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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꾼보다 더 '정치꾼'같은 시민사회 사람들
[대선 진단] 진보개혁세력에 모욕준 저열한 시민사회세력 심판해야
 
안일규   기사입력  2007/11/18 [23:17]
자기 ‘몫’을 위해 이상한 단일화를 말하는 교수들
 
 (가나다 순): 고동현(연세대, 사회학), 김근식(경남대, 정치학), 김연철(고려대, 정치학), 김영범(한림대, 사회학), 김정훈(성공회대, 사회학), 김종걸(한양대, 경제학), 김태일(영남대, 정치학), 김하수(연세대, 국어국문학), 김호균(명지대, 경제학), 김호기(연세대, 사회학), 문진영(서강대, 사회복지학), 박용수(서강대, 정치학), 박은홍(성공회대, 정치학), 박준식(한림대, 사회학), 서동만(상지대, 정치학), 서보혁(이화여대, 정치학), 손혁재(경기대, 정치학), 안병진(경희사이버대, 정치학), 오현철(전북대, 정치학), 이상이(제주대, 예방의학), 이태수(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 사회복지학), 임채원(서울대, 행정학), 조현옥(이화여대, 정치학), 정상호(한양대, 정치학), 정해구(성공회대, 정치학), 최태욱(한림대, 정치학) 홍종학(경원대, 경제학) 이상 27명
 
위 명단은 10월 17일, “‘정책경쟁’을 통한 진보개혁진영의 후보단일화를 촉구한다”는 27명의 교수들이 <진보와 개혁을 위한 의제27>이란 이름을 걸었다. 그들이 내건 의제 27개엔 뭐라고 하고 싶지 않다. 현실에서 가장 필요한 문제들을 제기했고 그들의 의견에 대체로 공감한다. 그러나 중요한 문제인 그들이 지정한 ‘상대’가 틀렸다.
 
그들이 본 대상은 열린우리당을 ‘중도실용주의’로 망하게 한 장본인 정동영, 경제는 신자유주의이며 대북관과 안보의식은 보수적인 문국현, 그나마 양심이 있어 일관된 ‘중도개혁’을 외치는 이인제(기자가 보기엔 중도보수지만 타 후보에 비해 노선을 확실히 하고 그나마 정직하다고 본다), 그리고 ‘비전’없는 진보 권영길까지. 권영길을 제외하고는 모두 진보의 ‘진’, 개혁의 ‘개’자도 모르는 이들을 모두 ‘진보개혁진영’을 대변하는 대선후보로 변모시켰다.
 
진보개혁진영으로 보는 기준으로 한미FTA 반대로 꼽을 수 있다. 그것을 위 27명의 교수가 모를 리 없다. 기자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 기준으로 대입하면 정동영은 “한미FTA 정면돌파 하자”며 노무현의 후계자임을 확실히 했으며 문국현은 “중국, 일본보다 미국시장 먼저 선점했다”는 협소한 시각을 가졌다. 그리고 ‘반신자유주의’라는 레토릭을 소화해내며 웬만한 연기자 뺨치는 연기실력을 보여줬다.
 
대통합민주신당(구.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한미FTA 추진과 민심 배반, 표는 서민과 중산층에게서 받고 정책은 재벌과 특권층을 위해 썼다. 그 결정체로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이란 선물을 선보였다. 한나라당도 못할 한미FTA 강행으로 한나라당보다 더 ‘우’측의 정책을 과감히 한 그들이 진보개혁진영이란 말을 들을 자격이 없는 건 당연하다.
 
아무리 교수들이 맞는 소리를 한다고 한들, 내세우는 대상이 틀린 이상 그들의 소리는 ‘오답’일 수밖에 없다. 그들도 자신이 오답임을 알고도 왜 그럴까. 그들은 미래구상 혹은 정동영, 문국현 캠프에 합류한 사람들이 대다수였기에 자신들의 ‘몫’챙기기를 위해 민주화세력에 분노하는 국민들 앞에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민주화 경력 팔아먹는 ‘부패한’ 시민사회
 
“구조화된 사회적 양극화와 한미FTA 등 민주화 이후의 새로운 사회적 모순 구조에서 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적 양극화와 한미FTA는 과거 독재에 항거했던 민주연합을 승계하는 새로운 사회연합의 형성을 예고하는 조건으로서, 이 전선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사회적 대립구도를 형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말은 작년 9월 정대화씨가 미래구상을 소개하면서 한 말이다. ‘너무나도’ 맞다. 연초 미래구상에서 지금종씨의 ‘한미FTA 반대 전선으로 김근태-천정배-임종인-민생정치모임과 정책연합, 후보단일화 모색’에 정 교수는 ‘기존 정치권의 사람들과 함께 하면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진보대연합이 필요하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그는 대통합민주신당에 들어가서 대표 비서실장까지 역임했다. 그는 “한미FTA 때문에 범여권 통합을 멈추면 한나라당에 정권 바치는 것”이라며 명언을 남겼다. 한 발짝 더 나가 최근 정대화 교수는 오마이뉴스에 최근 기고글을 통해 범여권과 민노당의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정 교수만 그럴까. 최열은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들어간 뒤 ‘한미FTA 반대는 저열한 진보’라며 진보개혁세력에 모욕을 줬다. 그는 벌써 버스를 갈아타 창조한국당 문국현 캠프에 합류했다. 지금종 전 문화연대 사무총장은 이들을 향해 “민주화 경력을 팔아서 먹고산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당원이자 새진보연대를 이끌고 있는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마저 범여권+민노당 단일화 촉구 명단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나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새진보연대는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다.
 
지금종이 말하는 시민사회의 ‘솔직한’ 답
 
지금종 전 문화연대 사무총장은 지난 9월 <민중의 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시민사회세력이라는 사람들의 ‘변명’을 비판했다. 미래구상은 정책을 만들고 후보를 찾아 독자후보로 반수구연합을 추진하는 것이었다. 보수정치권에 수혈되지 않고 기존 정당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방침이었으나 대통합민주신당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지금종씨는 초기 미래구상은 한국사회를 완전히 망치고 신자유주의를 가속화하는 잘못된 세계화는 막아야겠다는 게 중요한 논점이었다고 한다. 한미FTA를 추진한 범여권과 손잡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며 정책적으로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는 세력과 손을 잡았고 범여권 통합을 하지 않으면 한나라당에게 정권 준다는 인식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한미FTA를 개인적으로 반대하는데 개인적으로 찬성하는 사람과 통합신당을 한다는 것을 지적한다. 신당 내 반대하는 개인이 찬성하는 개인을 압도하지 못한다고 꼬집는다. 반대하는 사람이 소수일 뿐만 아니라 정대화 교수의 말대로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1:1이라도 국회의원은 독자적인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돈, 사람도 포함된다며 절대 힘이 같지 않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한미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참여해서 찬성을 반대로 이끌어내는 건 허구, 과대망상이라 규정했고 잡탕정당에서 개혁성이 발휘될 수 없다고 말한다.
 
대통합민주신당에 참가한 인사들에 대해서 원래 자기들이 주장하던 내용들을 바꿨다는 점을 지적했다. 왜 입장이 변했는지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설명없이 진정성을 이해해달라고 하면 이해가 되지 않고 정치하려고 들어간 게 아니라는 건 말이 안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기존의 구도나 관행 시스템을 바꿀 힘이 없다며 국민을 속이게 되는 것이라 지적한다. ‘또 자유주의 개혁세력에 속았구나’를 반복할 것이며 가치는 생각하지 않고 집권 가능성이 있으니 그냥 도와준다는 식의 힘에 쫓는 것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당 참여는 곧 정치세력화?
 
지금종씨는 정대화 교수의 ‘통합신당 참여가 시민사회의 정치세력화’에 ‘시민사회 관계자 몇 사람이 휩쓸려서 수혈된 것’으로 규정하며 그걸 정당화하기 위해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손잡는 날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고 꼬집는다. 얼마 전 통합민주당으로 합당 합의에 시민사회 세력이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을 끌어들이지 못했다고 ‘헛소리’를 한 것도 이에 해당된다. 그리고 지금종씨는 정말로 시민사회가 정치세력화를 했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손을 잡아야지 언젠가 잡을 것이라는 정 교수의 말에 ‘전제도 태도도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래서 기자는 그들의 ‘솔직한’ 답을 듣고 싶다. 그 답은 “자유주의 개혁세력이 잘 되면 좋다”, “그냥 한나라당이 싫다”
 
지금 필요한 건 무엇?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민주세력의 진정한 반성과 시정을 위한 대안 제시, 먼저 민심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꾼보다 더 ‘정치꾼’다운 시민사회의 부패한 늙은 여우들과 반성하지 않는 민주화세력을 심판하는 것이다.
 
<진보와 개혁을 위한 의제27>의 정해구 교수는 경향신문에 진정한 정당정치를 보고 싶다고 했다. 기자는 답한다. 정당정치의 파괴와 민주주의 위기를 가져 온 세력이 민주화세력이라는 범여권이다. 정말로 진정한 정당정치를 보고 싶다면 하나 더 필요하다. 바로 “민주세력을 심판하고 새 민주주의를 만들 세력을 국회로 보내라”
 
* 기자의 기획 시리즈 [문국현 분석]은 9회를 끝으로 마감합니다. 앞으로 7,8,9회가 남았습니다. [문국현 분석]이 끝난 후에는 한국 정치의 미래를 위하여 새로운 내용으로 글은 5~7일/1회를 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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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1/18 [23:1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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