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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독교 평화활동가 4명, 이라크서 납치돼
[한상진의 중동통신] 평화단체 납치보다 미국의 이라크 점령상황에 분노
 
한상진   기사입력  2005/12/03 [12:11]
'크리스찬 피스 메이커팀'(CPT) 이란 기독교 평화운동 단체가 있습니다. 이라크 전쟁 기간 중에 '이라크 평화팀'의 일원으로 함께 활동을 했었고, 부시의 이라크 종전 선언 후 이라크 평화팀이 해산되어 일부는 자기 나라로 돌아가고 일부는 남아서 개별적으로 활동할 때 CPT는 팀으로 계속 남았습니다. 제가 이라크에 있을 때, 힘들때는 찾아가서 위로를 받고 힘을 얻어오곤 했었습니다.
 
CPT는 지금까지 줄곧 아부그라입 등 이라크에서 미군에 의해 운용되고 있는 감옥에 갇힌 이라크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해 왔습니다 . CPT는 이라크에 가장 오랫동안 남아서 활동한 평화운동 단체입니다.
 
한국 언론에서 4명의 기독교인 평화운동가가 납치를 당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국 언론사 사이트를 모두 뒤졌지만, 이들이 정확하게 누구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사는 없었습니다. 어떤 언론에서는 기독교 구호단체 요원이라고 이야기 하고, 또 어떤 언론은 단체 이름을 이상하게 번역해서 같은 단체인지 헷갈리고....
 
느낌이 안좋아 결국은 CPT의 웹사이트에 들어가 봤습니다. 납치당한 4명의 평화운동가는 CPT의 활동가들이더군요. 그 중 한명은 제가 힘들때 찾아가서 위로를 받던 할아버지와 같은 이름을 갖고 있었습니다. 활동가들이 계속 순환되기 때문에 같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지만, 같은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아마도 이들이 납치당한건 기독교인이란 이유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CPT는 오랫동안 이라크에서 활동을 해 왔기 때문에 저항세력이 이들의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사람들로 구성되었는지, 등등...
 
CPT는 공식적으로 무장세력을 원망하기 보다는 지속되고 있는 이라크의 점령상황에 분노를 표시 하였더군요.
 
오늘 하루종일 충격과 슬픔으로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혼자서 이들을 걱정하며 충격을 삭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만명의 이라크 사람들이 이미 미국의 점령으로 죽어갔고, 내가 알고있는 몇몇 친구들도 이미 연락이 두절되었는데, 김선일과 이탈리아의 두 친구들 그리고 이번까지 내가 느끼는 충격의 강도는 너무나 다르다."
 
저부터가 사람의 목숨에 다른 가치를 매겨놓고 편견 속에서 머물고 있었나 봅니다.
 
혼란스럽습니다. 납치당한 이들이 진심으로 걱정되지만, 죽어간 이라크 사람들 그리고 죽어갈지도 모를 사람들을 생각하면 드러내놓고 걱정을 하기가 머뭇거려 집니다. 다른 가치의 목숨을 가진 사람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수백명의 사람들이 전쟁과 기아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아마 오늘밤에는 오랜만에 술을 마실 것 같습니다.
 
* 후원을 부탁 드립니다.
 
파병 연장안이 상정된다는 소식이 있고, 일부 언론에서는 한국군의 취재 거부에 대한 비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간 한국군 감시 운동은 점령군으로서의 한국군의 주둔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기에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파병 연장을 막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고, 에르빌은 한국 언론의 감시의 눈길이 전혀 미치지 않는 곳이기에 이의 감시를 위한 현실적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라크 쿠르드족 중 아는 친구들을 조직해서 현지인의 시각으로 본 한국군 관련 동향을 전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에르빌에서 온 쿠르드족 사업가의 이야기를 전달해 드린 바 있지만, 한국군의 홍보와는 달리 에르빌에는 한국군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들도 상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소식들을 가감없이 전달해 내는데는 약간의 경비가 필요합니다.
 
먼저 소식을 알려낼 친구들에게 최소한 디지탈 카메라 한대씩이 지원이 되어야 하고, 매달 일정 금액의 활동비도 지급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급하게 여러분의 도움을 호소드리고자 메일 드립니다. 언론사에서 지원하고 이를 받아서 독점 보도하는 형태도 상관 없고, 대중적인 지원을 받아 여러 인터넷 언론에 기사들을 공유하도록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만, 시급히 이런 감시망의 구축이 시급히 필요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호응과 답변 기다립니다. 그리고 수수료 등의 문제로 후원금 등의 구좌를 다음 구좌로 변경하였습니다.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은행 : 제일은행
계좌 : 156-20-019013
예금주 : 김기성

 
터키와 이라크 국경지역에서
평화활동가 한상진 드림
 
* 필자는 이라크 바그다드 평화교육센터에서 활동했으며, 함께가는사람들(www.ihamsa.net)은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 이라크 평화교육센터, 팔레스타인 평화팀,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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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12/03 [12:1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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