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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전여옥 '왕의 남자'로 연타석 공격
한나라, 노대통령 개각 패러디로 배포논란, 전여옥은 '연산군' 빗대 구설
 
취재부   기사입력  2006/01/25 [17:54]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을 영화 <왕의 남자>에 등장하는 연산군으로 비유하여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아예 노무현 대통령을 영화 <왕의 남자>에 나오는 연산군에 빗댄 패러디 홍보물을 만들어 당원들에게 배포해 논란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패러디 물에는 영화 포스터 속에서 의자에 앉아 있는 연산군과 두 광대 장생, 공길을 노 대통령과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 이상수 노동부 장관 내정자로 표현했다.

한나라당의 이번 패러디 물은 노 대통령의 `1.21 개각'을 비판하기 위해 만든 의도가 역력하다는 것이 누리꾼들의 일반적 평가다. 특히 영화카피의 부제도 `대한민국 최악의 개각 광대극'이라고 달아 자신들의 주장을 담기도 했다.

또한 패러디에 곁들인 기사에서도 1.21 개각에 대해 ▲ 독설과 안하무인 태도로 여당 내에서 배척받는 인물을 중용하는 `코드 인사' ▲ 여당 대선주자들의 출마용 이력을 세탁하는 `세탁소 인사' ▲ 보은 성격의 `빚갚기 인사'라고 비난했다.

이어 정세균 산자부 장관 내정자와 이종석 통일부 장관 내정자 발탁을 `땜질 인사', `돌려막기 인사'라고 주장했다.

전여옥 의원 또한 2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왕의 남자, 유시민은 너무 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 의원은 글을 통해서 "세상에 대해 한을 품고 있는 연산의 캐릭터는 노무현 대통령을 통해 지난 3년여 동안 수도 없이 확인했다"고 밝히며 "'내가 왕이 맞긴 맞냐?'는 연산, 재신임해 달라고 어깃장을 부리던 노무현 대통령, 공길을 총애하며 종4품으로 임명하는 연산군, 유시민 의원을 보건복지부장관을 시키려고 열린우리당까지 우격다짐으로 눌러버린 노무현 대통령"라며 노 대통령을 비하하는 글을 썼다.

또 전 의원은 "연산군이 광대들을 불러들여 자신을 왕으로 인정하지 않는 정적이자 신하들을 제거하는 장면은 이 노무현 참여정부 들어와 선동적이고 선정적인 여론몰이로 멀쩡한 사람을 완전 폐인으로 만들어버린 노무현식 정치가 떠오른다"고 적으면서 "이 영화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 나라 국민들의 솔직한 속내를 노무현 대통령이 읽어야만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1일 극장을 찾아 '왕의 남자'를 본 뒤 "상상력이 뛰어난 영화"라고 짧게 평한 것에 대해 "입만 열었다하면 최소한 1시간은 이야기하는 노무현 대통령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라고 의문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논평을 통해서 "전여옥 의원은 '문화모독'을 중단하라"고 비난했다.
 
유은혜 부대변인은 "지난 14일 전여옥 의원은 '노무현 정권은 <두사부일체>, <공공의 적> 등 문화를 이용해 사학법 개정에 성공했다'며 영화 <두사부일체>와 <공공의 적 2>를 사학법 개정을 위한 정치적 장치로 규정했다. 대꾸할 가치도 없는 천박한 문화 비평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하면서 "여기서 더 나아가 영화 <왕의 남자>를 보고 전여옥 의원은 "광대란 집단을 이용해 정적을 제거하는 것을 보면서 인터넷을 동원해 새로운 세력을 형성하는 노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이 떠올랐다"고 말했지만, 매관매직을 일삼고, 자신들의 부귀영화만을 쫓아다니는 기득권 세력인 조정 대신들을 보고서는 무엇이 떠올랐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유 부대변인은 "문화를 정치의 도구로 전락시키고 정쟁의 관점으로만 해석하는 영화와 현실에 대한 몰지각한 발언은 대중문화에 대한 분명한 모독이다"라고 강하게 말하며 "영화가 정치적 음모에 동원되고, 네티즌들이 정적 제거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만큼 우리 사회의 대중문화 수준은 후진적이지 않다"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지난 2004년 7월 박근혜 대표를 성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의 패러디물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됐던 일과 관련, 청와대에 강력히 항의해 사과를 받아낸 적이 있다는 점에서 이번 `노대통령=연산군' 패러디는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당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편 전 의원의 홈페이지 댓글에는 전 의원에 글에 대해 찬성 글보다. 반대하는 비판 글이 많이 남겨졌다.

아이디 '노산군'을 쓰는 누리꾼은 "딱 들어맞는 말인것 같구만 노빠 쓰레기들 대거 몰려와 리플 다는 꼬라지가 가소롭기만 하구나"라고 썼으며 아이디 '똘비누나'는 "딱집어 시원시원하게 썼다. 누구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현 시국과 비슷하다는 건 아무도 이의 없다"라고 찬성의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아이디 '아줌마'를 쓰는 누리꾼은 "너나 잘하세요"라고 잘라 말했다.

또 아이디 '풋'은 "노무현 한번 까볼라고 예전에 노무현이 자서전에 썼던 어린시절에 친구랑 싸우고 가방 면도날로 그었다는 얘기까지 들먹이는 걸 보니 참으로 안구에 습기가 차는구나"라고 비난했고 아이디 '너무하시네요'는 "예전에 전여옥 의원님의 책을 읽고 좋은 감정을 가지기도 했지만 정치에서 하시는 모습은 실망스러울 때가 너무 많습니다. 제발 억지로 상대의 상처를 긁어서 자신을 돋보이고 싶어하는 모습이 정말 아니라고 생각됩니다"라고 비판글이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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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1/25 [17:5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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