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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빠진 부산, 개막작엔 <스탈린의 선물> 상영
10일까지 60개국 315편 영화 상영, <스탈린의 선물> 폭압적 정권 고발
 
임순혜   기사입력  2008/10/03 [13:46]
10월2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열세번째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2일 오후 7시 부산 수영만 요트장에서 배우 정진영과 김정인의 사회로 개막하였다. 
 
▲ 10월2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열세번째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2일 오후 7시 부산 수영만 요트장에서 배우 정진영과 김정인의 사회로 개막하였다.     ©임순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총 60개국 315편의 영화가 상영되는데, 월드 프리미어 85편(장편 63편, 단편 22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48편(장편 44편, 단편 4편), 월드+인터내셔널 133편(장편 107편, 단편 26편), 아시아 프리미어  94편 등 부산에서 처음으로 상영되는 작품들이 대거 선보인다.
 
이들 영화들은 6개 극장 37개관(총 유효좌석수 274,847석)으로 해운대의 야외상영장, 메가박스, 프리머스시네마, 롯데시네마와 남포동의  부산극장, 대영시네마 등에서 상영된다.

올 상영될 프로그램으로는 국제경쟁부문인 뉴커런츠 9개국 14편을 비롯, 갈라프레젠테이션, 아시아 영화의 창, 한국영화의 오늘, 한국영화회고전, 월드시네마, 와이드앵글, 오픈시네마, 플래시포워드, 특별기획프로그램, 미드나잇 패션 등 11개 섹션에서 315편의 영화가 관객들을 영화의 바다에 빠져들게 할 예정이다.

▲ 국제 경쟁부분인 '뉴커런츠' 장편을 심사할 심사위원. 왼쪽부터 칼 바움가르트너, 안나 카리나, 이화시, 산토시 시반 감독.     © 임순혜

국제 경쟁부분인 '뉴커런츠' 장편을 심사할 심사위원으로는 1961년 <여자는 여자다>로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배우며 영화감독인 안나 카리나와 <테러리스트> <말리> 등을 연출, 2000년 시애틀영화제에서는 ‘새로운 거장’으로 뽑히기도 한 인도의 산토시 시반,  판도라 필름을 설립, 에밀 쿠스타리차의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 레오 카락스의 <폴라 X>, 미라 네어의 <몬슨 웨딩>, 김기덕의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등을 공동 제작한 예술영화전문 제작자인 칼 바움가르트너와 김기영 감독의 <반금련>으로 데뷔하여 <이어도>, <파계>, <살인나비을 쫓는 여자> 등에 출연, '천사와 악마의 양 얼굴을 지닌 배우'라는 찬사를 받았던 전설적인 여배우 이화시가 맡았다.
 
<칠판>과 <오후5시>로 칸의 심사위원특별상을 두 차례 수상했으며, 2004년 <가디언><지가 선정한 세계 40인의 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한 이란의 사미라 마흐말바프 감독은 공항에서 쓰러져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올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상여되는 카자흐스탄 영화로 카자흐스탄의 유망한 젊은 감독 루스템 압드라쉐프의 <스탈린의 선물>이다.
 
<스탈린의 선물>은 1949년 카자흐스탄, 구 소련 정부에 의해 수많은 소 수민족들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하던 시절의 이야기로, 유대인 꼬마 사쉬카 (Sashka)는 기차로 강제이주 도중 할아버지가 숨지고 할아버지의 시신과 함께 카자흐스탄의 어느 외진 마을에 내린 유대인 꼬마 사쉬카 (Sashka)가 그 곳에서 겪는 일상을 사쉬카의 시선으로 다룬 영화다. 
 
▲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상영되는 카자흐스탄 영화, 카자흐스탄의 유망한 젊은 감독 루스템 압드라쉐프의 '스탈린의 선물'의 한 장면     © 임순혜
사쉬카는 카심(Kasym) 할아 버지와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정착하게 되나,  마을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비극이 닥치고 이스라엘로 보내졌던 사쉬카는 살아남아 마을을 다시 찾게되고 그 시절을 회고한다. 
 
<스탈린의 선물>은 사쉬카와 카심의 관계를 중심으로 마을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냉전시대, 스탈린의 폭압적 정권의 암울했던 시기에 변하지 않는, 인종과 종교, 연령을 초월한 사랑을 황량하나 아름다운 벌판의 마을을 배경으로 감동적으로 엮어나간다.
 
<스탈린의 선물>은 러시아, 폴란드, 이스라엘의 여러 제작사가 참여 한 범국제적 프로젝트로 스탈린에게 70회 생일선물을 보내면 부모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안은  사쉬카의 선물과 1949년 스탈린의 70회 생일을 맞아 최초의 핵폭탄 실험으로 수많은 이주민들이 무고한 희생을 당하게 한 스탈린의 죽음의 선물이라는 두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할아버지 카심과 사쉬카의 황량한 들에서의 말타기 장면, 잡초가 우거진 들판에 펼쳐진 철길, 희망을 걸어놓은 나무, 아름답고 비극적인 결혼식 장면 등 이국적인 카자흐스탄의 풍경이 매혹적인 영화다. 레이스로 단장한 하얀 신부의 드레스를 물들이는 붉은 핏빛은 영화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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