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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촛불, 그러나 새로운 시작일 뿐!
주말 촛불 대형집회를 마무리하며...
 
이명옥   기사입력  2004/03/27 [23:08]

촛불을 밝히기엔 이른 시간인 5시부터 광화문 교보 앞엔 시민들의 물결로 메워지기 시작했다. 투표권을 행사할 그날을 기억하며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우리는 자유를 갈망하는 희망의 촛불이 우리들 가슴속에선 영원히 꺼지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 할 수 있었다.

▲27일 광화문 촛불집회모습     ©이명옥

어린아이에서부터 할아버지까지 부산, 마산, 강원도, 곳곳에서  직접 참여한 시민들과, 그곳에서 촛불을 밝히며 한목소리를 낸 사람들, 온라인상으로 또  가정에서, 일터에서 마음으로 함께 한 모든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이번엔 결코 무시되는 일이 없이 저 무딘 귀를 가진 자들의 귀에도 천둥소리처럼 들려 강철 같은 심장에 따스한 피가 흐르도록 그들의 양심을 흔들 수 있기를 바라며 시민들은 손에서 손으로 촛불을  하나 하나 밝혀 나갔다.

▲한 애기가 촛불을 들고 있다.     ©브레이크뉴스

촛불의 행렬은 광화문을 지나, 종각을 지나 종로 사거리를 지나 끝없는 파도처럼 이어졌다.

마음속에선 활화산같은  자유에의 갈구의 함성들이  터져 나오지 않았을까?

우린 지켜내리라,  우린 꽃피우리라.  우리의 민주의 꽃이 아름답게 꽃피도록 아침, 저녁 부지런히 물을 주고, 잡초를, 오염된 심장들을  결단코 우리 손으로 걸러내리라.

5살 어린이의 봉산 탈춤, 모개비 김용우의 우리 가락으로  풀어내는 민주주의의  연가에 이어, 강원도 화천에서 올라왔다는 농부 박흥수씨의 시민 발언이 이어졌다.

▲봉산탈춤 모습     ©이명옥

그는 독도가 우리 땅이고, 화천이 우리의 땅이듯, 종로가 우리 시민들의 길임을 상기시키면서 시민들이 시민들의 터전을 빌어 쓰는 것이 어떻게 불법이 될 수 있느냐고 반문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 촛불 집회의 배후는 곧 모인 시민 전체이며,  또한 시민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주동자인데 시민단체 장에게  주동자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의 부당함을 항변하였다.

그가 촛불집회 참석자들을 이태백, 사오정이라 비하 발언한 홍모씨를 비롯, 조모, 최모, 김모씨들이 국민의 심판에 의해 백수가 되면 그들이 강원도 농장에서 개들에게 개밥도 주고, 마당도 쓸고, 국민을 능욕한 죄를 두고두고 사죄하면서 여생을 보낼 자리를 마련해 주겠다고 하자 지역이 오염될 위험도 마다않고 그들을 껴안겠다는 박흥수씨에게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시민들은 이렇게 너그럽게 껴안을 줄도 알고. 용서할 줄도 알고,  기회를 박탈하지 않는 여유도 있다.

광기와 열정의 사회자 최광기씨는 이 촛불 집회의 자리가 인권을 회복하고, 차별을 삶속에서 없애가는 그런 집회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하였다.

서울대 의대 황교수는 지난 3월 12일 국회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했음직한  그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그 당시 건장한 남자들에 의해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이 회의장 밖으로 패대기쳐 진 후, 국회의장은 열린 우리당을 제외한 상태에서  본회의를 속개했단다.

 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경고를 두 번에 걸쳐 하였고 나중에 유감이란 말로  사실상 경호권이 발동되었음을  간접 시인하였다고 한다.

만일 국회의장 말대로 경호권을 발동하지 않았는데 경호원들이 마음대로 행동을 하였다면 이미 그들이 법을 어겼고, 법을 어긴 것 자체가  반의회적 행동이므로 탄핵소추 자체가 원천 무효화 될 수 밖에 없다고 역설하였다.

또 우리의 함성은 노무현 대통령을 지키자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수호하자는 것이라며 수구,보수, 차떼기를 청산하고 건전한 보수와 진보가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진정한 보수, 진보의 양날개를 펼치려면 우리는 진보적 사고를 가진 새로운 일꾼을 선출해야 하며, 그것이 노동자, 농민들의 파탄을 막고 생명을 살리는 것이며 수치스런 과거를 청산하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룩해야 눈망울 맑은 지녀들에게 자랑스런 조국을 물려줄 수 있는 길이라고 하여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그 밖에도 많은 시민들이 제각각 때묻지 않은 언어들로 가슴속 민주주의에의 열망과 시민들의  진솔한 바람을 풀어냈다.

그렇다, 우리는 두 눈을 크게 뜨고 4. 15 총선을 통하여 민심이 무엇이고  '사필귀정'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 줄 것이며, 민주주의의 새 지평을   우리 시민의 손으로 새롭게 열 것이다.

아듀, 보름간의 열기여, 촛불잔치여! 그러나 이것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일 뿐이오, 더 멀리 뛰기 위한 뒷걸음이니  우리는 기꺼이 감내하리라.

어둠이 짙어지면 새벽이 더욱 가깝고, 봄이 오기 전 추위가 가장 혹독함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기에 가슴속 깊이 켜둔 희망의 촛불은 결코 꺼지지 않고 더 활활 타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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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3/27 [23:0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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