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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경고한 복지부, 대규모 캠프 지원 물의
감염 우려해 참가 취소한 학생에 회비 일부만 돌려줘
 
유재연   기사입력  2009/08/06 [09:34]
국내 신종플루 감염환자가 1,500명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가족부가 신종플루 집단발병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1만 1천명 규모의 대규모 국제캠프를 후원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게다가 주최 측은 감염위험 때문에 야영참가를 취소한 학생들에겐 참가비의 일부만 돌려줘 학생들의 건강보다는 돈벌이에 급급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다른 국제행사는 취소돼도… 복지부가 후원하는 행사는 강행
 
최근 지방의 한 초등학교에서 보건복지가족부가 후원하고 한국걸스카우트연맹이 주최하는 국제야영 참가를 단체로 취소하겠다는 의견을 연맹 측에 전달했다.
 
전세계 42개국에서 온 560여명의 외국학생들과 함께 상대적으로 위생상태가 열악한 텐트생활을 하게 되면 아이들이 신종플루에 감염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학교는 당초 행사를 연기해 달라는 의견을 냈지만 연맹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취소의사를 밝혔으며 전국적으로 이같은 학생수는 2천명에 달한다.
 
결국 연맹 측은 당초 참가 인원보다 2천명이 준 1만 1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6박 7일 동안의 행사를 지난 5일부터 강행했다.
 
최근 신종플루 확산 우려로 많은 단체들과 지자체들이 국제캠프와 국제행사를 줄줄이 취소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실제로 경남 세계합창제를 비롯해 고흥 국제스페이스캠프, 여수 국제청소년 축제 등 9개의 국제행사가 취소됐고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와 충주시 세계무술축제도 취소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신종플루 집단발병 가능성은 있지만…” 캠프는 후원하는 복지부
 
문제는 이 행사를 후원하고 있는 곳이 다름아닌 신종플루 확산을 방지해야할 보건복지가족부라는 것.
 

이에대해 보건복지가족부 아동청소년활동진흥과 관계자는 “신종플루가 유행을 한다고 해서 행사 자체가 제한이나 금지가 된 상황이 아닌데 이 같은 행사를 다 막는다는 건 좀…”이라며 “우리는 행사 취소권한이 없다”고 답했다.
 
복지부 내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 관계자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집단 발병 가능성에 노출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래도 ‘하지 말아라’라고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며 발을 뺐다.
 
그러면서 주최 측인 걸스카우트연맹과 인천시가 협의해 추진하기로 한 것에 대비책만 마련해줄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취재진에게 이같은 해명을 내놓은 보건복지가족부는 몇시간 후에 "최근 캠프나 수련회, 군부대, 전경부대 등 단체생활에서 신종인플루엔자 지역사회 감염이 증가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자료를 배포했다.
 
다른 캠프에 대해서는 감염우려가 크다며 주의나 자제를 당부하면서 복지부가 후원하는 캠프에 대해서는 "권한이 없다"며 사실상 행사 강행을 옹호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 건강보다는 돈벌이가 더 중요하다?
 
여기다 걸스카우트연맹 측은 한술 더 떠 “신종플루 때문에 캠프 참가를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기 때문에 전액 환불해 줄 수 없다”며 "항의는 복지부에 하라"는 입장을 밝혀 일선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반발을 자처하고 있다.
 
지방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연맹 중앙회로부터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취소하지 않는 한 참가비 환불은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며 "13만원 5천원이나 되는 참가비 가운데 환불은 8만 5천원밖에 해주지 않았고 이 또한 보건복지부에 항의하라고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나마도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캠프여서 학부모들의 항의도 잇따라 중간에서 매우 난처하다는 A씨는 “이렇게나 위험성이 높은데도 아이들의 코묻은 돈을 연맹측에서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 연맹 홈페이지 공지사항에는 ‘신종플루 감염환자 866명 가운데 565명이 완치 퇴원했다’는 복지부의 글이 인용돼 있어 오히려 우려를 낮추려고만 한다는 비난도 피하지 못하게 됐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신종플루 집단발병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국제행사를 후원하고, 주최측은 복지부를 들먹이며 돈벌이에 급급한 사이 우리 아이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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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8/06 [09:3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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