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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뗏목탐사대, 악천후와 혹한속에서 항해중
해경과의 연락두절로 인해 실종소동, 독도 북방 242마일에서 항해중
 
특별취재부   기사입력  2005/02/21 [20:18]
지난 19일 오전 8시 러시아 포시에트항 부근에서 예인선 탐해호와 분리 단독 운항에 나선 이후 연락두절로 인해 실종소동을 빚었던 발해뗏목탐사대(이하 탐사대, 대장 방의천)가 정상적인 항해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포시에트만 끄라스키노항에 도착했을 당시 뗏목 모습! 살에린 추위에 거센 파도와 눈보라를 맞고 얼어붙은 뗏목! 뗏목은 얼음을 깨고 문을 여는데만 30여분이 소요됐다.     ©김형효

 발해호는 지난 19일 오후 5시 40분 이후부터 해군측과 교신이 두절, 해경이 긴급 조난으로 파악, 위치추적에 나서 21일 오후 4시 18분 독도 북방 243마일 해역에서 발견했다고 해양경찰청이 밝혔다.
 
해경은 이날 오전 10시 45분 김포공항에서 이륙, 북측 영공을 통과해 통신 두절 지점에서 수색을 벌이던 해경 초계기 챌린저호에 의해 발해뗏목 발해호를 발견됐다고 밝혔다.
 
발견지점은 독도 북방 242마일(북위 41도 20.6분, 동경 132도 32.5분) 해역으로 약 3노트로 표류하고 있으며, 해양경찰 초계기(챌린저호)가 수차례 선회 중 발해호의 돛이 펴졌다 접혔다를 두차례 목격, 탐사대원 생존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혹한의 날씨로 인해 선실 안에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날씨가 어두워짐으로써 더 이상의 확인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해경은 탐사대원들의 탑승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대기 중이던 5천t급 구난함 삼봉호를 오후 5시 뗏목 발견 지점으로 급파했으며, 러시아 구조조정본부에 뗏목 위치확인을 요청한 상태다.
 
해경은 NLL에서 뗏목발견 지점까지는 구난함의 최고속도로 가더라도 8시간 가량 걸리지만, 현재 러시아 경비정이 현지로 이동 중에 있어 23시경 생존여부가 정확히 파악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해양경찰청 소속 구난함 삼봉호는 명일 오전 06시경 현지에 도착 예정이다.
 
왜 연락두절 됐나?
 
발해뗏목탐사대의 ‘발해호’는 지난 2월 19일 아침 08시 러시아 근해 포시에트 항에서 출항했다. 이때의 위치는 북위 42도 13분 23초, 동경 131도 05분 05초 지점으로 뗏목은 거친 바람과 거센 파도 때문에 돛을 펴지 못한 채 출항했다고, 러시아 포시에트항까지 동행한 본지 김형효 편집위원이 전해왔다.
 
▲2월 19일 아침 08시 북위 42도 13분 23초, 동경 131도 34분 80초 지점에서 뗏목은 거친 바람과 거센파도 때문에 돛을 펴지 못한 채 출항하였다.     ©김형효

이후 무동력으로 러시아 근해를 출발한 뗏목에는 FLEET 77이라는 위성장비를 탑재, 전화송수신은 물론 인터넷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19일 오후부터 40여 시간 연락이 두절됐다는 것은 혹한으로 인해 위성장비 전원공급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뗏목탐사대에는 GMDSS 라는 위성장비가 있어 긴급조난시 전원공급 유무와 상관없이 단추만 누르면 세계 각국 조난대책기구에 조난 지점이 전달될 수 있는데 현재까지 조난경보는 발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위급상황에 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발해뗏목탐사대원들은 지난 19일 오후 항해 중 한국의 발해뗏목탐사대 관계자와 위성 교신을 했고 당시 이들은 "파고가 5미터로 매우 높고 배멀미에 시달리고 있었다"며 위성전화하기도 매우 힘들어 했다고 밝혔다.
 
▲발해뗏목 선실 내부의 위성장비들. 앉아있는 대원이 영상기록을 담당한 이형재 대원으로 바로 위 블랙박스 모양의 장비에 긴급조난을 알리는 GMDSS가 있다.     © 대자보
 
현재 어디에 있나?
 
발해호가 예인선 탐해호와 분리된 19일 오전 8시 이후, 탐해호와의 최종 교신에서 밝힌 지점은 북위 42도 13분 52초, 동경 131도 34분 80초로 애초의 출발지점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뗏목이 얼어붙고 바람이 거세 돛을 펴지 못한 상태에서 출발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김윤배 서울대 해양연구소 연구원(지구환경과학부 박사과정)에 따르면, 현재 울릉도 북쪽은 해류의 영향을 받지 않고 바람의 영향만 받는 다고 한다. 따라서 19일날 예인선 분리 후 한 시간에 2-3노트의 속도로 완만하게 남동쪽으로 항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1노트는 한시간에 1해리(대략 1.8Km)로 2노트 씩 50시간을 항해하면 100해리(대략 180Km)이고, 이는 지표상으로는 1도 30분 정도 이동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현재 러시아 연안을 타고 북한연안 쪽으로 흐르는 니만한류가 점차 세력이 약화되는 시점이라 바람을 타야 하는데 바람이 거세 돛을 못 달았을 가능성이 크며, 이 경우 발해호는 러시아 근해에서 완만하게 남동쪽으로 내려오고 있다고 김 연구원은 예상하고 있다.
 
다만 울릉도 남쪽으로는 동환난류, 대마난류가 왕성해 일본 서해안으로 가는데는 지장이 없다고 내다봤다.
 
탐사대는 누구인가?
 
이번 탐사대는 방의천(45.탐험가) 대장을 비롯, 이형재(41.다큐영상 프로듀서), 황기수(39.산악인), 연정남(29. 인명구조 강사)씨 등 4명으로 구성됐다.

무동력선인 발해호는 해류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돛과 방향키(용골)를 통해 바람이 부는 날에는 돛으로 바람을, 바람이 없는 날에는 해류의 힘을 이용해 최대한 독도 부근을 경유해 일본에 도착한다는 일정을 준비해 왔다.
 
지난 1월 한달 여 공정을 거쳐 이달 초 완성된 뗏목은 폭 4m, 길이 11m. 한 아름이 넘는 소나무 8개를 이어 바닥을 만들고 그 위에 2층을 덧쌓았다. 뗏목 뒤쪽에 가로 세로 2m가량 되는 선실을 지어 4명의 대원들이 생활한다. 
 
▲러시아 포시에트만 끄라스키노 항에서 뗏목에 오른 네 명의 발해호 대원들, 왼쪽부터 황기수 대원, 방의천 대장, 연정남 대원, 이형재 대원.     ©김형효

뗏목의 무게는 11t, 최대 13t을 실을 수 있으며, 한달 동안 먹을 식량과 물, 위성통신 장비, 항해 위치를 알려주는 GPS 등 위성장비를 실었다. 돛에는 최병수 설치작가의 "워싱톤에는 열쇠가 없다"라는 자주적 남북통일을 그린 작품을 걸었고, 돛대 줄에는 본지를 비롯 수많은 시민사회 언론단체의 깃발을 걸었다.
 
탐사대를 이끌고 있는 방의천 대장은 “뗏목은 가장 안전한 항해수단이며, 여하한 경우에도 전복되는 일이 없다”고 밝힌 만큼 탐사대의 안전을 장담해 왔다.
 
지난 98년 발해뗏목 1차탐사대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 일본 오키섬 까지 왔지만, 암초에 걸려 좌초해서 4명의 대원 모두 사망하는 참사를 빚었지만, 뗏목이 전복되거나 파손되서 참극을 당한 것은 아니었다.  
 
탐사대는 이번 발해항로 탐사 이후 내년에는 남북한의 청년들이 합동으로 함경북도 청진에서 출발하는 제3차 탐사에 나설 꿈에 부풀어 있다.
 
[탐사일지]
 
- 2월 13일, 방의천 탐험대장과 이형재 영상기록요원, 황기수 의료 및 취사요원, 연정남 항해 및 안전요원 등 4명과 탐해호 선장과 선원, 김형효 대자보 편집위원, 박선일 뗏목제작자 등 총 11명 탐해호에 동승해 강원도 고성 거진항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출발.
 
-2월 16일, 예인선에 끌려 당초 예상했던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닌 러시아 포시에트항에 도착해 혹한에 뗏목이 얼었고 일부 파손돼 수리를 함.
 
-2월 18일, 오후 4시 탐사대원 4명과 선장, 선원, 지인 등 11명 예인선 탐해호에 끌려 포시에트항 출발함.
 
-2월 19일, 오전 8시 예인선 탐해호에서  뗏목 분리해 뗏목은 항해를 시작했고 탐해호는 울릉도로 향함. 19일 저녁 서울에 있는 발해뗏목관계자 및 해경과 마지막 교신을 함. 이 때 대원들은 파고가 5미터로 매우 높고 배멀리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고 위성전화하기도 힘들어했음.
 
-2월 21일, 오전부터 뗏목 교신 두절돼 해경이 조난 실종으로 판단하고 수색작업 벌임. 오후 5시 15분쯤 해양경찰청 소속 해경초계기 챌린저호가 독도 북방 243마일 해상에서 뗏목을 발견했다고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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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2/21 [20:1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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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나이다 2005/02/21 [22:48] 수정 | 삭제
  • 이번 만큼은 살아서 성공해서 돌아오시길.. 이미 4명의 청년들을 바쳤지 않았습니까... 성공을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