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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쇠고기 더 사라고 닦달하는 이유
[김영호 칼럼] 미국인이 사료나 버리는 부위 판매, 통상압력만 커져
 
김영호   기사입력  2010/11/27 [04:58]

한국의 쇠고기 수입시장을 확대하려는 미국의 집착은 병적이다. 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다시 확인됐다. 자동차와 함께 쇠고기 수입확대를 압박했지만 이명박 정권을 설득하지 못해 잠시 물러난 듯하다. 노무현 정권이 한-미 FTA 선결조건의 하나로 쇠고기 수입을 재개했다가 농민-시민단체의 반발로 곤욕을 치렀다. 이명박 정권 또한 FTA 조기비준을 노려 광우병 위험을 무시하고 연령제한 없이 모든 부위의 쇠고기 수입을 결정했다가 서울의 밤을 촛불로 뒤덮었다. 미국이 국민적 저항을 목도하고도 닦달하는 이유는 미국인이 안 먹는 뼈, 내장 따위를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9일 밤 청와대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 주재로 한-미 FTA 긴급장관회의가 열렸다. 여기에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참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그의 참석은 회의의 성격을 말하고 남는다. 2008년 4월 쇠고기 협상 대표를 맡았던 민동석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차관보가 그즈음 외교통상부 제2차관으로 발탁된 사실도 시사점이 크다. 그럼에도 10월 8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통상장관회담을 가진 뒤 쇠고기 문제는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토머스 도나휴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이 론 커크 USTR(미국무역대표부) 대표로부터 들었다는 말은 아주 다르다. “이번 협상에서 쇠고기 문제는 부차적인 논의사항으로 3/4 정도 진행됐고 소소한 조정만 남았다”는 것이다. 이 말이 옳다면 김 본부장은 국민을 속인 것이다. 지난 9월 다르시 배터 미국 농무부 부차관보가 미국축산육우협회 대표단과 만나 연령제한 없이 모든 부위의 쇠고기를 수입토록하고 관세 40%도 철폐토록 하겠다고 장담한 바 있다. 이 발언 또한 쇠고기는 거론하지 않았다는 김 본부장의 말을 믿을 수 없게 만든다.

미국이 쇠고기를 FTA와 묶어서 관철시키려는 의도는 맥스 보커스 미 상원 재무위원장 때문이다. FTA가 미국 의회비준을 얻으려면 상원 재무위원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그 관문에 그가 수문장처럼 버티고 있는 것이다. 그는 미국 목축업 주산지인 몬태나 출신이다. 2006년 12월 4~8일 한-미 FTA 의제와 연관이 없는 그곳에서 5차 협상이 열렸다. 협상단이 비행기를 3번이나 갈아타고 또 버스로 달려 26시간만에 도착했다. 미국이 영하 20도의 오지로 협상단을 부른 속내가 금방 드러났다. 바로 그가 취재기자단 앞에 나와 쇠고기 시식회를 갖고 살코기 이외에 뼈, 내장을 수입하지 않으면 FTA 의회비준이 어렵다는 점을 과시했다.
 
대규모 도축장의 작업전경. 대형 기계톱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특정위험부위인 뼈 조각들이 혼입될 수 밖에 없다.      © KBS 스페셜 제공


그 뒤에는 지구적 규모의 농축산물 생산-가공-수송-저장-유통체제를 구축하고 미국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초국적 농식품 복합체(transnatioal agrifood complex)들이 도사리고 있다. 카길은 세계최대의 비상장 개인기업이며 WTO(세계무역기구) 농업분야의 설계자로 알려졌다. 카길은 13억 인구의 식량시장을 겨냥해 중국의 WTO 가입 위해 로비활동도 벌였다. 카길은 미국 곡물수출의 25%를 차지하고 미국내 육류시장의 22%를 점유하고 있다.

타이슨 또한 초국적 농식품 복합체이다. 미국 최대 쇠고기 생산업자이자 돼지고기 가공분야의 2위인 IBP를 2001년 인수함으로써 세계최대의 육류 생산-판매회사로 떠올랐다. 소만도 1주일에 13개 공장에서 17만1,000마리를 도축한다. 카길과 타이슨은 종자에서 소매상까지 수직적 독점체제를 구축하고 세계식량시장을 재편해 왔다. 노 정권이 쇠고기 시장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아 갈비통뼈가 발각되어 반송되었는데 주로 카길과 타이슨 제품이었다.

광우병을 이유로 중국과 호주는 아직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일본은 20개월 미만, 대만은 30개월 미만 살코기만 수입을 허용하고 있다.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가입국인 멕시코도 30개월 미만 살코기만 수입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이 한국시장에 유독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한국은 가죽만 빼고 살코기, 내장, 뼈, 피 등 모든 부위를 먹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살코기도 주로 20개월 미만만 유통되고 내장도 간만 먹는다. 미국인이 안 먹고 사료로 쓰거나 버리는 부위를 한국에 팔겠다는 소리다.

뽈떼기라는 대구 머리탕이 비싸게 잘 팔리자 1990년대초 미국은 대구머리 수입개방을 압박해 성사한 적이 있다. 이 또한 미국인이 먹지 않는 부위다. 그 즈음 중국한테는 닭발을 수입하라고 통상압력을 넣었다. 미국인은 닭의 다리, 날개, 몸통만 먹는다. 쇠고기 추가개방은 공돈이나 다름없는 돈이 생기니 통상압력이 그칠 리 없다.






언론광장 공동대표
<건달정치 개혁실패>, <경제민주화시대 대통령> 등의 저자  
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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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11/27 [04:5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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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 2010/11/28 [03:06] 수정 | 삭제
  • 공룡이 뭐 어때서..고기먹지 말자는데 그게 뭐 어때서..통상압력..난 그게 뭔지..자유무역은 해야되는 일이고, 그것이 마치 무슨 국부론처럼 그런 것을 팔아먹는 것처럼 왜곡하는 지식인이야 말로 가증스럽다, 미군의 통조림잔밥으로 해장국을 팔아 부자가 된 나라사람인데..이제와서 무슨 고매한 척 하는 그리고 좌파지식인척 하는 ..나는 그게 싫다. 내가 우편향은 결코 아니지만 껍데기안벗는 꼴은 못보는 성질머리라..돼지껍데기가 그렇게 좋다며..ㅎㅎ
  • 애독자 2010/11/27 [09:28] 수정 | 삭제
  • 다물인님의 횡설수설 댓글은 악풀보다는 낫겠지만 좀 거시기 하네요.

    한미FTA라는 국가적 중대문제에 대해 김영호 선생님께서

    어려운 시간과 열정을 할애하여 글을 써 세상을 일깨워주고 있는 셈인데

    다물인님은 좋은 글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본글 취지와도 전혀 동떨어진 언급을 하는 것은 좋은 글을 망치는 셈입니다.

    김영호 선생님의 글은 소고기를 먹지 말고 풀을 먹으며 살자는 뜻이 전혀 아니고

    소고기를 먹되 건강한 소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미국과 자유무역을 하되 불공정한 무역이 아닌 상호 평등한 호혜적 교역을 위한 조언을 하고 계신 겁니다.

    말을 하다 보면 좋은 말도 있고 또 좋지 않은 말도 있는 법이지만

    계속 횡설수설식이 되면 사회에 공해가 되지요.

    조용한 댓글 세계에 공포의 침묵보다는

    그래도 이상한 댓글이라도 있는 것이 좀 덜 외로워 보이게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하는 댓글, 조금만 더 내용이 있는 댓글,

    세상을 보는 눈은 좀 통찰력이 떨어지더라도

    진실성과 진지성이 묻어나는 댓글이 되면

    세상이 좀 더 좋아지지 않겠어요?

    횡설수설식의 댓글은 주점가의 담벼락 옆에 있는 구토물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기왕에 쓰는 댓글이면

    좀 생각하고, 그래서 좀 더 고민하고 써주시면 세상이 좀 더 좋아질 것 같습니다.

    좋은 주말이 되시길 바랍니다.

  • 다물인 2010/11/27 [06:30] 수정 | 삭제
  • 일체의 고기를 먹지말고, 미국사료구입해서 황소키우지 말고, 황소는 밭갈리 하는데만 사용하고, 죽으면 무덤만들어주거나 화장해버리고 그러면 되지..고기먹을려고 애쓰지 말자고요..고기먹는 인간들 머리깍고 다 중이 되던지..단백질섭취를 하는게 문제인데..닭고기로 하면 될까? 편식운동을 해야 한다는 말씀..닭이 공룡의 후예라는데..공룡화석도 수상하고..화석하 되면서 부피가 커질수도 잇지 않을까? 나는 공룡이 실존하지 않았다고 본다. 상상이지만..결국 공룡이 있었다는 것도 상상이 아닌가 싶다. 그 알 수 없는 쥐라기시대에 백악기시대에 인간의 진화론적 증거를 찾기 위해 고심하지만, 창조론 만큼 난해한 것이다. 고로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다. 소고기먹지 말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