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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중도.우리당 NO! 진보신당 갈망"
[논단] 경향신문과 한나라당 싱크탱크 조사가 보여준 '밑바닥 민심'
 
김영국   기사입력  2007/02/13 [19:46]
호남은 '전국적 진보신당'과 '새 인물' 갈망

호남 사람들이 진심으로 바라는 정개개편의 방향은 무엇일까. 어제(12일) 발표된 한 여론조사를 통해 그 '속내'가 드러났다.

짐작대로 호남은 현재 여권에서 추진 중인 '중도통합신당'과 '열린우리당' 자체에 대해 매우 싸늘했다. 대신 '전국적인 진보신당'이 탄생하고 그 바탕 위에 '새로운 인물'이 부각되기를 염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정국이 이같은 호남인의 기대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결과 호남의 '탈호남', '진보신당 및 새 인물에 대한 염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남 유권자 70%는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 후보를 찍을 수도 있다."고 답했고, '호남을 대변하는 정당의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물음에도 58.7%가 공감하지 않았다.

여권의 정계개편을 통해 어떤 신당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는지 물어본 결과, '전국정당을 표방하는 진보신당'이 68.7%로 '중도신당'(26.8%)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새로운 인물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응답도 56.5%나 돼 '갈망'에 가까웠다.

이같은 사실은 경향신문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 지난 8일 광주·전남·전북의 19세 이상 성인 700명을 대상으로 '호남 민심'을 전화 설문조사한 결과다.

전국적 밑바닥 민심은 '변화와 진보'

그러나 이같은 밑바닥 민심이 단지 호남만의 현상이 아님을 이미 한나라당 측에서 작년 말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에 의뢰해 2006년 12월 8~9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2007 유권자 성향분석)에서도 차기 정부의 이념 성향에 대해선 '진보적이어야 한다'는 응답이 39.8%로 1위를 차지, '보수여야 한다(17.3%)'는 응답보다 2배 이상 많게 나온 바 있다.

심지어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도 진보적 정부를 선호하는 응답이 36.4%로 가장 많았다. 현재 한나라당의 지지층 중 '상황에 따라 지지정당을 바꿀 수 있다'는 응답도 40%나 됐다.

무엇보다 경제정책과 관련해 '감세와 복지강화 중 어느 쪽을 선호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0.2%가 '복지강화'라고 답해 '감세'라고 답한 45.2%의 응답자를 앞섰다. 특히 한나라당 지지자들 중에서도 '복지강화'라는 응답이 48.5%로 '감세'(47.1%)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질문에는 절대 다수인 82.2%가 찬성했고, '재벌 개혁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질문에도 국민들은 67.5%나 찬성했다. '정부가 세금을 더 많이 거두어서라도 가난한 사람들의 복지를 늘려야한다'는 주장에 반대(38.1%)보다 찬성(44.1%)이 많은 것도 국민들이 '작은 정부'만을 정답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도 '부동산 문제 해결(26.0%)'이 1위였고, 사회양극화 해소(15.2%), 실업문제 해결(14.7%), 사회안정 질서확립(13.3%), 교육제도 개선(12.6%) 순이었다. '사회안정과 변화 중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변화'라는 응답이 38.2%로 '안정'(31.9%)이라는 응답을 앞섰다.

김대중, 노무현 두 민주정권에서도 극심한 양극화와 민생고로 인해 '서민들의 세상은 변한 게 없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유권자들은 사회 및 대외문제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견해가 대체로 우위를 보였지만, 서민들이 절실하게 여기고 있는 '경제문제'에 대해서는 이념이나 지지정당에 상관없이 진보적인 견해가 압도하거나 우세했다.

어제 경향신문 조사에서 나타난 호남 민심도 이같은 한나라당 측 조사 결과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 또한 전국적인 '밑바닥 민심'에는 여전히 '진보'의 강이 흐르고 있으며, 그 중심에 호남이 자리하고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호남은 노무현과 열린우리당 세력에 "관심 없다"

이번 경향신문 조사에서 드러난, 호남인의 현 정국에 대한 인식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호남은 과거 지지세력 복원의 일환으로 현재 열린우리당 탈당파가 추진 중인, 이른바 '중도통합신당'에 전혀 공감하지 않고 있다. 또한 지금의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도 싸늘하긴 마찬기지였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추진하는 최종 목표는 이른바 '범여권 단일화'다. 그러나 호남 민심은 절반이 넘는 56%가 "범여권이 단일화해도 승산이 없다."고 못박았다. 이는 열린우리당 세력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고, 그들에 대한 불신이 그만큼 팽배해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결과는 '김한길·강봉균 중심의 탈당파 그룹', '천정배 중심의 탈당파 그룹'에 대한 지지도가 모두 2%대로 극히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합신당이 출범해도 한나라당은 물론 기존 정당의 지지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그간의 여론조사와도 일관된 흐름이다.

잔류 열린우리당에 대한 호남의 지지도 형편없긴 마찬가지다. 호남에서 현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도(11.3%)는 민주당(19.4%)은 물론 한나라당(13.8%)보다 낮았다. 호남에서 열린우리당은 이미 한나라당보다 못한 정당이 돼버렸다.

민주당도 가장 앞서나가고는 있지만 한나라당과 지지도에 별 차이가 없다. 민주당이 호남 지역의 대안세력이 되기에는 부족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국 호남 지역에서 어느 정당과 세력도 '20%'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대신 '지지정당 없음'이 42.5%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말 그대로 '무주공산'이 된 것이다.

보다 분명해진 호남의 이념적 지향, '진보신당' 압도

그럼에도 호남인의 이념적 지향은 보다 분명해졌다. 현재 정치권과 메이저 언론에서는 중도 노선이 마치 대세인 것처럼 선동(?)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탈당파와 잔류 열린우리당이 공통적으로 '중도통합'를 지향하고 있으며, 최근엔 노 대통령까지 "중도통합신당을 못할 바 없다."며 거들고 나섰다. 그러나 호남 민심은 '중도신당이 정답이 아님'을 명징하게 보여주고 있다.

여권의 정계개편을 통해 어떤 신당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는지 물어본 결과, '전국정당을 표방하는 진보신당'이 68.7%로 '호남·충청을 대변하는 중도신당'(26.8%)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역별로는 광주가 79.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72.7%), 40대(79.2%),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84.8%), 자영업층(82.3%), 대재 이상의 고학력층(74.6%)에서 '진보신당'을 선호했다.

1997년 정권교체와 2002년 노풍을 주도했던 지지층에서 여전히 진보 노선에 대한 선호가 상존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과거불문의 지역연합적 통합을 통해 열린우리당식 '잡탕'을 재현할게 뻔한 '기회주의적 중도 노선'이 국가의 미래비전을 제시하는데 있어 '시대정신'이 아님을 호남은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경향신문 여론조사에서는 또 이번 대통령 선거에 '이왕이면 새로운 인물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56.5%나 됐다.

호남 민심은 정동영, 김근태, 천정배, 유시민, 강금실, 한명숙 등 그동안 거론된 적이 있던 여권 주자나 정치권 밖 제3후보로 범여권 영입의 표적이 되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2.3%)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1.1%)도 아닌, 새로운 인물에 대한 갈증이 예상보다 심각했다.

盧 정권과 열린우리당의 실패, 민주당의 함량 미달로 졸지에 지지할 정당과 인물을 잃어버린 호남인의 허탈한 마음을 '전혀 새로운 인물'에 대한 갈증이 대신하고 있음을 엿보게 한다.

문제는 자칭 타칭 진보정당이라는 민주노동당도 호남에서 고작 6.1%의 지지밖에 얻지 못하고 있어 진보신당을 원하는 호남인에게 '솔찬히 부족한 정당'임을 보여주고 있다. 정당별로 범여권은 물론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조차 새 인물을 원하는 비율이 전체 평균 이상으로 높다는 건 민주노동당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민주노동당의 현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진보적 주장을 제대로 실현할 의지와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에 대해 호남은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신뢰할 수 있는 '진보적 새 정치주체' 창출

결국 호남은 중도를 내걸고 호남.충청을 엮는 방식의 통합을 통해 '반한나라당 전선'을 구축하기 보단, '전국정당을 표방하는 진보신당'이 탄생하고 그 바탕 위에서 '전혀 새로운 인물'이 나오기를 고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여론은 작금의 비관적인 현실을 미래를 위해 진보적 가치를 실현하는 계기로 삼고, 이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고자 하는 고민의 산물로 여겨진다. 오만한 정치인들로부터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핀잔을 들어야했던 국민이 오히려 한 발 앞서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호남은 이런 갈망을 어느 정치세력이 그리고 누가 채워줄 수 있느냐에 따라 현재 이명박 등 한나라당 주자에 쏠려있는 민심의 흐름도 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이런 밑바닥 흐름을 정책과 비전으로 정치(精緻)하게 담아내고 이를 실천할만한 역량을 갖춘 정치주체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게 호남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열린우리당 세력을 비롯한 일부 정치권과 언론에서 실체도 없는 '중도만이 살 길'이라며 바닥 민심을 호도해 상황을 더욱 꼬이게 만들고 있다. 이는 '원인에 있어 자유로운 착각'일 뿐이다.

극심한 양극화로 신음하고 있는 사회를 '어설픈 중도'로 해결하겠다는 것은 "어차피 실력 안 되니 그까이꺼 대충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이제 남은 길은 진보적 비전을 제시할 줄 아는 '의미있는 정치세력'이 창출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더불어 호남과 개혁.진보세력에게 '신용을 잃지 않은 사람'들이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신뢰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설쳐대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흐름을 막아서고, 상대 쪽만 흐뭇하게 하는 '이적행위'나 다름없다.

한나라당의 대표적 정세분석가이자 전략가인 '윤여준' 전 의원이 지난 1월 모 인터넷신문과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이 설칠수록 (저 쪽의) 그 어떤 주자도 부상할 수 없다. 그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계속해서 그런 행태를 보인다는 점이 이상하다."고 한 것은 그냥 한 말이 아니다.

그는 또 "범여권의 정계개편은 국민이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했다'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는 모양새여야 동의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열린우리당 핵심 위치에 있었고, 노 대통령과 책임을 나눠져야 할 사람들이 중심이 돼 간판만 바꿔달아 본들 국민은 그들을 '새로운 세력'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고 일갈했다.

잘 되는 집안은 '가지나무에도 수박이 열린다'고 상황 판단도 잘한다. 윤여준 전 의원의 분석은 적장(?) 여부를 떠나 곱씹어볼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차별에 저항하며 개혁.진보세력에 힘을 보태 대한민국의 이념적 균형점을 형성하는 데 한 축을 담당해온 호남. 노 정권과 열린우리당의 실패로 인한 지리멸렬을 극복하고 다시 기지개를 펼 수 있을까. '현실이 안 되면 미래를 추구해야 한다'는 호남의 인식은 길을 묻는 자에게 밤하늘 등대처럼 빛나 보인다.


☞ <한 여硏 조사> 차기 정부 이념성향, "진보적이어야 " 39.8% & "보수적이어야" 17.3%(연합.다음, 2007.1.28)

☞ 한나라 싱크탱크 "지지율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 한나라당 지지자도 '감세' 보다는 '복지'를(프레시안, 2007.1.28)

☞ 유권자들, 경제문제에 '진보' 압도적- 한나라당 지지층 79.3% "부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오마이뉴스, 2007.1.28)

☞ "다음 정부 이념성향 '진보' 40%", 보수정부 비해 2배 이상 높아(미디어오늘, 2007.1.29)

☞ 어? 한나라 ‘대선 전략’ 비상 걸렸다- 주요 정책 이슈에 대한 찬반비율(경향신문, 2007.1.29)

☞ 윤여준 전 의원(전 여의도연구소장) 인터뷰, "盧, 나설수록 여권주자 부상 불가능"(뷰스엔뉴스.다음, 2007.1.24)

☞ 통합신당 출범해도 지지율 미미, 한나라 지지도 영향없어(연합.다음, 2007.1.28)

☞ <경향신문 호남민심 여론조사> 호남 70% “한나라당 후보 찍을 수도 있다”(경향신문.다음, 2007.2.12)

☞ <경향신문 호남민심 여론조사> “범여 단일화해도 승산없다” 56%, “중도신당보다 진보신당 원해 68%” 압도적(경향신문, 2007.2.12)

☞ <경향신문 호남민심 여론조사> “이왕이면 새 얼굴” 57%…제3의 후보 갈망(경향신문, 2007.2.12)

 

* 필자는 '참정연' 회원입니다.
  
<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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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2/13 [19:4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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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사나이 2007/03/09 [12:00] 수정 | 삭제
  • 광주시민이 아닌 거 같으네...

    광주에 댁같은 꼴통 드물거든...당신처럼 툭하면 김대중씨 보고 불순한 사고를 가진 북쪽세력이니 빨갱이니 하는 인간들 치고 광주시민인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아햏햏.

    당신같은 보수꼴통들이 고건을 지지하니 한나라당과 다를 바 없는 고건씨가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깨갱한거라네.

  • 광주시민 2007/02/27 [02:05] 수정 | 삭제
  • 흠... 혼자서 소설을 쓰셨군요... 우리 광주시민들은 당신같은 '대안없이 무분별한 비판만을 일삼고', '화해와 융화'보단 대립과 갈등만을 양산시키는 진보.. 아니 거짓진보를 앞세우는 세력들의 폐해.. 아니, 이지역에 끼치는 악영향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기때문에... 민노당의 지지율이 호남에선 영남이나 타지역보다도 형편없이 낮은거지요... 그 지지정당없다는 분들 퍼센테이지(40%남짓)의 상당수가 누굴 지지하셨던분들인줄 아십니까? 바로 고건씨입니다... 고건씨의 (진보도 보수도 아닌)'중도노선'이 호남에선 먹혀들었기 때문이지요, 물론 동향출신이라는 점도 작용했겠지만...아무튼, 제가 호남사람이기때문에 누구보다도 잘 압니다.. 옛부터 곡창지대로, 부족한것이 없었으며... 마치 미국의 '캘리포니아'처럼 breadbasket역활을 해온곳이 호남인지라 호남분들의 잠재적으로 깔림색채는 (진보가 아닌) '보수'라는것을 명심해야 할것입니다; 이는 어느누구도 부인할수없는 사실이지요. 단지, 당신같이 불순한 사고방식을 가진 북쪽세력들이... 한국내 자꾸 혼란과 갈등을 야기하고자... 아니, 경쟁세력들이 부추긴 음해성과 맞물려... 끊임없이 우리들을 악의 구렁텅이로 집어넣을려고 하지만...헌데 옛날엔 그게 통했을런지 모르겠지만... (다시말하지만) 이미 혹독하게 당신 진보쓰레기들에 심하게 대인상태기 때문에.. 우리 호남사람들 목에 칼을 들이대도 당신들 지지하는 일을 없을것입니다... 김칫국 마시지 마시고, 계속 이런식의 소설이나 쓰면서... 지역이미지 망치지 마시길 정중하게 경고드리는 바입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