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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일이 된 한글날 경축식에 대통령 참석해야
[한글 살리고 빛내기 72]한글날은 한글을 살리고 빛내는 날
 
리대로   기사입력  2023/12/22 [16:32]

1990년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빠진 뒤 15년 동안 싸워서 한글날을 국경일로 만들었다. 이제 지난날보다 한글날을 더 뜻 있게 보내고 한글을 살리고 빛낼 일을 해야 했다. 그래서 한글단체는 2006년 3월에 세종문화회관에서 국경일이 된 한글날을 어떻게 뜻깊게 보낼 것인지 토론회를 열고 그해 7월 한글회관에서 한글단체와 정부가 함께 한글날큰잔치위원회를 꾸리고 국경일이 된 한글날을 성대하게 보내자고 한글단체를 대표해 국어단체연합 최기호 회장과 정부쪽을 대표해 국립국어연구원 이상규 원장이 조직위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이대로 전 '한글날국경일범국민추진위원회' 사무총장이 다시 조직위 사무총장을 맡았다. 

 

▲ 국어단체연합모임은 2006년 3월 세종문화회관에서 국경일이 된 한글날 큰잔치를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 시민들 의견을 듣는 토론회(오른쪽 두 번째 이대로 사무총장)를 열었다.  © 리대로

 

▲ 2006년 7월 한글회관에서 한글날큰잔치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한글단체 대표들, 이날 이상규 국어원장(앞줄 오른쪽)과 최기호 교수(앞줄 두 번째)가 공동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 대자보


그런데 국경일이 된 첫 한글날을 성대하게 하자는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으나 국가 예산이 정해진 뒤라 돈(정해진 한글날 예산 2억 원)이 없어 제대로 행사하기가 힘들었다. 한국방송이 하는 열린음악회를 통해서 국경일이 된 것도 알리고 축하하자고 하는 데 비용이 2억 원이 든다고 하고, 한글이 태어난 경복궁에서 훈민정음 반포 재현식도 하자고 했으나 그 예산으로는 할 수 없어서 나는 국회를 찾아가 정청래 의원에게 부탁해 한국방송에 열린음악회 비용을 깎아서 열도록 하고, 정두언 의원이 힘 서서 국경일 제정 기념우표와 한글날국경일기넘주화를 내게 했고, 정부에서 추가 예산을 지원하도록 부탁해 간신히 몇 가지 행사를 할 수 있었다.

 

▲ 세종문화회관에서 거행한 경축식에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했고,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한글을 빛내기 위해 정부도 한글인터넷주소를 쓰자고 문체부장관에서 한글인터넷주소를 기증했다.  © 리대로

 

그날 나는 한글날 국경일 제정에 힘썼다고 국무총리상을 받는 날이기도 했는데 한글날큰잔치위원회 사무총장을 맡아서 세종문화회관 안에서 하는 경축식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밖에서 하는 여러 가지 축하행사를 점검 준비하느라고 바쁘고 힘들었다. 그러나 세종대왕 어가와 축하 악대를 앞세우고 만장을 들고 거리행진을 할 때에는 거리에 나온 시민과 외국 관광객들도 기뻐하고 즐거워하니 나도 힘이 났다. 그때 나는 한글날을 외국의 이름난 축제처럼 우리 국민은 말할 것이 없고 온 세계인이 참석해 세계 으뜸 글자 탄생을 축하하고 즐기는 문화잔치 날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도 첫 국경일 행사라 초라했지만 그날 그 기쁨을 잊을 수 없다.

 

▲ 한글날 국경일 축하 만장을 들고 세종로 거리행진에 참여한 한글단체 대표들(왼쪽), 방배동 아람유치원(원장 박문희)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오른쪽)도 신나게 거리행진을 했다.  © 리대로


그런데 이제 어렵게 국경일이 되었으니 더욱 성대하게 보내고 우리 말글을 더욱 살리고 빛내야 하는데 그 뒤 몇 해는 그런대로 정부도 노력을 했으나 요즘은 그렇지 않다. 2006년 국경일이 된 첫 한글날만 대통령이 경축식에 참석하고 그 뒤 이명박 대통령 때부터 아무도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나는 한글날을 외국 유명한 축제처럼 성대하게 하길 바라고 있었는데 지난해에는 한글박물관 앞뜰에서 100명도 안 되는 이들이 비를 맞으며 초라하게 경축식을 하더니 올해에는 국무총리는 외국 나들이를 갔다고 행안부 장관이 세종시에서 경축식을 주재했다. 또한 한글날마다 대통령이 한글을 사랑하자는 담화문도 발표했으나 지난해에는 없었고, 정부기관부터 국어기본법을 지키지 않고 영어 섬기기에 바쁘다. 

 

▲ 올해 중앙정부 한글날 경축식은 세종시에서 행안부장관이 주재하고, 지난해에는 한글박물관 앞들에서 비를 맞으며 경축식을 해서 구청 경축식보다도 초라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 리대로


건국 초기에는 국경일은 말할 것이 없고 기념일인 한글날에도 정부기관과 학교에서 기념식도 하고 학생들은 글짓기와 응변대회를 하면서 뜻 있게 보냈다. 그때는 한글도 살아나고 나라 기운도 일어나서 나라가 많이 발전했다. 그런데 요즘은 등산이나 가고 쉬는 날로 여기고 있고 한글은 천대를 받고 있다. 마치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든 뒤 반세기는 한글을 살리려고 애썼고, 그때는 나라도 일어났는데 연산군 때부터 한글을 업신여기며 나라가 기울고 흔들린 꼴이 되풀이되고 있다. 한글날은 국경일 가운데 가장 경사스러운 날로서 어깨를 펴고 자랑하며 즐길 수 있는 날이다. 앞으로 한글날 경축식에 대통령이 꼭 참석하고 온 국민이 함께 한글을 빛내자고 다침하고 약속하는 날, 온 국민이 한글사랑 마음으로 뭉치는 날이 되길 바란다.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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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2/22 [16:3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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