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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덫에 걸린 국민건강권
[김영호 칼럼] 이명박 정권은 국민건강권 뒷전, 초국적 식량자본 이익두둔
 
김영호   기사입력  2012/05/02 [14:52]

미국산 쇠고기를 연령-부위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수입토록 했다가 촛불집회에 데인 이명박 정권이 또 거짓말로 사태를 호도하고 있다.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08년 5월 8일자 신문에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광고를 냈었다. 막상 미국에서 6년만에 광우병이 발생하자 국민과의 약속을 팽개치고 딴소리를 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 신문광고는 정부의 공식고시가 아니다, 광우병에 걸린 소는 한국이 수입하지 않는 30개월 이상 젖소라는 따위의 말로 말이다. 수입중단도 검역중단도 못하겠다고 버티는 기만적-고압적 자세가 가관이다.

미국에서는 광우병 표본조사를 연간 4만 마리에 실시한다. 연간 4,000만마리를 도축하니 검사율이 0.1%에 불과하다. 2005년과 비교하면 90%나 줄었다. 연령이 30개월 이상이거나 이상징후를 보인 소를 무작위로 추출해서 조사한다. 이번 광우병은 가공공장에서 표본조사를 통해 확인되었다. 만약 그 소가 표본조사에 걸리지 않았다면 발병사실이 밝혀지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에 일본에서는 20개월 이상 모든 도축우에 대해 전수조사를 한다. 미국에서도 한 도축업자가 일본시장 공략을 위해 전수조사를 실시하려고 했으나 미국정부가 막았다. 그 뒤에는 초국적 농식품복합체인 카길, 타이슨 등이 도사리고 있다.

이제까지 광우병이 발병한 소는 대부분이 젖소였다. 젖소는 주로 가공식품이나 동물사료로 쓰인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291만4,200마리의 젖소가 도축됐다. 전체 도축우의 8.7%이다. 도축 이후에는 육우, 젖소를 구분하지 않고 품질등급을 매겨 유통된다. 국내에도 30개월 미만의 젖소 고기가 수입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늙은 젖소 고기는 가공용으로 많이 팔린다. 지난해 수입된 미국산 가공육품은 1만474t이다. 검역관을 미국에 파견해 도축과정을 검역하지 않으면 젖소인지, 육우인지 알 수 없다. 도축과정에서 치아마모율을 확인해야 생후 30개월 미만인지도 대략적인 판별이 가능하다.

미국이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라고 고집을 부리는 이유는 젖소와 씨받이 암소를 처분하기 위해서이다. 미국에서 주로 판매되는 쇠고기는 20개월 미만 송아지고기(veal)이다. 버거도 송아지고기로 만든 빌버거(vealburger)를 많이 먹는다. 소는 20개월이면 성우가 된다. 고기를 먹으려고 키우는 육우라면 사료값을 더 들어 그 이상 키울 필요가 없다. 30달 이상이라면 거의 젖소나 씨받이 암소이고 고기질도 나쁘다. 일본이 미국산 쇠고기를 20개월 이하로 제한해 수입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에서 이제 카우보이를 보기 어렵다. 광활한 목초지에 소 떼를 몰고 다니는 목동 말이다. 소를 방목하지 않고 공장사육(factory farming)을 통해 대량생산하기 때문이다. 소를 풀어서 키우면 운동량이 많아 살이 잘 찌지 않고 육질이 질겨져 가둬서 키운다. 밀식사육 탓에 각종 질병이 생겨 항생제도 많이 먹인다. 빨리 살을 찌우려고 소나 양의 내장과 뼈를 갈아 만든 육골분(肉骨粉)을 먹인다. 초식동물인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그것도 동족의 내장과 뼈를 먹이니 인류가 일찍이 알지 못한 광우병이란 질병이 생겼다. 잠복기간은 소의 경우 3년이고 인간은 20∼30년이라고 한다. 그래서 수입기준을 출생 30개월 미만으로, 위험부위를 제외한 살코기로 제한하는 것이다.

광우병 파동을 겪은 유럽에서는 동물성 사료를 3단계로 나눠 시행한다. 1단계는 반추동물에게 되새김질 동물의 뼈와 내장으로 만든 사료를 금지하고 있다. 2단계는 모든 초식동물에게 동물의 위험부위로 만든 사료를 먹이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3단계로는 모든 초식동물에게 어떤 동물성 사료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은 1단계만 시행하고 있으며 위험부위를 폐기하지 않고 비반추동물에게 먹이도록 허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6종류의 호르몬을 합법적으로 가축에 투여한다. 성장호르몬을 사료에 첨가하거나 귀에 캡슐 형태로 장착하기도 한다. 문제는 호르몬 성분이 도축될 때까지 대사되거나 배설되지 않고 체내에 잔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광우병 발생신고를 강제화하지 않고 있다. 신고하지 않으면 발병사실을 알 수 없다. 이력추적제도 미비해 광우병이 발병한 사육장을 찾기 어렵다. 광우병은 치사율이 100%이다. 소만이 아니라 사람도 감염된다. 병인을 모르니 예방법도 치료법도 없다. 신이 인간의 탐욕을 저주하여 내린 재앙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국민의 건강권을 뒷전에 두고 초국적 식량자본의 이익을 두둔하는 짓이나 하고 있다.




언론광장 공동대표
<건달정치 개혁실패>, <경제민주화시대 대통령> 등의 저자  
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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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5/02 [14:5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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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죄 2012/05/02 [17:48] 수정 | 삭제

  • 애초 부작용을 우려하던 그 많은 각계의 의견들을 무시하고 제대로된 공청회 한번없이 경찰의 폭력진압까지 동원하여 반대하던 농민들을 때려죽이고 미국을 위한 FTA를 강행했던 노무현과 칭송으로 일관하던 대부분의 노빠들에게 철저히 미국의 국익을 위한 FTA를 체결한 노정권의 원죄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그런 매국적 추진자들이 민주당을 접수하더니 총선전 한미FTA파기를 주장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을 제거하고 끝까지 FTA유지를 고집한 매국노 김진표등을 공천함으로써 총선 패배를 자초하였지만 자숙은 고사하고 문제인의 지휘하에 오히려 지분 나눠먹기로 야합정치의 표본을 보이는 민주노빠당이다.


    이명박의 당선에 일등공신은 노무현이다. 오죽했으면 노명박이란 말이 일반화 되었을까. 원죄를 손바닥으로 가리려는 노빠들의 작태를 보면 그들의 정권교체라는 구호가 얼마나 광우병적 증상인가를 알 수 있다.

    민주노빠당이 총선에서 공약한 한미FTA폐기 및 재협상은 진정성이 전혀 없는 대국민 사기극에 불과하다. 설혹 정권교체를 이룬다해도 노무현의 수족 문제인과 유시민이 박근혜에 무릎끓고 정권을 상납하려 했던 것처럼 또 다른 배신을 겪게 될것이 자명하다.


    미국소고기 먹어도 아무 이상없다고 장담했던 유시민 통합 진보당 대표는 수입되는 미국의 광우병 소고기로 배를 채우는 모습을 만인이 보는 앞에서 실천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