM10에 덮인 한국의 미래>, <88만원 세대>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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