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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V 유럽식, 이동수신 고화질 양립 가능
2일 발표된 DTV해외조사보고서 실속없어
 
김철관   기사입력  2004/02/05 [11:23]

지상파 디지털TV 유럽식 전송방식이 고화질과 이동수신, 양립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DTV해외조사 공동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는 디지털TV 전송방식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지난 2003년 11월 22일부터 12월 16일까지(25일간) 실시된 해외실태조사결과 종합보고서를 지난 2일 공개했다.

종합보고서는 그간의 전송방식 논란의 쟁점사항인 △ATSC(미국)방식의 고정수신 성능 △DVB-T(유럽)방식의 HD 이동수신 가능성 △이동수신 관련 현황 △HD방송서비스 제공현황 및 전망 △단일주파수망 관련 사항에 대한 사실 확인결과 등의 내용을 담고있다.

하지만 지난해 정통부와 방송위의 10.4합의에 따라 실시된 해외실태조사보고서가 공동보고서 형식을 취했으나 DTV전송방식의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한 합의된 보고서라기보다 각자의 주장에 그친 보고서였다는 석연치 않는 비판도  일고있다.

DTV해외실태공동보고서는 해외 디지털방송에 대한 현상적 상황에만이 치중돼 있고 정작 중요하게 다뤄야 할 기술문제는 가치판단을 흐리게 해 정통부의 시간끌기 작전에 말려들었다는 방송현업인들의 지적도 제기되고있다.

미국 방식 문제로 지적돼 온 고정수신의 경우, 공동보고서는 "수신기 기술발전에 따라 수신성능이 개선돼 유럽방식과 동등한 수준까지 향상됐다”고 적고 있다. 하지만 DTV비대위는 “향상 됐다고 했던 수신기가 현실화 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없고 수신기의 발전을 미국방식 개선으로 연결시키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며 “수신기는 시청자가 구입해야 하는 것으로 수신기에 대한 과도한 개발은 시청자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통부와 방송기술인 사이의 쟁점이 됐던 유럽방식의 고화질·이동수신 양립문제는 양립이 가능하다고 확인됐다. 공동보고서가“기술적으로 고화질과 이동수신의 양립도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실제 서비스를 위해서는 현실성 및 필요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유럽식의 고화질과 이동수신 양립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림으로서 그동안 정통부가 줄기차게 주장해 왔던 “유럽방식은 고화질과 이동수신이 동시에 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공동보고서는 호주의 이동수신 시연회에서 발생한 방송위와 정통부가 각각 다르게 실시했던 이동수신 시연 결과를 담고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발표된 공동보고서의 주요 쟁점별 조사내용을 살펴보면 △ATSC(미국)방식의 고정수신 성능 향상을 위해 수신기 기술(등화기 등) 개발 및 방식개선이 진행됨 △DVB-T(유럽식)방식의 HD 이동수신 가능성은 영국(DTI, BBC), 호주(SBS) 등 방송사는 기술적으로 HD와 이동수신의 양립 가능, 독일의 T-Systems는 HD 이동수신은 현실성 없다고 평가했고

△많은 방송사들이 이동수신에 관심을 갖고 있고, 독일, 대만 등 지상파방송의 시장점유율이 낮은 국가의 방송사들은 이동수신을 경쟁력 강화의 수단으로 인식하며 적극 추진하고 있음 △미국과 캐나다는 ATSC방식으로, 호주는 DVB-T방식으로 지상파 HD방송을 실시하고 있고 대만과 영국은 향후 HD 도입 검토 등이다.

이렇듯 공동보고서로 드러난 DTV해외시찰조사는 당초 목적대로 공통분모인 전송방식문제 해결에 역점을 뒀다기보다 해외시찰조사가 양 방식의 의견만 지나치게 나열돼 DTV방식 논란만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DTV비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해외실태조사는 DTV전송방식의 진전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고 국민의 세금만 낭비한 꼴이 됐다"고 밝힌 점을 보면 해외실태조사가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송위와 정통부 등 양측 관계자들은 세계 각 국의 경쟁적 지상파방송 디지털전환 추진이 빠른 방송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ATSC방식과 DVB-T방식 모두 수신성능의 대폭 향상됐고 고화질(HD) 서비스와 이동수신에 대한 시청자의 수요 증대 등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했다고 원론적 수준만 밝혔다.
 
특히 조사단원들은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시청자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아날로그 시대의 고질적인 난시청문제 해결과 함께 HD방송과 이동수신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원론적 수준만 확인했다.

이와 관련,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관계자는 “공동보고서가 전송방식 해결은커녕 논란만 증폭시켰다”며 “향후 필드테스트 등 일련의 전송방식 재검토 문제에 대해 혼혈을 쏟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22일부터 25일간 실시된 DTV해외실태조사는 이효성 방송위원회 부위원장(방송위)과 김창곤 정보보호진흥원 원장(정통부)을 공동단장으로 해 정보통신부, 방송위원회, 방송사, 방송공학회, 언론노조 등 17명이 조사단원으로 참여했다.

미국, 영국, 독일, 싱가포르, 일본 등 8개국 18개 방송기관을 두루 살펴봤고 DTV실태를 나름대로 파악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동수신 실측결과와 관련해 방송위와 정통부가 의견이 대립돼 각각의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그쳤다. DTV해외실태보고서는 현재 방송위원회 홈페이지에 보고서 전문이 게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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