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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에 무릎꿇는 노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수구세력 저항에 겁먹은 개혁세력, 분열하지 말고 목숨걸고 싸워라
 
각골명심   기사입력  2004/10/26 [12:47]
나는 진보라면 진보고 또 보수라면 보수라 할 한 민초다. 즉 나의 이념적 정체성에 대해서 나 스스로 규정하기를 거부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그러한 내 생각에 의해 다른 분들을 존중하는 뜻에서 경직되게 기계적으로 어떤 이념적 스펙트럼에 의해 여기서 세력을 구분하지 않고 그냥 통칭 '개혁세력'이란 말로서 내가 속한 집단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여기서 개혁세력이란 당연히 이땅의 역사적, 현실적 문제를 깊이 인식하고 그것에 대한 올바른 변화를 꿈꾸며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나는 감히 이 시점에서 아무나 붙잡고 "당신은 지금 이 나라가 정상이라고 보십니까?" 라고 묻는다면 거의 대다수가 "아니오!"라고 답하리란걸 안다.
그런데 "그럼 개혁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라고 묻는다면, 아주 소수의 사람만이 "네!"라고 대답할 것 또한 알고 있다. 이 두개의 잘 어울리지 않는, 한편 서로 상반되는 듯한 대답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문제는 있는데 그냥 내버려 두잔 말인가?
아니다!
그건 절대로 아니다!
 
개혁은 이미 김영삼정부나 김대중정부 등의 문민정부를 거치면서 그 필요성을 절감하고 시도되었으나 사실상 실패로 끝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마치 목마른 사막에서 한줄기 소나기를 갈구하듯 많은 국민들 속에서 깊게 잠재되어 있었으며 현 노무현 정부가 그것을 아주 처음 대선당시 부터 가장 큰 '이데올로기'로써 선점하며 지금까지도 참여정부=개혁이란 등식이 성립할 정도로 아주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지난 1년 8개월 여를 때로는 웃고, 때로는 분노하며, 탄핵이 시작됐을때는 마침내 지금처럼 넷상의 치열한 현실적 정치논쟁에 뛰어들어 목소리를 높이면서까지 그 개혁이 단 하나라도 제대로 이루어 지도록 목말하하며 나름대로 싸워왔다.
 
이라크 파병이나 한반도 정책, 그리고 친자본적 경제정책 등을 바라보면서 과연 이것이 개혁인가? 혹은 지금 맞게 가고 있는가? 등의 많은 회의와 갈등, 그리고 조바심과 분노 등을 느끼면서도 그래도 현실정치의 어려움과 반세기를 주도해온 수구세력들의 막강한 저항으로 인하여 그리고 그들이 꼭 이땅에서 정리되어야만 할거라는 커다란 당위성에 의하여 노무현 정부를 이해하면서 되도록 자제하면서 때로는 연민으로 때로는 안타까움으로 또 때로는 질책으로 계속해서 비판적 지지자의 입장을 견지하여 왔다.
 
그리고 지난 21일, 도저히 상식으로는 이해 할 수 없는 소위 헌법재판소를 통한 사법부의 쿠데타가 또 다시 가슴을 철렁하게 하고 며칠 지난 지금까지 온통 분노로 날 잠식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그래도 작은 위안이라도 내가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다시 떨치고 일어난 개혁세력들의 결집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다.
 
난 철저한 그리고 치열한 개혁주의자이다. 그래서 가슴 한켠에선 이것이 어쩜 저 질기게 이어온 수구세력들의 자살골이었으며 그래서 그들의 총체적 항복을 받아낼 아주 절호의 기회라는 작은 희망이 새삼 움터 왔던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어제, 총리가 대독한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 우회적으로 그 판결에 대하여 승복의 심사를 밝힌 것 까지는 이해할 수 있으나 그 이후에 들려오는 “국민투표. 개헌카드'' 배제분위기, 與, 힘받는 `행정특별시' 추진론" 같은 기사를 보면서 지금 노무현정부가 도대체 무슨생각을 하고 있나하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이건 아니다!

이번 헌재 판결이 단순히 '행정수도이전에 관한 특별법'에 대한 위헌 여부를 떠나서 본질적으로 '관습법'이란 우리나라의 법체계상 그동안 한 번도 적용되지 않았으며 법학자를 빼고는 듣도 보도 못한 이상한 법리를 들고 나와서 가히 현 대한민국의 모든 법률적 체계 자체를 완전히 뒤집고 파괴했다는 이 천인공노할 만행앞에서 그것은 대략 승복하고 넘어가며 마치 행정수도이전이 그 본질적 문제라도 되는양 벌써 이러한 움직임이 일어난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
 
선과악, 정의, 도덕, 상식, 그동안 노무현 정부가 제기했고 그에 따라 나같은 국민이 화답하여 결국 그런 나라가 되도록 만드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고서는 그 구체적 수단으로서 '개혁'이란 칼을 서슴없이 빼들고서는 이 한몸 역사진전 앞에 기꺼이 바치겠노라 치열하게 싸워왔었건만 가끔씩 너무지쳐 돌아보면 도대체 뭐하고 있었나?
 
나같은 민초들은 전쟁터로 내몰아 놓고서는 자신들은 막말로 고스톱이나 치고 히히낙낙하고 있는걸 한두번 목격하면서 온 몸에 힘이 빠져버렸지만 그래도 눈앞에 적부터 없애자는 그 거부할 수 없는 당위성으로 인해 다시 칼을 들고 싸우고 또 싸운다. 그러나 오늘 그대들이 또 다시 나를 정말 힘 빠지게 하고 있다.
 
정말 그대들은 얼마나 진지한가, 지금? 반드시 뿌리뽑고 바꾸고 가야할 시대정신에 대해서 확신이나 하고 있는가? 그리고 정말 목숨걸고 싸우기나 할 것인가? 그렇다면 도대체 언제 싸울 것인가?
 
싸워야 할때 싸우지 못하고 개혁해야 할때 개혁하지 못하면서 도대체 돌격신호는 왜 자꾸 보내는가? 그리고 언제까지 손쉽게 거기 앉아서 진지만 지킬 것인가? 왜 여당 당신들은 누구하나, 비록 쇼라 할지라도 김용갑처럼 졸도라도 하며 신발을 집어던지며 치열하지 못한가? 그들이 지켜야 할 것 보다 우리가 앞으로 이룩해야만 할 가치가 설마 더 보잘것 없기라도 한단말인가?
 
그대들의 그 안이함과 알 수 없는 낙관, 싸움이라면 지레 겁을 집어먹고 뒤에서만 하염없이 돌격을 외쳐놓고는 목마른자 물이라도 공수해줄 생각 않고는 자신들의 안전하고 편안한 자리만을 서로 다투어 왔던 것을 반복하고 있다.
 
그래 그걸 빨리 벗어던지고 이리 앞으로 썩 나서지 못할까? 정말 그대들에게 이렇게 호소한다. 제발 당신들의 자리로 돌아오라! 지금 노무현이 죽을게 두려운 것이 아니라 개혁이 죽으며, 역사가 죽고, 상식이 다시 동면하게 될 것이 가장 두려울 뿐이다.
 
제발 더 이상 개혁세력들을 분열시키지 말라! 그대들 너무 잔인하다. 이쯤 주저했으면 이제 정말 나서야 하는것 아니던가? 살아서 그 치욕을 어찌 다시 감당하란 말인가? 지금 가지 않으면 저 반세기를 다시 뒷걸음쳐 가기라도 하잔 말인가? 아니면 자신들은 만족하니 뭐 하나 바로잡지도 못하고 겨우 이정도에서 만족하며 각자 집으로 발길을 쓸쓸히 돌리잔 말인가? 정말 그런것인가? 대답 좀 해 보라!
 
* <네티즌에게 고함> 마당은 네티즌 여러분의 목소리로 채워가는 공간입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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