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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 전회장, '나는 실패한 경영자' 편지남겨
임직원에게 심정토로 전해, 주먹구구 '족벌경영'에 대한 반성은 없어
 
이명훈   기사입력  2005/05/20 [13:42]
18일 법정관리에 들어간 대표적 토종 정보통신 기업인 삼보컴퓨터 이홍순(46) 회장이 회사의 법정관리 신청에 즈음해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는 편지를 임직원들 앞으로 남겼다.
 
이 편지에는 회사가 경영의 어려움을 겪으면 마음 고생이 심했던 이 회장의 심경이 드러났다.
 
하지만 여론은 무책임한 족벌경영을 한 소유주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은 상태다. 
 
창업자 아들과 친인척들이 검증도 없이 경영에 참여해 수천억 적자에이르고도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형식적으로 하다가 무너졌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남긴 편지에서 "여러분 죄송합니다. 나는 실패한 경영자로 결국 회사를 떠나지만 회사 자체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 입니다. 지금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저하가 돼 있겠지만 25년간 여러분이 흘린 피와 땀의 결정체 삼보컴퓨터가 대한민국 경제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도록 여러분 모두의 흔들림 없는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사의 성장과 아픔을 같이 했던 선배와 동료에게 부끄럽지 않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며 "하지만 결국 법정관리로 갈수 밖에는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 견디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 직원들을 떠나 보내야 하는 아픔까지 감수하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해 왔지만 결국 역부족 이었다" "최근들어 대만 및 중국업체의 저가공세에 따른 제조자개발생산(ODM) 사업의 수익성 악화 및 영업손실 누적, 그리고 이에 따른 사업규모와 여신 축소 등으로 더 이상은 버티기가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보의 몰락에 대해 이용태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홍순 삼보컴퓨터 회장과 차남인 이홍선 전 두루넷 부회장을 '원인'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이 회장의 사위인 이정식 전 티지벤처 대표와 동서인 김종길 전 삼보컴퓨터 부회장 등의 '족벌경영'도 문제로 지적된다.
 
삼보가 경영에 실패한 원인에 대해 표면상으로는 경쟁업체들의 저가공세와 자기 브랜드 없이 값싼 피시(PC) 수출에 매달려온 영업전략이 지적됐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창업자의 아들이 경영승계에 나서고 친인척들의 족벌경영, 방만한 문어발 경영이라는 ‘재벌놀이’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1980년에 시작된 '삼보신화'의 밴처기업 정신을 망각한 채 '재벌'처럼 기업을 확장하고 무리하게 신규사업에 투자했다는 지적이다.
 
삼보는 정보통신 분야에 집중하긴 했으나 50여개에 이르는 관계사를 거느리는 문어발식 확장(선단경영)으로 전근대적인 기업운영을 해 왔다.
 
컴퓨터 제조부터 초고속인터넷, 이동통신, 소프트웨어, 솔루션, 인터넷방송, 벤처캐피털까지 거의 모든 '트랜디 기업'에 진출을 했으나 진출한 사업은 대부분 손해를 봤다.
 
90년대 초 무선호출기 서비스업체인 나래앤컴퍼니(구 나래이동통신)을 설립해 '삐삐' 통신업을 시작했지만 핸드폰이 등장해 사업을 접었고, 시티폰에도 투자를 했다가 실패했다.
 
삼보에 더욱 치명상을 입힌 것은 98년 시작했던 초고속인터넷 사업이다. 당시 삼보는 두루넷을 통해 이 시장에 진입했으나 2년 만에 부도를 냈다.
 
한편 삼보는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삼보는 19일 수원지방법원에 증권선물거래소의 상장폐지 절차 진행과 거래정지 결정에 대해 각각 상장폐지정지 가처분 신청과 매매재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삼보는 "기업 회생을 위한 법정관리 신청만을 이유로 주권상장을 폐지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점과 소액주주들의 피해 등을 감안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삼보컴퓨터 측의 상장폐지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증권선물거래소의 상장폐지 절차는 본안 판결 때까지 중단된다.
 
또 매매재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매매거래정지 조치가 해제된다.
 
과거 법원은 지누스, 동해펄프 등의 상장폐지정지 가처분 신청을 수용한 적이 있으나 매매재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진 사례는 없다.
 
삼보컴퓨터 대리점 연합회사장 15명은 19일 긴급회의를 갖고, 상가 대리점 연합회 명의로 비용을 각출, 회사가 견실한 경영환경으로 재 탄생할 것이라는 내용의 광고 게재를 하는 한편 애프터서비스(AS)강화 등을 통한 삼보컴퓨터 살리기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대시켜 나가기로 결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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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5/20 [13:4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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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g 2006/09/13 [20:49] 수정 | 삭제
  • 미친놈 니 놈은 한글 다 아냐 받아 쓰기 하면 10점도 못 맞을 놈이 한글타령은
  • 누리망 2005/05/21 [09:58] 수정 | 삭제
  • 컴퓨터가 이 땅에서 잘 팔리게 해 준 건 한글이 가장 큰 공로자다. 그런데 이용태는 한글을 아주 싫어했다. 제 조상이 한자 좋아한 분이어서인지 잘 모르지만... 한자와 영어는 좋아했다. 코리아닷컴인가 영문인터넷주소는 수십억에 사고 한글인터넷주소는 두루넷에서 안 되게 했다. 회사까지 찾아가서 두루넷이 살고 정보통신이 발전하는 길이고 대중의 인터넷통신 접근을 편하게 하고 정보격차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사정해도 듣지 않았다. 한국통신과 하나로는 한글인터넷주소가 되는 데 두루넷만 안 되면 머지않아 두루넷 쓰러질지 모른다고 해도 안 듣더니 두루넷 쓰러지게 되었다. 그런 정신상태론 쓰러지는 게 어쩔수 없는 길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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