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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함께 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서울 동대문구 한마음 봉사회 자선 바자회 눈길
 
김철관   기사입력  2005/06/11 [18:04]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은 아름답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4동에 있는 아름다운 자장면 한마음봉사회(회장 안정옥)가 11일, 12일 양일간에 걸쳐 있어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한마음봉사회는 평소 아름다운자장면 집을 운영하면서 나온 전액수익금을 주변 불우이웃을 돕는 데 사용해 알려진 곳이다. 이번 바자회는 수익금 전액을 동대문구에 살고 있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계획했다.

▲  한마음 봉사회는 불우이웃돕기 '사랑의 대 바자회' 열었다.       ©  김철관
 
헌옷 등 중고 물품도 선보였지만 바자회 나온 대부분의 물품은 후원자들의 스스로 제공한 것으로 시중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판매를 하고 있다. 지난해 실시된 바자회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된 바자회는 올해부터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각각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한마음봉사회는 밝히고 있다.
 
11일 오후 아름다운자장면 집에서는 평소 팔던 자장면(2000원), 콩국수(2000원), 김밥(1000원) 등의 음식을 팔았고 바로 옆 공터에서는 의복, 스포츠용품, 유기농 채소, 음료수, 카액세서리, 책, 잡화 등을 파는 바자회 행사가 열렸다.
 
이날 주변 동대문중학교와 동답초등학교 학부모회, 어머니회, 아람단어머니회 등 학부회 임원들이 바자회 봉사활동을 자임하며 팔을 걷고 나섰고, 건축물 기획 설계를 맡고 있는 (주)바스코 직원 10여명도 함께 동참했다. 자원봉사자로 빼놓을 수 없는 한마음봉사회 운영위원 및 자원봉사요원들도 동참한 것은 당연한 것. 이들은 오늘과 내일 이틀간에 걸쳐 오전10시부터 오후7시까지 자원봉사를 하게 된다.
 
한마음봉사회는 동대문구 답십리초등학교를 14번째로 졸업한 동기 10여명이 의기투합해 지난 5월 출범했고 이들이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김경운 운영위원은 “이곳에 후원받은 물건은 새 물건이고 품질도 좋다”며 “수익금 전액을 동대문구지역에 살고 있는 어려운 이웃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바자회장에서 이름을 밝히고 싶지 않다는 한 자원봉사자는 “아름다운자장면 집 건물주 정사장 부인과 친구라서 동참하게 됐다”며 “여러 친구들이 지금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고 막상 봉사활동을 해보니 너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름을 밝히지 않는 후원단체인 (주)바스코 한 직원도 “우리 사장님이 좋은 일을 하고 있어 주말일인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봉사활동에 참여했다”며 “직원 10명도 함께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5월부터 매주 토요일(오전 12시30분부터 오후2시30분)이면 어김없이 이곳 자장면 집에서 어린이들에게 페이스 페인팅을 해주며 봉사활동을 했던 하수자(40)씨는 이날 손님이 많아 자장면 집 내에서 설거지 등을 담당한 주방보조로 일을 했다. 그는 “주말이라 배부한 무료 식권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 많다보니 주방일이 많아져 보조 일을 돕고 있다”며 “힘들지만 보람되고 재미있다”고 털어놨다.
 
불우이웃돕기 ‘사랑의 대 바자회’ 주최하고 있는 한마음봉사회는 아름다운 자장면 집을 운영하며 수익금(주방장 및 부장보조 임금, 가게임대료 등 제외) 전체를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가정, 독거노인, 결식아동, 소년소녀 가장 등을 돕는 순순한 봉사단체다. 봉사회원 및 봉사활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cafe.daum.net/ejajang)를 운영하고 있다. 관심있는 사람들은 다음 카페 검색창에서 ‘아름다운 자장면’을 치면 곧바로 한마음봉사회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작년 5월 출범한 한마음봉사회는 60세 이상 노인 및 저소득층 어린이에게 무료 미용(커트) 활동을 하고 있고, 동답, 답십리, 전동, 전농초등학교 저소득층 어린이와 답십리동, 전농동, 장안동 등 동사무소를 통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무료식권을 배부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의류업자 후원으로 계절옷을 지원하고 있고, 어른이, 어른 도서를 기증받아 저소득층 가정에 지원하고 있다.
 
한마음봉사회는 지난 4월20일,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급식비를 못 냈거나 학비를 못낸 동대문 주변 중학생 22명에게 각각 2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또 그날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중인 한 백혈병 어린이에게 20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한편 11일 오후 아름다운 자장면 한마음봉사회를 이끌고 있는 안정옥(38) 회장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그는 한사코 봉사활동은 자랑이 아니라며 저보다 다른 봉사자를 만나 인터뷰했으면 한다고 사양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됐다. 그가 봉사활동을 할 때 까지는 남편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남편은 신혼 초 단칸방 생활을 하면서도 월급을 타면 라면 한 박스라도 사 어려운 이웃에게 건넸습니다. 가정이 어려워서 제가 직접 음식점을 했는데 그 때도 어려운 이웃들을 도우라는 말을 했지요. 우리도 먹고살기 힘든데 그런 말을 들으면 사실 조금 섭섭했어요. 하지만 남편의 숭고한 뜻을 이해하게 됐지요.”
 
나이가 들고 가정이 안정 되면서 남편이 아름다운 자장면 집 봉사활동을 해보라고 했다는 것.
 
“남편이 다닌 답십리초등학교 동기들과 의기투합해 지난 5월 아름다운 자장면 집을 통해 한마음 봉사회를 출범시켰지요. 그 때부터 지금까지 회장을 맡아 활동을 하고 있지만 남에게 보여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지 않네요. 방송과 신문에 제 얼굴이 나와 사람들에게 알려져 아는 사람들이 더러 있어요. 민망하더라고요. 봉사활동은 저를 알리기 위해서 한 것이 아니잖습니까. 그래서 사진을 찍고 싶지 않아요.”
 
그는 현재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6학년, 그리고 이제 3살 된 늦동이가 있는 학부모다. 그래서 가정 일에다 봉사활동까지 하는 것이 벅차지만 보람된 일이기 때문에 즐겁다고 밝혔다.
 
물론 자장면 집일 운영하면서 힘든 일도 있다. 바로 주방사람 쓰는 문제였다.
“주방에서 일한 사람이 갑자기 잘하다가도 그만두고, 아무 이유 없이 그만두고 이런 관리가 매우 힘들어요.”
 
그는 가건물에서 요식업을 하다보니 구청 허가가 나오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인테리어 비용까지 포함하면 1억 가깝게 이곳에 투자를 했습니다. 이곳은 사유지와 공유지가 함께 공유한 땅인데다가 법에 따라 가건물에는 요식업을 못하게 돼 있어 구청에서 단속을 여러 차례 받았습니다. 물론 비영리법인으로는 허가를 받았습니다. 좋은 일을 하고 있으니까 지금까지 별일은 없었는데요. 어떤 방식으로든지 사단법인으로 등록해 좀더 체계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그는 “이번 바자회 수익금의 지원은 1차로 어려운 이웃을 동사무소에서 신청을 받고, 그 후 실사를 직접 거쳐 진짜 어려운 사람들에게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일을 시작하지 않을 때는 주말을 이용해 가족들이 함께 여가를 보낼 수 있었는데 이제 주말과 일요일이 더 바빠 가족과 여가를 보낼 수 없어 아이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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