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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혜경 "열린우리당이 실패했다고? 억울하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노혜경 前 노사모 대표 인터뷰
 
CBS시사자키   기사입력  2007/05/15 [12:27]
노사모 노혜경 前 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실패했다는 평가는 억울하며, 열린우리당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열린우리당의 엘리트 정치인들이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모 노혜경 前 대표는 14일 저녁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진행 : 명지대 신율 교수, FM 98.1, PM 7:05-9:00)에 출연해, “열린우리당의 실패라고 말하기에는 아깝고 억울한 부분이 많다. 열린우리당이라는 정당이 역사적으로 실제로 잘못한 부분이 없다”며 “원내가 잘못한 부분은 많다고 보지만 열린우리당 자체가 잘못한 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당원들이 당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한 당은 그냥 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 前 대표는 열린우리당 해체를 통한 범여권 통합에 대해서도 “단순히 대선승리를 위한 구구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노 前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주장하는 법규 안에 대통령도 포함된다는 법규는 없다”고 주장하면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범주 안에 대통령이라는 공무원도 포함시킬 것이냐는 조금 다른 문제”라고 밝혔다. 사실상 대통령에게는 정치적 중립 의무가 없다는 주장이다.
 
노 前 대표가 참여하고 있는 참여정부 평가포럼과 관련해서는 “참여정부가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노력하는 포럼”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참여정부 평가포럼 안에는) 열린우리당 당원들도 많고, 다른 모임에 참여해서 일하는 분들도 많다”면서 “그 가운데는 김근태, 정동영 전 의장을 지지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라면 그 사람들이 정치활동을 하는 것을 참평포럼의 단체행동이라고 오해만 안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근태, 정동영 前 의장에 대해서 “미래를 향한 국민을 통합할 수 있는 비전을 보여주는 데 두 분이 다소 미흡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 이하 방송 내용 #####
 
▶ 진행 : 신율 (명지대 교수/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노혜경 (전 노사모 대표)

 
- 80년대 인권변호사로서의 노무현 변호사와 지금 노무현 대통령은 차이가 있나?
 
아무래도 사고의 폭이 넓어지셨다. 그때는 민주화, 인권보호, 군사독재 종식 등 급진적이고 목적이 분명한 일에 종사하셨는데 지금은 국가 전체를 경영하시다보니 아무래도 좀더 폭이 넓고 유연해지고 부드러워진 것 같다.
 
- 한미FTA나 이라크 파병, 비정규직법 문제에 대해 어떻게 보나?
 
국가 전체 안에서 그런 문제들을 해결해갈 땐 사고를 좀더 넓게 하고, 에둘러갈 수밖에 없다. 진보진영에서는 그런 문제들이 참여정부가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하는 대목인데, 또 반대편 진영에서는 지금 하고 있는 대책도 너무 미흡하다고 주장한다. 그 사이에서 당장의 현실을 망가뜨리지 않으면서 앞으로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는 초석을 다진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내가 처음에 노무현 대통령에게 기대했던 이상적인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비해서는 많이 나아갔다고 생각한다.
 
- 일부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국내에서 하는 언행과 미국에 가서 하는 행동에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
 
내가 정부에 들어가서 일하기 전에는 정부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몰랐다. 대통령이 되고 나면 그 사람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잉크 색깔이 바뀌듯 일사분란하게 모든 게 바뀐다는 환상을 나도 모르게 갖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청와대에 들어가니 하부구조가 전혀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 한 사람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국민이 무엇이 변화해야 한다는 걸 지속적으로 같이 싸워주지 않는데 지금만큼의 변화를 가지고 온 것도 굉장한 성과라고 생각하게 됐다.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지만 A 파트에서는 A의 말만 골라가면서 듣고 B 파트에서는 B의 말만 골라가면서 듣는데, 실제로 미국에 가서 했던 모든 워딩이 국민에게 소개됐다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국내에서 했던 얘기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효순이 미선이 사건이 있었다. 그때 캠프와 노사모에서 촛불시위에 참여하고 미국에 대한 뚜렷한 반대의사를 표명하라는 요구를 많이 했지만, 노무현 후보는 일국의 대통령이 될 사람이 그런 방식으로 행동해선 안 된다면서 끝까지 촛불시위에 나오지 않았다. 그때 이미 알 수 있었던 행보라고 생각한다.
 
- 노무현 정부가 어떤 변화를 일으켰다고 보나?
 
사소하지만 큰 변화다. 일단 규칙을 지키는 편이 이익이라는 생각이 많이 퍼졌다. 예를 들어 버스 줄서기를 시작할 때 예전에는 사람들이 와르르 뛰어가서 힘이 약한 사람들은 버스를 못 타는 게 현실이었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그런 시대가 있었다는 걸 기억도 못하고 있다. 그런 식으로 사회가 많이 질서 잡혔다는 것이다. 법규에 정해진 대로 행동하는 게 결코 손해 보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사소하고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 우리 사회가 안 그랬던 것이 많이 바로잡혔다. 상식과 원칙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아지면서 동시에 상식과 원칙을 지키는 국민이 늘어났다. 상당한 수준의 국민의식과 정치와 행정 등등의 행동수준이 많이 일치해가고 있다.
 
-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발언이 이어지고 있는데, 현행법상 대통령은 별정직 공무원이자 공무원이기 엄격한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발언을 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조항에 예외규정을 둔다든가 법 개정부터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주장하는 법규 안에 대통령도 포함된다는 법규는 없다. 말하자면 법을 어디까지 해석하느냐의 문제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범주 안에 대통령이라는 공무원도 포함시킬 것이냐는 조금 다른 문제다.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것은 실질적으로 직업관료의 입장에 놓여있는 사람들 대부분 요구되는 것이다. 대통령이 행정부의 수반이라는 의미에서 공무원이기도 하지만, 국회의원들도 국가의 급여를 받고 있기 때문에 공무원이긴 하나 한편으로 정치인이라고 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전 의장이 참여정부 평가포럼에 대해 비판하는데?
 
참여정부 평가포럼이 열린우리당을 대신해서 정치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다시 말해 준정당화를 할 수 있다는 의심 때문에 공격적 자세가 나오는 것 같다. 좀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참여정부 평가포럼에서 제3의 대선후보를 지지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이다. 마음속에 안 들어가 봤으니까 알 수 없지만, 참여정부 평가포럼이 정치활동을 하리라는 부분 때문에 생겨나는 공격성이라고 본다. 그런데 참여정부 평가포럼은 참여정부가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노력하는 포럼이다. 우리가 주체가 돼서 참여정부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우리 역시 참여정부에서 일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우리 자신의 활동을 포함해서 올바른 평가를 받기 위함인데, 언론 여건 때문에 정보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고, 우리의 행동이 너무 은폐돼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일을 했는지를 적극적으로 알림으로서 제대로 평가받고 싶다는 포럼이기 때문에 큰 의미에서는 정치적 활동이 맞지만 지금 대선주자들이 상상하는 좁은 의미의 정치적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입장과 목표가 다르다. 여러 가지 말이 나오는 이유는 착오에 의한 불안과 의심의 발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각을 다시 가다듬어주길 바랄 뿐이다.
 
- 참여정부 평가포럼은 제3의 후보를 지지하거나 관심을 두지 않겠다?
 
정치참여를 하거나 안 하는 건 참여정부 평가포럼의 목적에 없는 일이다. 참여정부 평가포럼의 들어있는 대부분의 멤버들은 2중, 3중 멤버십이다. 열린우리당 당원들도 많고, 다른 모임에 참여해서 일하는 분들도 많다. 최근 해산한 참정연 회원들이나 노사모 회원들도 많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다른 영역에서 정치활동을 충분히 할 것이고, 그 가운데는 김근태 전 의장이나 정동영 전 의장을 지지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라면 그 사람들이 정치활동을 하는 것을 참여정부 평가포럼의 단체행동이라고 오해만 안 하면 된다.
 
- 유시민 장관 홈페이지에서 김근태 전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에 대해 비난성 설문조사를 실시한 일이 논란이 됐는데?
 
정확히 말하면 유시민 장관 홈페이지에서 한 게 아니다. 유시민 의원이 장관으로 가면서 자기 홈페이지를 닫으려고 했는데, 네티즌들이 그 홈페이지를 달라고 해서 네티즌들에게 양도했던 홈페이지다. 그리고 그 폴 자체는 아무나 올릴 수 있는 폴이다. 수십 개의 폴 중 하필 그 하나의 폴에 대해 과도하게 주목했다는 것이 지나친 전경화의 오류라고 생각한다. 의도적으로 주목했다고 본다. 문제 삼기 위해 주목했다기보다는 신경을 쓰다보니까 다른 건 안 보이고 그것만 보였다고 생각한다.
 
- 열린우리당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보나?
 
열린우리당은 정당 역사상 가장 진보적이고 가장 잘 만들어진 정당임에는 틀림없다. 무엇보다 당원들이 살아 움직이는 정당이다. 지금 열린우리당의 갈등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참여의사를 밝히고 당의 주인이고 싶어 하는 당원들과 국회의원들, 그러니까 보수정치를 넘어서서 엘리트 정치가들 사이의 갈등이라고 본다. 열린우리당이라는 정당이 역사적으로 실제로 잘못한 부분이 없다. 열린우리당의 어떠한 시기의 의정활동을 담당한 정치가들, 그러니까 원내가 잘못한 부분은 많다고 보지만 열린우리당 자체가 잘못한 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당원들이 당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한 열린우리당은 그냥 갈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지금의 갈등은 어떤 측면으로든 수습될 것이다. 그리고 꼬마 열린우리당을 만든다는 발상도 구태의연한 정치공학적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 지금의 분열은 엘리트 정치인들의 분열이지, 열린우리당 자체의 분열은 아니다?
 
그렇다. 한때 50만을 기록했다가 지금은 20만 정도로 줄었다고 하지만 사실 열린우리당 당원 중에는 당비를 한달에 만원씩 내고 싶어 하는 당원들도 많다. 이렇게 당이 당비로만 운영될 수 있도록 열렬히 참여하고자 하는 당원들의 의사를 수렴할 것인가에 대해 당직을 맡았던 분들이 많이 실패했다. 그런 실패지, 열린우리당의 실패라고 말하기에는 아깝고 억울한 부분이 많다.
 
- 지금 논의되는 범여권 통합에 대해 어떻게 보나?
 
유권자들 중엔 과거에 민주당을 지지하다가 열린우리당 베이스로 넘어오지 않고 남아계신 분들도 있고, 열린우리당으로 넘어온 분들도 있기 때문에 지지자들을 어떤 형태로든 범개혁세력으로 통합하기 위한 노력이 있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이뤄지는 통합 논의들은 뚜렷하게 열린우리당이 만들어질 때보다도 나은 이슈나 명분, 정치적 목표를 내걸고 있지 않다. 단순히 대선승리를 위한 구구한 얘기이기 때문에 그것이 정치공학적으로 느껴지고, 실제로는 어떻게 말하든 간에 말 뒤에 석연치 않은 무언가가 느껴지니까 국민이 그냥 바라보고만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통합을 한다고 하면 늘 기득권을 내놓는다고 하는데 어떤 것이 자신의 기득권이며 뭘 내놓을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한 적이 없다. 그리고 통합한다고 말하면서 범여권이 모인다고 하는데, 도대체 범여권이 뭘 하는 것이냐에 대한 정의도 내려지지 않았다. 말이 선명하지 않다. 언어가 분명하지 않으면 무슨 말인지 잘 못 알아들으니까 가만히 쳐다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 범여권의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손학규 전 지사에 어떻게 생각하나?
 
손학규 전 지사가 범여권이라고 불리는 건 이상하다. 그분은 얼마 전까지 최대야당 한나라당의 경기도자시였는데 어떻게 범여권이 되나. 여야의 포지션이 바뀔 수는 있지만 범여권이라는 말 자체는 기본적으로 참여정부가 출범할 때 그쪽에 섰던 사람을 말한다. 그런데 손학규 전 지사는 반대쪽에 서있었기 때문에 이젠 무소속이라거나 여야도 아니라는 말은 되겠지만.
 
- 노무현 대통령이 고건 전 총리, 정운찬 전 총장, 손학규 전 지사, 정동영 전 의장, 김근태 전 의장에 대해 연이어 비판하고 있는데?
 
앞의 세 분은 자진납세에 가깝다고 본다. 세금 내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자발적으로 낸 것이다. 대통령께서는 고건 전 총리가 정말 아닌 분인데 잘못 기용했다고 말한 게 아니라 그분에게 원했던 역할이 있었는데 그 점에서는 실패했다고 얘기했던 것뿐이다. 그리고 손학규 전 지사나 정운찬 전 총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뭐라고 하지 않았다.
 
-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김근태 전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근태 전 의장은 민주화운동에 공을 많이 세운 분이고, 정말 존경해 마땅한 분이다. 그분이 대통령감이다 아니다라기보다는 국민이 그분을 대선후보로 지지하고 싶어 하는가 아닌가의 문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많이 도와드리고 싶었지만 잘 안 됐다. 정동영 전 의장도 정치인으로서 국민에게 사랑받을 자질이 많을 분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첫 번째 당의장 때는 정말 사랑도 많이 받았는데 안 됐다. 그런 점에서 그냥 아쉽다. 미래를 향한 국민을 통합할 수 있는 비전을 보여주는 데 두 분이 다소 미흡했다고 본다. 당내에서의 정치도 중요하지만 국가적 비전을 내보이는 것이 대선후보로서는 더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현재 등장하고 있는 후보 가운데 미래의 대선후보가 뭘 가져야 할 것이냐에 대해 말하는 후보가 많지 않다.
 
▶진행: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월~토 오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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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5/15 [12:2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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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겨 2007/05/16 [04:03] 수정 | 삭제
  • '열린우리당은 정당 역사상 가장 진보적이고 가장 잘 만들어진 정당임에는 틀림없다.'

    이렇게도 정신을 못 차렸어요....
  • gg 2007/05/15 [18:33] 수정 | 삭제
  • 청와대 갔다가 노사모왔다가...아주 노사모가 대통령의 시다바리냐? 비판적 팬클럽이라는 명분을 짓밟은 노빠의 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