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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무장단체, “한국인 2명 납치, 72시간내 철수하라”
우크라이나, 9일 이라크철수 천명해 대조보여
 
취재부   기사입력  2005/01/10 [10:44]
이라크 무장단체가 한국인 2명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주장하며 한국군의 이라크 철수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편 유시첸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당선자는 이라크에 파병한 자국군대를 철 수할 것을 천명했다. 유시첸코 대통령 당선자는 이날 “대통령 직무를 시작하자마자 이라크에서의 우크라이나군 철수를 제일 먼저 시행할 것”이라고 이라크 즉각 철군 방침을 밝혔다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규형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9일 밤 “‘2대 강의 국가’의 알지하드 단체는 우리들의 조직원들이 납치한 남한국민 2명을 인질로 잡았음을 발표한다”는 내용이 아랍 웹 사이트(www.alezah.com)에 게재된 것을 확인하고 진위여부 파악에 나섰다고 공식발표했다.
 
2대 강이란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을 의미하며 '2대 강의 국가'란 이라크를 지칭한 표현이며 알지하드라는 단체는 아랍어로 된 이 웹사이트에 “우리는 한국정부에게 평화의 땅 이라크에서 72시간 내에 철수할 시간을 부여한다”면서 “만약에 철수하지 않으면 2명의 인질들에게 ‘알라의 심판’이 내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단체는 “오는 몇 시간내에 2명의 인질들 사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 내용의 발표 시점은 "이슬람력 1425년 11월 27일 목요일(서기 2005년 1월 6일)"로 돼 있다.
 
하지만 그후 문제의 사이트에는 인질들의 사진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이 대변인은 그러나 이와 관련, "목요일과 서기 1월6일은 이슬람력으로 11월 25일이므로 날짜에 혼선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경고문을 9일 오후 대테러첩보부서를 통해 인지하게 됐으며, 알지하드라는 단체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중이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이들 단체들은 계속 이름을 바꿔가며 활동하고 있으며 알지하드라는 단체 이름으로 내용이 게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라크 알지하드 조직은 지난해 6월 김선일씨를 살해한 '유일신과 성전'에서 이름이 바뀐 단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유일신과 성전'은 지난해 10월 알카에다에 충성서약을 한 뒤 '이라크 알카에다 지하드 조직'으로 이름을 바꿨고 이 이름에서 알카에다를 보통 빼고 표현하고 있으며 이들이 공개한 웹사이트 '알이자'는 이라크 알카에다 지하드 조직의 공식 웹사이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라크 내 교민 현황과 안전여부를 긴급 점검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이 대변인은 현재 이라크 대사관과 아르빌 사무소가 파악하고 있는 교민상황에는 이상은 없으나 그 외 무단입국한 한국인이 있는지 모든 가능성을 확인중에 있다고 밝혀, 만약 무장단체 주장대로 한국인이 납치됐을 경우 이라크로 무단입국한 선교사 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에는 현재 3천6백명의 자이툰 부대원과 아르빌 자이툰 부대내에 63명의 교민이 체류하고 있으나 이들의 신변은 모두 확인된 상태다.
 
군 당국은 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 이라크 현재 다국적군사령부와 이라크 주변국 등을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첩보를 입수한 즉시 최영진 외교부 차관을 반장으로 하는 긴급대책반을 구성, 24시간 상황 대처 체재로 돌입했으며 9일 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외교통상부는 각각 긴급대책회의를 가졌다.
 
그러나 이들 단체가 제시한 시한이 이미 지났고 몇 시간 내에 제공하겠다던 인질들 사진이 공개되지 않은 점에 비춰 신빙성이 낮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규형 대변인은 이와 관련 “산술적으로 72시간이 지나갔다고 볼 수 있다”면서 “아직 인질에 대한 사진을 제공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고 알자지라 등 현지 언론에도 이같은 내용이 보도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위협의 신빙성을 확실히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다만 홈페이지에 게재됐으므로 관련사항을 철저히 체크하고 확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관련 아랍어 전문가에 의뢰해 일관성, 문장 스타일, 철자법 오류 등에 대한 검증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크라이나 유시첸코 대통령 당선자는 9일 성명에서 “유시첸코 당선자는 이날 이라크에서 사망한 우크라이나군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보낸다”면서 “이라크에서의 우크라이나군 철수는 그가 대통령 업무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할 정책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 주둔 우크라이나군 7명은 이날 이라크 중부 와싯 지역에서 폭발물 뇌관을 제거하다 폭발물이 터져 사망했으며, 또다른 우크라이나군 7명도 이 폭발로 부상당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밖에 지금까지 9명의 군인들이 이라크에서 목숨을 잃었으며 20명은 부상당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이라크 철군은 유시첸코 당선자의 확인 이전에 이미 확정된 안건으로 알렉산드르 쿠즈무크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지난해 말 “2005년 4월까지 이라크 파병 병력을 여단에서 대대급으로 축소하고 내년 연말까지 철수를 마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의회는 이라크 철군 결의안을 찬성 2백57표 대 반대 0표이라는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같은 우크라이나의 철군 결정은 이라크 총선을 예정대로 강행하겠다고 주장하는 미국에게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친서방적인 태도를 보였던 유시첸코 당선자가 미국의 최대 대외 현안인 이라크 문제에 직접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이라크에 1천6백50명의 병력을 파병, 폴란드 사단하에 주둔하고 있는 상태로 병력수로도 37개 파병국 가운데 미국, 영국, 한국, 이탈리아, 폴란드 다음으로 많은 병력을 파병한 중추국 가운데 하나다.
  
 아울러 37개 파병국 가운데 스페인, 태국, 필리핀, 뉴질랜드, 싱가포르, 도미니카, 온두라스, 니카라과 등 8개국은 이미 철군을 단행했고 우크라이나의 뒤를 이어 헝가리, 네덜란드, 이탈리아, 폴란드 등도 감축과 철군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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