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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치매' 발언 전여옥 의원, 사면초가 빠져
여야 각 당 "전여옥 자중하라" 집중포화 … 박근혜 대표에도 불똥
 
CBS노컷뉴스   기사입력  2006/02/24 [09:23]
與, 전여옥 의원 국회 윤리위에 제소키로 
 
열린우리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치매 노인에 비유해 물의를 빚은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키로 했다.
 
열린우리당 노웅래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24일 국회 브리핑에서 "전 의원의 발언은 특정 정파의 문제가 아니라 국회 전체의 명예와 품위를 손상시킨 망언인 만큼 한나라당을 제외한 야당에 윤리위 제소를 이미 제안했다"며, "다음 주 월요일 전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웅래 부대표는 이어 "전여옥 의원의 망언은 이성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며, "대응을 안하고 넘어가면 제2, 제3의 망언이 나올 수 있는 만큼 분명히 집고 넘어가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CBS정치부 장윤미 기자
 
 
"전여옥 치매 발언 들은 사람 더 있다"
문제발언 보도 김기석 기자 " 떳떳하다면 행사장면 비디오 공개하라" 
 
"6.15 선언은 돈을 주고 산 것이다. 김정일이 공항에서 껴안아 주니까 치매 든 노인처럼 얼어서 서 있다가 합의해 준게 6.15 선언이다"
 
전여옥 의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폄하 발언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기사를 처음 보도한 인터넷 신문 브레이크 뉴스의 김기석 기자가 24일 CBS 라디오 '이슈와 사람' 에 출연해 당시 정황과 입장을 밝혔다.
 
김 기자는 "당시 500여명의 관중과 기자 여러 명이 있었으며 전여옥 의원의 DJ폄하 발언을 정확히 들었다고 증언하는 기자와 일반인들을 확보해 두었다"고 말했다.
 
녹취록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김 기자는 "녹음을 해 두지는 않았지만 한나라당에서 행사 전체를 비디오 촬영란 것으로 안다"며 "전여옥 의원이 떳떳하다면 한나라당이 찍은 비디오 테이프를 공개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전여옥 의원은 "6.15 선언의 문제점에 대해 비판을 한 적은 있으나 '치매'라는 단어는 쓰지 않았다"며 브레이크 뉴스의 김기석 기자에 대해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김기석 기자는 이에 대해 "고소를 원한다면 하라. 법정에 설 만큼 당당하다" 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생방송에 대해 전여옥 의원은 "일정상 인터뷰에 응할 수 없다"며 거절해 김기석 기자의 인터뷰만 진행됐다.

CBS편성국

 
'DJ 치매' 발언 전여옥 의원, 사면초가 빠져 

24일에는 한나라당을 제외한 각 정당 대변인들이 일제히 전여옥 의원의 대국민 사과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전여옥'이라고 하는 그 이름이 독설과 망언의 대명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자신이 날린 '말의 비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상처와 고통으로 남을지에 대해 반성하고 전 국민을 상대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또 "말은 그 의도가 어디에 있든 지극히 신중해야 하고, 특히 '그 말이 대상이 되는 사람이 어떻게 느낄 것인가'를 판단하는 것이 짐승과 달리 언어를 이용해 대화하고 소통하는 인간에게 있어 가장 큰 덕목"이라고 전여옥 의원을 훈계했다.

"칼에 찔린 상처는 아물면 곧 잊혀지지만 말에 찔린 상처는 평생 남아서 오랫동안 치유해야 하며, 2ㆍ30대 들었던 모욕적 언사를 6ㆍ70대까지도 기억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우상호 대변인의 비판은 점잖은 편이었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은 "전여옥 의원은 즉각 국회를 떠나라"며 "전 의원은 국회의원 이전에 먼저 인간이 돼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 대해서도 "전여옥 의원을 출당 조치하고, 당 대표로서 전 의원의 망언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 부대변인은 "'광폭정치'를 상징하는 긴 주름치마를 자주 입는 박 대표가 전 의원을 출당시키지 않는다면, '긴 주름치마 광폭정치'가 아니라 실제로는 '미니스커트 짧은 정치'를 하면서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도 "전여옥 의원의 발언은 '저질 우파'의 우려스러운 정치수준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생각나는 대로 내뱉는 것이 전부 말이 되는 것은 아니며, 생각나는 대로 내뱉는다면 그것은 배설과 다를 바 없다"며 "전 의원의 이번 망언은 국민들에게는 참으로 난감한 배설 행위"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전여옥 의원에게 비례대표 의원직을 주었고 대변인까지 시켰던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가 이번 배설물을 깨끗이 치우고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전여옥 의원은 "'치매'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지만 주변의 반응은 싸늘하다.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인 한나라당은 여ㆍ야 각 당의 비난 공세에도 일체 공식적인 반응을 삼가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전여옥 의원이 지나쳤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사면초가(四面楚歌), 지금 전여옥 의원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CBS정치부 이희진 기자
 

열린우리당, "DJ에 대한 한나라당 망언 개탄, 분노"
김한길 원내대표 "민주당은 한나라당과의 관계에 대해 분명한 입장 밝혀라"
 
열린우리당은 "전여옥 의원 등 한나라당 전ㆍ현직 당직자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치매' 운운하는 등 도를 넘는 망언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규탄하고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력 비난했다.

김근태 최고위원은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나라의 미래 뿐만 아니라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정략적이고 모욕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한나라당 스스로 냉전ㆍ수구세력임을 국민들 앞에 실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한나라당 전ㆍ현직 당직자들이 총동원돼 '김 전 대통령 때리기'에 나서는 것을 보면 '낡은 정치가 부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한나라당이 국가 원로에 대해 극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 배경에 대해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와 함께 "최근 민주당이 김 전 대통령에 대해 망언을 쏟아내는 한나라당과 '연합공천설'까지 나올 정도로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는 듯 하다"며 "민주당은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CBS정치부 이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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