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기술 민주주의'는 부제가 '과학기술에서 전문가주의를 넘어서는 시민참여의 도전'으로 되어 있다. 대니얼 리 클라인맨이 엮은 책이다. 이 책은 1990년대 미국에서 벌어졌던 '과학전쟁'이라고 불리웠던 논쟁들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과학이 매우 중요한 분야로 여겨지고 있으므로 과학을 둘러싼 논쟁들은 사회적 으로 반향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다. 과학은 매우 정교한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분야로 생각된다. 그래서 과학자들이 남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들로 여겨질 때도 있다. 그런데 민주주의는 사람들이 비슷한 정도의 능력을 가질 때 현실적일 수 있고 일반인들도 과학과 같은 전문적인 분야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 과학기술의 민주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들을 소개한 대니얼 리 클라인맨의 '과학 기술 민주주의' © 갈무리 출판사 | | 이 책은 에이즈를 치료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전문가인 의사들과 위원회의 구성원으로서 동등하게 참여하는 사례 등 과학기술에 대한 시민 참여의 몇 가지 사례를 보여준다. 이런 사례들을 통해 일반인들과 과학자들 사이에 놓여진 장벽이 어떻게 허물어져 가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사례를 넘어 논의를 더 진전시킨다. 시민들이 과학에 접근할 수 있더라도 핵심적인 문제는 과학 내부의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과학자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어떤 사람들은 과학은 그것이 이뤄지는 역사적 시대와 같은 성격을 갖는다고 말한다. 갈릴레오가 '누구라도 자신의 망원경을 통해 천상의 사실들을 관측할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근대과학은 귀족 정치가 아닌 민주주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과학기술의 민주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들이 펼쳐진다. 이 책은 이런 내용들을 가지고 과학과 시민들의 삶 과학과 민주주의의 관계를 생각해 보게 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과학기술의 발달로 정보전달이 엄청나게 빨라진 시대에 일반 시민과 과학자는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살아 갈까?' 하는 물음을 갖게 된다. 정보 전달 속도의 증대로 인해 시민들 사이에 지식의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 그렇다면 인터넷의 발달이 시민과 과학자 사이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검토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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