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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의 민주당’은 '3일 천하'로 끝났다
박지원 FTA로 나라 말아먹는 것 '방조'‥야권통합론자 문성근 침묵 '실망'
 
우석훈   기사입력  2011/05/05 [15:20]
민주당이 세상의 흐름을 걸머진 듯한 시간이 왔다. 3일 간이었다.
 
그 3일 동안 총선도 완승하고, 대선도 이길 것 같은 흐름이 있었다. 3일 간이었다.
 
지난 3일 밤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농성장에 가는 송기호 변호사를 모시고 간 것은 좀 특별한 기억이다. 한-EU FTA의 번역오류를 잡아낸 바로 그 '송변'이다. 송변과 8년째 등을 맞대고 농업운동을 같이 하는 중이다.
 
물어봤다. 한-EU FTA를 막는 건, 지금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막지는 못하더라도, 이걸 시간을 끌어야 한미FTA를 지연시키고, 그 동안에 정권을 바꿔서 한미FTA를 없애거나 재협상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런 대답을 들었다.
 
딴은 그렇다. 그냥 민주당이 한-EU FTA 통과를 한나라당과 밀실에서 협의할 때, 나는 바로 국회에서 통과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정황상 박지원 원내대표가 나라 말아먹은 셈이고, 진짜로는 '민주당의 3일 천하'를 말아먹은 셈이다.
 
손학규 대세론?'3일짜리 그릇'
 
이제 망한 건 망한 거고, 질문은 두 가지가 남는다.
 
1번 질문.
 
박지원 혼자 했나?
 
박지원은 원내 대표고, 손학규는 당 대표이다. 현재 스코어 그냥 있으면 다음번 대통령이 될 가장 유력한 사람이기도 하다.
 
때때로 박지원이 독단적으로 처리했다고 똥바가지를 뒤집어 쓰기는 하지만, 이 사건에 손학규의 의견을 전혀 듣지 않았을 것 같지는 않다. (실제 박지원 원내대표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여당과 한-EU FTA 비준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손학규 대표와 협의를 했고, 보고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박지원과 손학규. 전부 한미FTA 강성 찬성론자이다. 결국 손학규 대표는 자기 손에 들어온 하늘의 뜻과 국민의 민심을 쥐고 있기에는 '3일이 전부'인 그릇인 셈이다.
 
2번 질문.
 
쪽박 찬 한나라당에서 누가 도대체 국회 날치기를 지시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을까?
 
한나라당 연찬회에서는 언론 보도대로라면 쿠데타 날 분위기였다. 그러나 가만히 잘 보면, 아직 충분히 마음이 급한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한나라당은 언제든지 민주당과 야당 그리고 시민단체를 떼어놓을 카드를 진작에 가지고 있던 셈이다. 이재오? 99.99%….
 
비겁한 문성근, 100만명 모아서 무엇하나?
 
민주당 3일 천하…. 문성근에게 묻고 싶다.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그가 적절한 해법을 내놓아서 한-EU FTA에 대한 수습책이 나온다면 나도 그의 활동에 참여할 것이다.
 
솔직히 문성근에게 실망했다. 그가 진짜 백만명의 뜻을 모은다면, 박지원이 한나라당과 밀실 야합하고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농성을 시작한 순간 뭔가 했어야 했다. 전부 모이자고 얘기한 사람, 그런 사람들이 최소한의 긴급 행동을 보여야 그들을 믿고 '일단 합치자' 이럴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날 밤 바로 한나라당이 날치기할 걸 몰랐다면, 바보거나 비겁한 것이거나…. 그 하루 사이에 아무 일도 하지 않았던 것에 사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민주당 3일 천하. 손학규-최문순은 토건 공약으로 가고, 박지원-손학규는 자유 무역으로 가고….
 
'반MB'로 만들고 싶은 세상이 도대체 무엇인가?
 
* 글쓴이는 경제학 박사,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성공회대 외래교수, 2.1연구소 소장입니다.

* 저서엔 <88만원 세대>,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 <아픈 아이들의 세대-미세먼지 PM10에 덮인 한국의 미래>, <조직의 재발견>, <괴물의 탄생>, <촌놈들의 제국주의>, <생태 요괴전>, <생태 페다고지>,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등이 있습니다.

*블로그 : http://retire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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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5/05 [15:2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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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영남 반강남 2011/05/10 [20:06] 수정 | 삭제
  • 문성근...정치인 맞다. 문재인 정치인 맞다. 책임지지않을뿐!!!정치치인보다 더 입김이센...
  • 진짜진보 2011/05/09 [19:10] 수정 | 삭제

  • 중도? 우파? 사실상 중요한 것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하는데
    그럼 한-유 자유무역협정이 중도우파냐? 그것은 아니지!!!!

    손학규 그럼 2008년 이명박 만난 것은 뭘로 설명할래???

  • 지나가다 2011/05/06 [17:32] 수정 | 삭제
  • 문성근씨가 침묵? 확인 좀 하고 글을 쓰시죠?
  • 아찌 2011/05/06 [08:20] 수정 | 삭제
  • 한나라당에 남은 건 다수의 횡포를 부려서라도 재벌과 자신들의 이익을 끝까지 지키다 장렬하게 최후를 맞이하는 것이다. 이래저래 다수의 국민들과 소통할 수 없는 작자들이니까 그렇다.

    그럼 민주당과 참여당은 좀 다를까? 좀 다르긴 한데 자유무역에 한해서는 다른점이 전혀 없다. 그래서 박지원이 간단하게 통쾌하게 한나라당을 위해 선심쓰듯 선물로 줘버렸다.

    다수의 횡포밖에 남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것만큼 좋은 선물이 어디 있는가? 뒤에서는 형님, 동생하고 김무성과 친분을 과시하던 박지원의 막후 정치는 구태 정치요, 자신들끼리만의 특권적 권위를 누리는 한통속 야합 정치이다.

    나는 노무현의 재평가와 참여당, 민주당의 각성과 재점검이 선행돼야 야권 연대의 목표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 진보통일 이느마 2011/05/05 [19:22] 수정 | 삭제
  • 손학규에 비하면 정동영은 완전 대왕철새다. 여기저기 다 기웃거리고 마지막 종착역 민노당만 남겨놓은.....
  • juij 2011/05/05 [17:51] 수정 | 삭제
  • 문성근이 정치인인가요?
  • 진보통일 2011/05/05 [16:30] 수정 | 삭제
  • 전적으로 공합니다 추천을 합니다 참나 원래 손학규야 한나라당 철새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