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는 지난날 거리 간판에 한글을 위에 쓰고 중국 글자를 아래에 썼다. 그래서 나는 중국은 속이 좁은 나라가 아니고 확실히 큰 나라라고 보았고, 조선족들이 우리 말글을 지키고 쓰는 것을 고마워했다. 그런데 얼숲{페북}에 이원형님이 올린 사진을 보니 중국 글을 위에 쓰고 한글은 아래에 적혀 있었다. 그분 설명을 보니 올해 초부터 중국 정책이 바뀌어 한글을 위에 쓰고 중국 글자를 아래에 쓰던 간판이 모두 사라졌다고 한다. 그렇게 모두 한꺼번에 바꾸려면 돈과 힘이 많이 들 터인데 왜 그렇게 했을까? 중국이 힘이 세져서 미국과 맞서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그냥 넘길 일이 아니라 깊이 새겨볼 큰 바뀜이다.
▲ 전에 중국 연변에서 한글을 위에 쓰고 한자를 아래에 쓴 간판{왼쪽}이 올해 한자를 위에 한글은 아래에 쓴 간판{오른쪽}으로 모두 한꺼번에 바꾸었다. © 리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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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건국 때부터 소수민족 언어 우대 정책을 펴고 연변 조선족 자치주 학교 교과서와 공문서도 우리 말글로 썼다. 그리고 거리 간판도 1989년에 간판 표기 상벌 규정을 만들고 철저하게 한글을 위에 쓰고 한자를 아래에 썼다. 그래서 나는 한자를 많이 쓰고 영어를 섬기는 우리나라 말글살이를 보면서 중국 연변 동포들을 본 받자로 여러 번 글을 쓰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중국이 소수민족 언어 우대정책을 버렸는지 모르겠으나 확실히 이 바뀜은 보통 일이 아니다. 이런 바뀜은 연변 조선족 뜻이 아니고 중국 당국이 나라 힘을 키워서 대만을 흡수하고 미국과 맞서는 것과 같은 흐름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왜 어떻게 그렇게 바뀌었는지 알아보고 중국 속셈을 살펴봐야겠다. 이런 흐름이 다음에 우리에게도 끼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 중국 연변자치주는 1989년 간판에 한글을 함께 쓰는 상벌규정을 만들고 철저히 시행해왔다. © 리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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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일찍이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우면서 북경 자금성으로 들어가는 천안문에 옛 한자로 이름을 써 달지 않고 오늘날 중국 국가 휘장과 오늘날 쓰는 한자(간체자)로 “중화인민공화국 반세, 세계인민대단결만세”라고 구호를 써 붙이고 건국일이나 국경절에 그 앞마당에서 군사열병식도 크게 하면서 국민들을 뭉치게 했다. 그걸 보면서 언젠가 중국은 일어날 거로 내다봤다. 그리고 우리도 빨리 광화문에 한글현판을 달고 그들보다 먼저 한글로 힘센 나라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가 한자 섬기며 헤매던 사이에 그들이 먼저 일어나 미국과 맞서는 강국이 되었고 대만을 흡수하려고 하고 이번에 연변자차주에서 한자를 더 중요하게 내세우고 있다. 이번 바뀜을 보면서 중국은 우리가 빨리 통일하고 자주강국이 안 되면 우리를 넘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 북경 천안문에 오늘날 중국 국가 휘장과 옛 한자가 아닌 오늘날 간체자로 구호를 써 단 모습. © 리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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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 동포들은 거리 간판만 한글을 위에 쓴 것이 아니라 중요시설과 유적지 알림 글과 도로표지판 까지도 우리글을 위에 쓰고 중국 글자는 아래에 썼다. 그런데 요즘 연변에 다녀온 이들이 찍은 간판과 관광지 알림 표지석이 한자 중심으로 바뀌었다. 어쩌면 도로 표지판도 바꾸었을 걸로 본다. 중국은 정부가 한다면 그렇게 빨리 바뀌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이번 중국 연변 간판이 한자 중심으로 바뀌는 것을 보면서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언젠가 중국이 한자를 버리고 한글을 쓰면 중국이 빨리 일어나고 빛날 것이라 보았는데 이렇게 한자를 중요시하면 그럴 걱정이 안 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동북공정이란 정책으로 우리 역사도 자신들 역사에 넣듯이 한글도 자신들 글자라고 할 것인데 이제 한자 중심 정책으로 가니 그러지 않을 것이다.
▲ 지난날 중국 연변자치주는 이렇게 유적지 알림 글에도 한글을 위에 쓰고 한자는 아래에 썼으나(왼쪽) 요즘 한자를 위에 쓰고 한글은 아래에 쓰고 있으니 한자를 빨리 버리지 않은 것이다. © 리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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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날 중국 연변 동포들이 우리말을 지키고 한글로 간판을 쓰는 것을 보면서 내가 이끄는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에서 한글날에 “우리말 지킴이”로 뽑아 고마워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중국 정책이 한자 중심으로 바뀌는 것을 보고 놀랍기도 하고 앞으로 한자를 쉽게 버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한자를 계속 쓰는 한 우리와는 경쟁이 안 되기에 마음이 놓이지만 우리겨레 말글에 긍지를 가진 우리 연변 동포들이 마음아파 할까 걱정이다. 지난날 나는 중국 만주에 사는 만주족이 청나라를 세워 온 중국을 지배하고 통치했는데 이제 만주말과 함께 만주족도 사라졌던 것을 떠올리며 연변 우리 동포들이 우리 말글로 잘 되어 전 중국을 이끌어주기를 바라기도 했었다.
▲ 중국 연변 도로표지판(왼쪽)도 한글을 위에 쓰고 한자는 아래에 썼다. 유적지 알림 글도 가랬는데 요즘 유적지 알림 글도 한자는 위에 쓰고 한글은 아래에 쓴 것으로 바뀌었다. © 리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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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번 일로 중국 조선족들이 우리 말글에 대한 자긍심이 식지 않고 힘차게 살기 바라며, 우리는 하루빨리 세계 으뜸 글자인 한글로 중국과 일본보다 더 빨리 우리 힘을 키워서 우리가 그들을 이끌어야겠다. 나는 지난날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빨리 일본 한자말을 버리고 우리 토박이말을 살려서 한글로 쓰는 말글살이를 해야 한글이 가진 힘과 값어치가 다 나타나서 우리가 중국과 일본보다 더 빨리 일어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글이 태어난 곳인 경복궁 정문(광화문)에 한글문패를 달고 한글을 자랑하고 빛내어 빨리 나라를 일으키자고 외쳤다. 그런데 광화문에 걸린 한글현판을 떼고 부끄러운 한자현판을 달면서 일어나던 나라 기운이 빠지고 나라가 몹시 흔들리고 있다. 이제 우리말글로 얼찬 나라가 되어 다시 일어나야 한다.
▲ 한글단체와 시민단체 대표들은 중국 속국 상진인 ‘門化光’이란 한자현판을 떼고 훈민정음 체 한글로 ’광화문‘이라고 써달고 우리 자긍심을 높이고 다시 나라를 일으키자고 주장하고 있다. © 리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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