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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기본법 비웃는 공공기관 말글살이
[시론] 한자 섬기던 버릇이 영어 섬기기로 바뀜
 
리대로   기사입력  2023/09/18 [21:53]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글자로서 우리 자랑스러운 문화재이며 자주문화 창조 연모다. 그런데 조선시대 한글이 태어나고 400년이 넘도록 한글은 이 나라 글자로서 제대로 대접을 받지도 못했고 쓰이지도 않았다. 중국 속국이었고 한자로 출세하니 한글은 거들떠보지 않았다. 일본 식민지가 된 뒤에는 우리말과 한글은 사라질 번했다. 참으로 못난 일이고 부끄러운 일이다. 대한민국을 세우고 공문서라도 한글로 쓰자고 한글전용법(법률 제6호)을 만들었지만 잘 지키지 않았다. 우리 글자가 없어서 오랫동안 중국 한자를 쓰면서 길든 사대주의와 일본 식민지 교육으로 길든 일본식 한자혼용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말은 우리 겨레 얼이고 정신이다. 그런데 우리 말글이 한자말과 영어에 짓밟히고 아프다.

 

지난날 우리말을 한글로 적어야 우리나라가 살고 빛난다는 것을 깨달은 한글운동가들이 애써서 한글을 지키고 살렸고 오늘날 한글이 많이 쓰이고 있다. 그런데 오랫동안 일본 한자말에 길든 자들이 우리말을 못살게 하더니 요즘 그 못된 버릇이 영어 섬기기로 바뀌었다. 영어 조기교육 바람이 불면서 그런 낌새가 있어서 우리말을 한글로 적자는 국어기본법과 옥외광고문관리법도 만들었지만 처벌조항이 없다고 지키지 않는다. 그러니 거리 간판이 자꾸 영문으로 바뀌고 아파트와 건물이름, 회사와 삼품이름을 영문으로 짓고 있다. 외국어를 배워서 외국 사람과 대화하고 외국 지식과 정보를 얻는데 영어를 쓰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나날 말글살이에 영어를 마구 섞어서 쓰고 있어 우리 말글살이가 어지럽다. 

 

▲ 어려운 일본 한자말과 영어를 마구쓰기에 한글학회는 오래 전부터 이렇게 한글회관이 쉬운 우리말을 살려서 쓰고 바르게 쓰자고 편침막을 걸어놓았으나 국민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 리대로


우리 한말글이 바람 앞 등불 꼴이고 한글을 사랑하는 모임과 국민이 애타게 그러지 말자고 외쳐도 정치인과 공무원들은 귀를 막고 있다. 오히려 정부가 공공기관이 그 바람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러면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의원이라도 나서서 바로잡아야 하는데 모른 체하고 있다. 지난 25년 동안 시민단체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공동대표 고영회)’에서는 한글날마다 우리말을 지키고 살리려는 분들에게는 우리말 지킴이, 그렇지 않은 이에겐 우리말 헤살꾼으로 뽑아 발표해 이 문제를 풀어보려고 애썼으나 풀리지 않고 있다. 더 그대로 있다가는 바로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고 나라까지 망할 거 같다. 이제 며칠 있으면 한글날이다. 또 한글날을 앞두고 그 실상을 밝히고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의원. 그리고 언론인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을 마지막으로 호소한다. 

1. 영어 섬기기 바람은 김영삼 정부 때부터 불었다.

 

영어 섬기기 바람은 김영삼 정부가 세계화를 외치면서 불었고 김대중 정부 때에는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자들까지 생겼다. 그리고 노무현, 이명박 정부 떼에는 미국 토익시험 대리점을 딴 엠비엔영어학원(회장 민영빈)과 소설가 복거일들이 영어를 우리 공용어로 하자면서 영어 교육을 자신들 돈벌이 수단으로 여겼다. 그리고 이들과 손잡은 정치인들이 영어마을을 만들고, 기업들이 영어를 마구 쓰고 영어 바람을 부채질 했다. 그러면 정부가 그 바람을 막아야 하는데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가 K-water, 한국주택공사가 LH로 이름을 바꾸더니 지난 문재인 정부는 중앙부처이름에 ‘벤처’라 외국말을 넣어서 ‘중소벤처기업부’라고 짓고 정책 명칭에 ‘뉴딜’이라는 영어를 넣어서 ‘뉴딜정책’이라는 말까지 세금으로 광고해댔다. 

 

▲ 신라 경덕왕이 중국 관직 명칭과 땅이름을 베껴서 중국 문화 속국으로 만들던 버릇이 문재인 정부에서 되살아나 정부부처와 정책 명칭을 영어로 지으면서 영어바람을 부채질 했다.  © 리대로


2. 부산은 영어상용도시, 인천은 영어 통용도시로 만들겠다고 설친다.

 

이렇게 앞 정부가 제나라 말글을 짓밟으면 새 정부가 바로잡아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서 마찬가지 이 문제를 풀 생각을 안 하고 지방자치단체들이 영어 식민지로 만들려고 나서고 있다.  부산시가 ‘해맞이길’을 ‘썬텐로드’, ‘달맞이길’을 ‘문텐로드’라고 바꾸고 헤헤거리더니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시를 영어 상용도시를 만들겠다고 한다. 또한 부산시 강서구는 새 동 이름을 ▷에코델타동 ▷뉴델동 ▷리버델타동 가운데 고를 거라는 보도도 있다. 그에 질세라 인천시는 미국 뉴욕에 있는 공원이름 센트럴파크를 베껴서 지하철이름과 공원이름으로 쓰더니 인천시자유구역청은 영어통용도시로 만들겠다고 나섰다. 신라가 중국 당나라를 섬기면서 전주, 상주 들 중국 땅이름을 그대로 베껴서 쓰던 버릇이 그대로 살아나고 있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옛말이 떠오른다.

 

▲ 지난해 8월29일 한글단체와 부산시민단체가 영어상용도시 정책을 철회하라 기자회견을 했다  © 리대로


3. 국어기본법을 무시하고 나라 말글 짓밟는 공공기관 말글살이

 

일반인들이나 기업이 영어를 마구 쓰는 것은 이제 따질 수도 없다. 정부와 공공기관이라도 그러지 못하도록 국어기본법을 지키고 바른 말글살이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오히려 부채질 하고 있다. 정부 중앙부처는 말할 것이 없고 지자체들은 서울시, 부산시들이 우리 한말글 짓밟기 경쟁하는 듯 시민들에게 알리는 글에 영어를 마구 써서 영어 섬기기에 길들이고 있다.  오늘날 영어 섬기기는 불나비가 스스로 불에 타죽을 줄도 모르고 불로 몰려드는 꼴이다. 그 나라 말글살이는 그 나라 정신 상태 본보기인데 너무 혼란스럽다. 그러니 국민들 정신도 어지럽고 나라가 흔들린다. 이러다가 또 다시 나라 망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요즘 정부와 공공기관 말글살이를 살펴보자.

 

▲ 지난해 서울시 알림글이가 이래서 시민단체는 서울시를 우리말 헤살꾼으로 뽑아 발표했다.  © 리대로


2022년 시민단체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은 이렇게 우리 말글살이를 어지럽히는 공공기관들을 우리말 헤살꾼으로 뽑아 발표했지만 하나도 시정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누구도 바로잡으려고 나서지 않는다. 국어정책을 다루는 문제부도 손을 놓고 있다. 이런 말글은 국어기본법을 어긴 것인데 처벌조항이 없다고 무시하고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의원이라도 국민을 대신해서 바로잡아야 하는데 정쟁에 바빠서 그런지 나서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에 이 글을 쓰고 있다.

 

▲ 요즘 왼쪽부터 기획재정부, 부산시의회, 환경부가 국민들이 보라는 알림 글 모습이다.  © 리대로


마무리 말 – 우리말이 아파요. 우리말 살려주세요.

 

한말글문화협회(대표 리대로)와 한글단체들은 여러 해 전부터 우리말이 영어에 짓밟혀서 아프고 죽을 판이라고 살려달라고 이야기마당을 열어 발표하고 국민들이게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점점 더하다. 내가 볼 때에 일본이나 미국 들 외세가 우리나라 보이지 않은 손으로 우리를 이 꼴로 만들고 있지 않은가 생각도 든다. 그대로 두면 우리 말글살이가 더 어지럽고 나라가 몹시 흔들려 망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이제 일반인들이나 개인 기업이 영어를 마구 쓰는 것은 말할 수도 없다. 그러면 정부와 공공기관이라도 그러지 못하도록 국어기본법을 지키고 바른 말글살이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오히려 부채질 하고 있으니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국민 수준과 정치수준이 이정도 밖에 안 되나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다시 말한다. 이제 마지막으로 이 글을 써서 국민 대표인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의원들에게 보내 우리 나라말을 살려달라고 호소하련다. 어떤 의원이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 듣는지 지켜보겠다.

 

▲ 한글학회 부설 한말글문화단체는 여러 해 전부터 우리말이 아프니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 리대로



▲ 지난해 시민단체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공동대표 리대로)은 이렇게 부산시를 우리말 헤살꾼으로 뽑아 발표하고 바로잡으려고 했으나 듣지 않고 무시하고 있다.   © 리대로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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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9/18 [21:5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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