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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대통령, '안풍침묵, 언론에 투정'
안기부자금전용에 침묵, 박종웅대변인 정인봉변호사 입씨름
 
취재부   기사입력  2004/01/14 [17:34]

김영삼 전 대통령이 '안풍'으로 불리는 안기부자금 전용의혹사건에 대해 14일 이틀째 침묵하고 있다.

정가에서는 지난 12일 강 의원 변호인측의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강삼재 신한국당 사무총장에게  직접 안기부 예산 9백40여억원을 건넸다'는 주장으로 안풍사건이 정가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이때에 평소에 말이 많던 YS가 침묵하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  
YS는 14일 낮 종로 YMCA 빌딩에서 열린 과거 통일민주당 소속 지구당위원장들의 모임인 `민주동지회' 신년하례식에 참석했지만, 안풍과 관련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다.

YS는 "돈을 받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 얘기 안한다"고 답변을 피하고 "군사독재때는 언론이 못썼어도 이제는 마구잡이로 써서 문제"라며 언론에 불만을 표했다.

YS는 이날 아침운동 시간에도 기자들의 질문과 취재를 피하는 모습이 역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YS의 최측근인 박종웅 의원은 "YS가 퇴임후 정치보복과 박해를 받아오고 험한 경우를 많이 겪었지만 그때마다 진실이 밝혀졌다"며 "이런 저런 주장에 일일이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는 것은 전직 대통령, 정치원로로서의 체통에 걸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강삼재 의원의 변호인단과 한나라당과의 '교감설'에 대해서는 "한 두사람의 돌출행동이 아닌가 싶다"고 부인하면서도 "재판이나 수사를 하다보면 딜(거래) 이란  것도 있지 않냐"고 덧붙였다.

한편, YS가 건낸 `안풍자금' 의 성격을 놓고 전직 국정원장들 간에도 해석이 엇갈라리고 있다.

신건 전 원장은 이 돈이 안기부 돈일 가능성을 제기한 반면,  이종찬 전 원장은 안기부 예산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 전 원장은 최근 사석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시 안기부예산이 8천억원쯤 됐는데, 타 부처는 1-2개월마다 필요한 예산을 타다 쓴 반면에 안기부는 매년 2차례에 걸쳐 한꺼번에 가져갔다"고 밝히고 "당시 거액 예금고객을 위한 이자율이 연 18% 내외였다"고 말해 수백억원대의 예산 이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원장에 따르면 당시 이자수익은 물론 매년 100억-200억원씩 발생했던 안기부 예산 불용액도 국고에 반납한 적이 없고, 이같은 관행이 김대중 정부에 들어서야 사라졌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에 체류중인 이종찬 전 원장은 중앙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안기부 예산의 구조와 회계체계로 볼때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강삼재 총장에게 준 돈은  안기부 돈이 아니고 외부 자금"이라며 "김영삼 정권때 안기부 1년 예산이 5천억여원인데  1년도 안되는 기간에 1천2백억원이 빠졌다면 안기부가 운영될 수 있었겠느냐"고 주장했다.

한편, YS의 침묵에도 불구하고 14일 오전에는 강삼재 의원의 변호인인 정인봉 변호사와 YS의 대변인 격인 박종웅 의원 간의 '대리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정 변호사는 라디오 아침시사프로그램에 연이어 출연하여 "변론준비과정에서 강 의원으로부터 96년 총선 당시 자신에게 문제의 돈을 전달한 사람은 김 전  대통령이라는 확실한 진술을 얻었다"고 말해 이번 '안풍'폭로가 강 의원의 묵게하에 이루어 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 변호사는 "김 전 대통령의 법정증언을 대체할 강도의 물적 증거를 확보하고  있으며 16일 낮에 변호인들이 모임을 갖고 (공개여부를) 말하겠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특히, "YS 본인은 알고 있을 것"이라며 "YS가 그동안 살아온 것처럼 공표하는 것이 맞다. 재판장이 소환할 경우 불응하고 일파만파로 번지게 하는 것은 본인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압박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박종웅 의원은 "정 변호사의 말은 1년전부터 나온 이런저런 주장들  중의 하나로서 그렇게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특히 정 변호사가 강  의원으로부터 정확하게 얘기를 들었다면 언제 얼마를 줬는지가 나와야 하는데 소설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 신뢰성이나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지난 3년동안 감췄다가 지금와서 느닷없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저의가 뭔지 궁금하다"며 "만약 계속해서 이런 식의 허무맹랑한 주장이 나온다면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이번 '안풍' 재파동이 YS와 한나라당 사이의 마찰로 비춰지자 진화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정가에서는 15일 거제에서 총선출마를 선언하는 YS의 차남 김현철씨가 이번 '안풍' 파동에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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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1/14 [17:3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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