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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지킨 촛불, 이제는 끌어내리는 촛불돼"
국민행동 '파병반대 역량 결집못하고 방치' 거센 비판받아
 
김기성/백선혜   기사입력  2004/07/11 [14:29]
지난 7월 3일 평화행진을 서둘러 끝내고 집회를 마무리 지으려다 참가자들의 거센 항의와 비난을 들었던 '이라크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 지도부는 돌아오는 10일에 더욱 힘차게 투쟁하자는 약속을 지켜내지 못한 것 같다.

▲경찰은 일몰 이후의 집회는 불법입니다. 경고합니다.라는 방송을 하며 평화를 원하며 평화행진을 원하는 시민들을 불법자로 내몰았다.     ©백선혜

국민행동은 오후 5시30분부터 종묘공원에서 '이라크파병 결사저지를 위한 평화대행진' 사전행사를 열었다. 이후 광화문까지의 행진을 벌이며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과 학생, 사회단체들의 파병반대 외침이 울려퍼졌다. 광화문까지의 평화행진을 마친 후 일부 학생들과 사회단체들이 "경찰은 평화행진 보장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로의 행진을 막고 있던 전경들과 치열한 대치상황을 벌였다. 이 상황에서 시위대와 전경간의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대학생 한 명이 전경의 방패에 맞아 병원에 실려갔다.
 
이날 대치상황에서 경찰은 "일몰 이후의 집회는 불법입니다. 여러분들은 명백한 불법을 행하고 있습니다. 과격한 시위를 삼가해주십시오. 경고합니다."라는 방송을 하며 평화를 원하며 평화행진을 원하는 시민들을 불법자로 내몰았다.
 
이 날 시위에서도 국민행동 지도부측이 기만적인 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로의 행진을 원하는 시민들에게 3일과 같은 양상으로 '대오를 정비해달라! 인도로 올라가 평화집회를 하자!'라 하며 시민의 요구와 반대되는 지침을 하달했다.
 
국민행동은 지난 3일 집회현장에서 긴급하게 결정지어 행동했던 평화행진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해 10일 집회에서 많은 부담을 가졌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국민행동은 평화행진을 아예 2부 순서로 잡아 종묘공원에서 1부를 치룬 뒤 광화문까지 행진, 이후 촛불 시위를 통해 마무리하는 것을 선택했다. 평화행진을 보장받고도 무리한 시위형태를 만들지 않는 방법인 것이다.
 
하지만, 지도부에 대한 항의와 비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지난 3일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요구했던 청와대와 미 대사관으로의 행진을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광화문까지의 행진만으로 마무리 지으려 했고, 이에 참가자들은 역시 자발적으로 청와대와 미 대사관으로 가자며 30여분간 몸싸움을 벌였다.

▲국민행동 지도부는 시민들을 자리에 앉혀 촛불시위로 가려 했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청와대로 가자며 경찰 저지선을 돌파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였다.     ©백선혜

"지도부가 대중의 분노를 관리하려 한다", "촛불 읍소대회", "촛불 콘서트" 등으로 표현되며 강한 항의를 받았던 지도부가 오늘은 그 순서를 변경 진행함으로서 자연스럽게 참가자들을 통제하였다는 평가가 나와있다.
 
일부 참가자들은 단순한 지도부의 관리의지를 넘어 대형 음향시설의 운영을 지도부가 독점함으로서 파병반대 촛불집회안에서의 또 다른 권력이 생겨났으며 마이크의 권력을 통해 지도부와 다른 의견의 소통이 가로막혀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앞서 10일 오후 4시경부터 탑골공원에서 민지네, 기독민중연대, 사회진보연대, 전국빈민연합, 다함께, 노동자의힘, 이윤보다인간을, 전국학생연대회의, 전국대학생공동행동 등이 공동 주최한 만민공동회가 열렸다.

▲만민공동회에 참가한 시민들     ©백선혜

주최측은 "국민행동의 투쟁 방식과 집회 내용은 김선일 씨의 죽음을 방조한 노무현정권과 그들의 파병 강행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요구하는 대중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는커녕 분노를 관리하고자 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기존 국민행동 지도부가 주도하는 집회형식에서 탈피한 파병반대의 흐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만민공동회에 발언자로 나온 이덕우 변호사는 "라이스가 가져온 노란봉투안에는 독약이 들어있습니다. 노무현은 그 독약을 거부 해야합니다."라 말하며 전쟁을 일으킨 미국을 뱀파이어라 비난했으며,그것에 동참하고자하는 노무현 역시 뱀파이어라 비난했다. 이 변호사는 "이라크 민중 피의 대가로 자식에게 따뜻한 밥을 먹이면 그것이 행복입니까?"라는 물음을 던지며 파병반대 국민투표와 노무현 정권 퇴진 운동을 제안했다.

▲파병철회할래? 퇴진당할래?     ©백선혜

민주노농당을 지지하는 네티즌모임(이하 민지네) 회원이라 밝힌 고등학생 태풍(ID) 이계덕 씨는 발언 중 "노 대통령을 위기에서 구했던 촛불이 노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촛불로 바뀌고 있다"라며 이는 "노 대통령이 촛불을 배신하고 국민을 버렸으며, 대통령으로서 자질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 말했다.
 
<민중의 소리>는 "[기획좌담] 이라크 파병,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 참가한 파병반대 운동을 주도해왔던 활동가들도 "'이렇게 해서는 파병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활동가들의 솔직한 평가였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렇듯 더 이상 기존의 방법으로는 파병을 철회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임에도 불구하고 오늘 집회는 아직까지도 국민행동 지도부가 대중의 분노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전쟁을 반대하는 실질적인 행동을 주장하는 만민공동회의 한 참가자     ©백선혜

파병철회투쟁은 좌담에 참가한 최근호 국민행동 상황실장은 "결사저지에 결연히 나서는 것, 이것 밖에 없다"며 "'국민들 마음속의 불씨를 다시 지필 사람은 결국 국민행동의 지도부가 되어야 한다'면서 '우리가 절박함, 치열함을 회복하고 싸워나갈 때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행동의 지도부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감동을 주는 투쟁을 만들어낼 각오가 되어있다'고 전했"지만, 10일의 집회에서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보여진 것은 아닐까?
 
이미 소강국면을 걷고 있는 파병철회투쟁은 실제 파병이 한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파병을 막아내는 들불이 될 수 있을까?

▲이라크 파병을 한달 남짓 남겨둔 가운데 파병중단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져만 간다     ©백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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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7/11 [14:2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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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성 2004/07/12 [09:45] 수정 | 삭제
  • 쓸것이 많다 보니 그랬던 모양입니다.

    앞으로 더 노력하겠습니다.
  • 지나가다 2004/07/12 [09:35] 수정 | 삭제
  • 문맥 어색한 것 고치고 좀 타이트하게 쓰시구랴.

    피곤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