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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정동영·임종인·김종대 '긴급 시국대담' 대화록
 
취재부   기사입력  2010/12/22 [12:05]
지난 20일 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과 17대 국회에서 국방위원을 지낸 임종인 전 의원, 군사·안보 전문가인 김종대 <D&D 포커스> 편집장이 트위터에서 생방송(트윗온에어)으로 트위터리안들과 연평도 사태 관련 긴급 시국대담을 가졌다.
 
이들은 20일 벌어졌던 사격훈련과 전쟁 위기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우리 정부의 사격훈련 강행의 본질과 향후 전망 그리고 대안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들을 주고받았다.

다음은 이날 시국대담의 대화록 전문이다.


 
       대화할 용기가 필요하다

인사말 및 토론자 소개

정동영 : 트위터리안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coreacdy 정동영입니다. 오늘 얼마나 놀라셨습니까. 아마 6.25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에서 최고수준의 위기순간이었다고 봅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만, 아직도 놀란 가슴을 진정하지 못한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오늘 연평도 위기 상황을 보면서 여러분들 하실 말씀 많을 거 같구요. 저도 좀 드리고 싶은 얘기가 많고. 오늘 오전에는 긴급 외신기자회견을 갖고 사격하지 말라고 사격중단 요청을 했고, 또 이 상황에서 힘을 갖고 있는 미국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편지를 보내서 ‘한국정부의 강경정책에 편승하지 마시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지만, 여러분들과 함께 자유롭게 토론해보고 싶습니다. 오늘 같이 토론하고 대화를 나눌 분은 여러분 임종인 전 의원 잘 아시지요? 우리나라에 소수자 인권을 위해서 대단한 활동을 하신 분이고, 국회 국방위원으로서도 날렸던 정치인인데, 지금 18대 국회에 있으면 큰 역할을 할 텐데, 원외에 있어서... 오늘 민주당에 입당해서 처음 저와 같이 트위터 생방송에 임했습니다.

임종인 : 안녕하십니까, 트위터리안 님들. 방금 소개 받은 임종인입니다. 2007년 1월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뒤에 4년 만에 민주당에 입당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나라당과 다른 정책을 펴야만 민주당이 된다. 이런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한나라당이 기본적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서민경제는 파탄시키고 오늘 우리가 보듯이 한반도 평화관리에는 실패해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는 정권입니다. 이 정권을 교체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도무지 불안해서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판단을 해서 민주당을 먼저 진보화하고, 다른 야당과 연합해서 반드시 2012년에는 정권교체를 이뤄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야겠다 해서 오늘 민주당에 입당하게 되었습니다.

정동영 : 임 의원 말씀대로, 임종인 전 의원, 임종인 전사가 민주당에 이제 다시 합류하게 되었으니까 진보적인 민주당에 큰 힘이 될것이라 보고 크게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이 토론을 주도해 주십시오. 진행도 해주시고. 다음은 김종대 편집장인데, 노무현 대통령 때 청와대 국방보좌관실에서 일했던 한국 최고의 안보전문가입니다. 지금 D&D 포커스, D&D가 뭐지요? (김종대 “Deplomacy & Defence입니다”) 그러니까 외교와 안보, 포커스 초점이라는 제목의 이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전문잡지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최고의 전문가입니다. 한반도 정세에 궁금하시고 외교 안보에 대해 지식이 필요할 때 D&D 포커스를 기억해 주십시오.
 
한반도, 또다시 강대국의 각축장 되다

정동영 : 제가 먼저 문을 열겠는데요. 금방 여기 오면서 인터넷 뉴스 뜬 거 보니까 내년 초에 동해에서 중국하고 러시아하고 연합훈련을 한다는 제목을 봤는데, 참 뜨끔했습니다. 이제 정말 한반도가 강대국들의 각축장이 되는 구나. 어떻게 보세요?

김종대 : 12월에 마이클 멀린 미합참의장이 방한을 해서 앞으로 한․미․일 결속을 강화해서 서해에서 군사훈련도 하고, 차차 중국에 대한 아주 노골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중국에 대한 동맹국가들의 해양 주권을 확보하겠다고 하면서 인제 군사훈련도 참여했는데,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중국과 러시아가 앞으로 계속해서 상시적인 해상훈련을 하겠다는 입장이구요. 동해지만 남중국해로 옮겨서 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7월에는 남중국해에서 실탄 훈련을 중국이 진행한 바 있고, 곧 중국이 항공모함을 건조합니다. 이렇게 봤을 때 냉전시대, 중국․러시아․북한이 한편, 한․미․일이 한편이 되어(정동영 “신냉전이 도래하는 군요”) 블록과 블록, 진영과 진영인데 이러한 동맹구조를 유지하는 데 가장 지표가 되는 핵심이 군사훈련입니다. 이것을 해상에서 하게 되었을 때, 잘못 관리하면 냉전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정동영 : 도화선이 연평도 사건이 되었는데... 임 의원, 특히 우리의 국방 자주국방과 자주권에 대해서 특별한 신념을 갖고 계신데, 연평도가 대한민국 영토인데 연평도에서 발생한 사태 이후 한 달, 도대체 연평도 사태 그 이후의 한반도의 긴장완화의 문제. 이것이 누구의 문제입니까? 중국 사람의 문제입니까, 미국 사람의 문제입니까.

임종인 : 당연히 한반도에 살고 있는 5천만 대한민국 국민과 2,400만 북한 주민의 문제지요. 지금 이 사태, 편집장님이 말씀하신 것 같이 러시아와 중국과 북한이 한 축이 되고, 우리와 미국과 일본이 한 축이 되어 군사훈련하는 상황이 마치 100년 전 청일전쟁, 그때 서해상에서 청나라와 일본이 싸웠지요. 한반도가 유린된 상황, 그리고 1904년 러일전쟁으로 동해안에서 러시아와 일본이 싸우고 또 한반도가 전쟁터가 되는 이런 상황이 다시 도래한 듯한 이런 생각이 듭니다.

무능·무모·무책임, 안보 3無정권

정동영 : 안타까운 일이지요. 큰 이야기를 해봤는데, 이제 오늘 2시 30분 상황으로 가볼까요?

임종인 : 제가 먼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두 분께. 지금 국민들이 2시 반에 엄청나게 불안했습니다. 특히, 1시간 동안 포격훈련한 뒤에 북한이 어떠한 도발을 할까, 공격을 한다고 했는데 굉장히 불안했습니다. 아직까지는 다행히 이런 일이 없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의원님께서는.

정동영 : 조마조마했지요. 저는 어제 그제 계속 연일 ‘사격훈련을 중지하시오. 그리고 북한은 추가도발 하면 안된다. 또 미국이 적극적으로 뜯어 말려야 된다.’고 개인 성명도 내고 장외집회에서 연설도 하고, 제 나름대로는 목소리를 내려고 애를 썼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긴급 외신기자회견을 자처해서 사격훈련 중지가 맞다고 주장했는데, 그러나 정부는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어떻게 나올까 했는데... 2시 반에 전투기도 떠있었던 거지요? (김종대 “그렇습니다. F-15전투기가 출격했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것만 보면 2시 반에 사격훈련을 하고 만일 북이 거기에 대해서 대응을 하게 되면, 지난 번처럼 포격을 하게 되면 당연히 보복응징 이런 상황으로 갔겠지요? (김종대 “그렇습니다. 자위권 행사는 전투기를 동원할 때 천명했기 때문에 북한도 대응을 했을 것이고,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첨단 포탄이 이런 게 있었겠지요? (김종대 “정밀타격을 위해 고폭탄, 특히 정밀타격은 미국이 지원하는 정보자산을 기초로 해서 북한의 해양진지나 후방의 방사포를 타겟으로 합니다. 항공 공중 타격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그렇게 되면 연쇄반응이, 그렇다고 북이 그냥 얻어맞고만 있을 리는 없을 테니까, 그 다음 상황은 잘 상상이 안 돼요. 어떻게 되었을까요?

김종대 : 그건 우리가 그때 확전이 됐다, 안 됐다 그렇게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서해에서 위기관리를 할 때 ‘비례성의 원칙’이라는 것을 고수해 왔고, 또 저쪽의 무기에 상응해서 우리도 현장의 군사전략에 의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데, 만약에 공중 지원, 함포 지원이 있었다면 저쪽에서 지대함 미사일이나 지대공 미사일을 가동할 수 있겠지요.

정동영 :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인데, 일단 그런 일이 오늘 일어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상황이 끝난 게 아니다 하는 거지요. 사격연습은 끝났지만,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고, 북쪽의 반응이 ‘일일이 남쪽의 도발에 대해서 대응할 가치가 없다. 그러나 앞으로 2차 3차 강력한 타격을 가하겠다’고 해서 만성적인 불안정이 지속되게 생겼는데, 앞으로 대처방안, 앞으로가 궁금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국민들, 사실 오늘밤에도 불안한 가운데 있는데.

임종인 : 우선 저도 국방위를 하기 전에는 잘 몰랐던 건데, 지금 좀 전에 말씀하신 지대공 미사일, 지대함 미사일 이런 걸 사람들이 잘 모르거든요. 용어 설명을 좀 해주시고요. 또 오늘 2시 반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훈련을 어떻게 했는지, 거기에 대해서 북한은 하게 되면 어떠한 대응을 하겠다고 한 것인지 설명을 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종대 : 짧은 말로써 설명하기에 굉장히 복잡한 양상인데, 최대한 한번 압축해보겠습니다. 오늘 오후 2시 30분부터 우리가 연평도 상암단 가로 40km, 세로 20km 되는 해역에 야포 사격훈련을 했습니다. 백령도에 있는 K-9 자주포, 105mm 견인포, 81m 박격포 등 복합적인 화력을 동원해서 상암단에 사격을 했는데, 거기가 바다라고는 하지만, 이 지역을 잠깐 설명 드리자면, 연평도에서 북이 마주하고 있는 해안이 연평도 이북으로 서남쪽으로 급속히 치고 나옵니다. 우리가 저쪽 반도 깊숙이 들어가 있는 형국이거든요. 서남쪽이라고 해도 바로 북한 내륙의 코앞이지요. NLL이 바로 보입니다. 그 NLL에 거의 인접한 약 10km 못 미치는 지역에 우리가 아까 말한 복합화력으로 사격을 했고, 이렇게 됨으로써 지난 11월 23일 하던 훈련을 완결지은 겁니다. 그때 약 3천9백 발을 쏘려다가 북에서 대응사격을 하는 바람에 못 쏜 발이 한 2천발 정도 되었는데, 이걸 두 시간 정도 쏠 것으로 예상됐지만, 한 시간 반만에 끝났습니다. 4시 4분에 종료되었구요. 이렇게 되었을 때 우리가 예상했던 것은 북이 어쩌면 또 해안포를 저번과 같이 쏠 수 있다, 연평도로. 또는 그와 유사한 사격이 있을 때 이번에는 우리의 전투기가 북한의 공격 원점을 타격할 것이다, 이건 공언한 사항이구요. 그랬을 때 예상됐던 것은 우리 전투기로부터 북한도 방어해야 하기 때문에 지대공 미사일 또는 지대함 미사일을, 지대공을 쏘겠지요 전투기니까. 그런데 이 지역은 북한의 장사정포를 비롯한 거의 포밭입니다. 전 세계에서 화력이 이렇게 내륙에 밀집된 지역은 여기만한 곳이 없고, 또 미사일 등 또 미그 29기, 미그 23기, 21기까지 출격준비를 하는 등 극단적으로 최악의 상황에서는 공중전까지도 예상해 볼 수 있는 이런 여러 가지 분쟁의 스펙트럼이 존재하고 있고, 무엇이건 현실화될 수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임종인 : 훈련만 하고 북한이 아직까지 대응을 안 했는데, 어떻게 대응할지 불안해하고 어떻게 우리 정부가 해야할지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그런 말씀이구요. 정 의원님께 여쭈어보겠습니다. 훈련에 대해서 정부여당과 민주당이 서로 당의 입장이 완전히 달랐고, 미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의 입장이 달랐는데 그 배경과 입장이 어떤 것인지를...

정동영 : 이 정부는 첫째는 지난 번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사태 때 초기 대응에 실패했단 말이지요. 그러니까 그때 얻어맞을 때 자위권 행사를 못하고 나서 ‘안보 무능’에 대한 자책, 또 여러 가지 자의식이 발동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 뒤에는 대단히 무모한 군사주의적 태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권행위다, 정당한 훈련이다.’ 물론 합법적 행위라고 말하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합법적 훈련이라고 해서 꼭 훈련을 강행해야만 그것이 맞는 것인가. 훈련을 했는데 그것이 도화선이 돼서 큰 충돌이 일어난다면 훈련을 안 한만 못한 결과가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사격훈련이라는 것은 억지력을 강화해서 서해 평화, 한반도 안정을 기한다는 목표가 있는 건데, 그 훈련이 도화선이 돼서 이런 충돌과 긴장을 가져온다면 좀 더 큰 넓은 시각에서 봤어야 하기 때문에 사격훈련을 중지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 이것보다 더한 가치는 없잖아요. 이것이 정부의 존재 목적 즉 대통령의 기본 책무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건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볼모로 해서 인질로 잡고 무모한 사격훈련을 강행하는 것은 ‘콧대 꺽어놓겠다’는 기싸움인데, 자존심 싸움인데요. 이건 무책임한 거지요. 안보에 대해서 무능했고, 무모했고, 무책임했고, ‘3無 정권’의 성격을 보여준 것이라고 봅니다. 오늘밤은 불안 속의 평온으로 넘어갑니다만, 이 정권에게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맡길 수 있겠는가 하는 회의, 그래서 결국 이제 야당이라도 나서서 목소리를 내야 되겠다 해서 지금 저는 민주당에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유관 국가에 민주당이라도 대표단을 보내자, 반전 시위라도 조직해서 ‘불안해서 못살겠다. 왜 한반도 평화로 갈수 있는 길이 있는데 왜 길을 버리고 가시덤불 산길로 가는가’에 대해서 분명하게 국민들이 일어나서 목소리를 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쟁이냐 평화냐, 결국 정치의 문제다

임종인 : 지난 10년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국민들이 하나 공통적으로 남북관계에 인식한 것은 ‘전쟁은 없을 것이다’, 이건 거의가 아니라 확실하게 국민들 사이에 자리잡은 거 아니겠습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금강산도 가고 개성공단도 가고 평양도 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국민들이 가지도 못하고 오히려 전쟁 분위기로 가버렸는데, 이건 도대체 왜 그렇습니까.

정동영 : 생생하잖아요. 2000년, 딱 10년 됐네요. 2000년 6.15정상회담을 끝내고 김대중 대통령이 서울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선언했어요. “이제 더 이상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 그때 참 저도 뭉클했지만 많은 국민들이 공감했습니다. 그리고 전쟁 걱정 없는 시대가 활짝 열렸습니다. 물론 그 뒤에 연평도 2차 해전이 있었지만, 상황은 바로 해결되었습니다. 북한은 사과했고, 그 후로 교류협력은 더 커졌습니다. 그리고 5년쯤 지났어요 2005년이지요. 2005년에 제가 당시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8.15 기념행사 60주년이니까 이북에서 대표단을 보냈어요. 근데 전보가 왔어요. 무슨 전보가 왔느냐. 이번에 서울에 내려간 대표단이 동작동 국립묘지에 헌화 참배하고 싶다며 일정을 마련해 달라.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그것은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이 ‘이제 더 이상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선언한 5년 뒤입니다. 2005년 8.15에 북한 대표단이 참배한 것은, 동작동 국립묘지가 어떤 곳입니까? 6.25 참전용사 11만의 묘지와 위패가 모셔진 곳인데, 더 이상 전쟁이 없는 시대로 간다는 명시적 선언입니다. 그리고 5년 뒤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에 포격이 가해졌습니다. 그리고 대응포격을 했어요. 자,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합니까. 그래서 정치가 중요하고 그래서 정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쟁이냐 평화냐’ 전쟁은 정치의 연장에 있습니다. 평화도 정치가 만드는 것입니다.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는 우리에게 전쟁위험을 감수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그리고 정권을 다시 교체해 내고자 하는 저희가 가는 길은 전쟁의 가능성을 ‘제로’로 만들고 한반도에 평화를 영구적으로 만들겠다는 비전과 실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과거로의 퇴행, 서해5도 군사요새화는 시대착오다

임종인 : 김종대 편집장님께 여쭙겠습니다.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 5도를 군사요새화하고 신무기를 배치하겠다고 하는데, 이렇게 하는 게 좋은가 아니면 사람이 살 만한 서해 5도를 만드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

김종대 : 한 가지 데이터를 말씀드리면, 지금 서북 5도에 26개 대피소를 보강하는 예산이 536억입니다. 대피소 하나만 바꾸는 데도, 있는 대피소를 수리하고 또 현대화하는 데만도 이렇게 많은 돈이 들거든요. 근데 요새화라는 것은 대피소 보강하는 수준이 아니지요. 대만의 금문도를 모델로 했다고 합니다. 금문도는 지하 3층에 걸쳐 모든 인간생활이 지하에서 다 가능하고, 비행기가 지하에서 이륙할 수 있습니다. 수십 년간에 걸쳐 이루어진 요새입니다. 이것이 이제 우리가 대통령이 요새화를 말할 때 금문도를 모델로 했다고 하는데 이것은 어차피 실현되지도 않을 것이고, 그 많은 예산, 대피소 지을 예산도 없어 저 난리인데...

정동영 : 그러니까 지금 말씀 중에 첨언하면 과거의 금문도인데, 1950년대 즉 50년~60년이 지났는데 ‘50년대 금문도’로 가려고 그래요. 지금 금문도는 관광지잖아요. 1년에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2010년도의 금문도’를 만들어야지 어떻게 1950년대 금문도를 만들려고 하는지...

임종인 : 금문도는 50년대 냉전 초기에 요새화를 해서 중국과 대만이 대립했고, 그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국도 타이완이었죠. 중국이 아니라. 완전히 그런 상황이었는데, 지금 현재 우리를 6.25 이후로 돌린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정동영 : 그렇지요. 우리가 가야할 방향은 연평도가 서해 5도가 관광지로 가는 것이 방향이지, 요새로 가는 게 아니지요.

김종대 : 금문도는 이제 본토하고 육교도 놓으려고 합니다. 본토하고 연결하는. 그만큼 양안 관계가 가까워지면서 거기 가서 배울 사항들이 바로 평화와 화해, 평화의 섬, 교류의 섬 이런 이미지들이 굉장히 강해졌고, 요새는 관광지가 되었지요.

임종인 : 정 의원님 말씀도 금문도가 요새화돼서 대립한 건 50년대 상황이라는 거지요?

정동영 : 그러니까 지금 연평도에다가 다연장포를 갖다 놓는다, 뭐 개량형 무슨 미사일 기지로 만든다며 골목마다, 산중턱에 이렇게 신무기로 꽉 들어차면 사람이 어떻게 거기서 고기 잡고 농사 짓고 삽니까. (김종대 “지금 다연장포 민가에도 놔뒀잖습니까”)

안타까운 좌초,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임종인 : 지금부터 3년 전, 불과 3년 전에 2007년 10월 4일 노무현 대통령께서 북한에 방문해서 김정일 위원장과 회담한 뒤에 ‘10.4 공동성명’을 내놨을 때, 서해를 평화지역으로 만들자는 말이 있었지요?

정동영 : 평화협력특별지대 창설에 합의한 거지요. 그 시작은 2년 전 2005년 6월 제가 평양특사로 가서 김정일 위원장과 회담하면서, 주 의제 중에 1번 의제는 ‘6자회담에 돌아오시오, 핵무기를 내려놓으시오. 남북이 통크게 한번 합시다. 제2의 6.15시대로 갑시다.’ 거기에 합의했습니다. 또 거기 중요한 주제가 ‘서해에서 늘 긴장과 충돌이 발생하고 위험이 높은데, 이걸 제도적으로 평화의 바다로 만듭시다’ 하는 제안이었는데, 여기에 대해서 김정일 위원장도 동의했어요. (김 위원장이)무슨 이야기를 했느냐. “육지에서는 고속도로도 내고 공단도 만들고 철도도 놓는데, 바다에선 선도 잘 똑똑하지 않은데 거기서 총질하는 것은 우습다.” 이런 표현을 썼어요. 그래서 그 뒤에 해운실무회담, 수산회담, 군사당국자실무회담... 이래서 그런 문제들을 쭉 논의해 오고 그 과정에서 제주해협 통과도 했지요. 한국전쟁 이후 최초로 북한배가 동해에서 서해로 갈 때 제주해협을 통과하게 허용도 하고. 이런 분위기가 쭉 가다가 2년 뒤에 정상회담 합의로 만들어진 겁니다. 그러니까 NLL 주변에 꽃게라든지 거기에 조기라든지 고기떼가 모일 때, 그 지역을 공동어로수역으로 만들자는 겁니다. 육지에 개성공단이 어디에 있습니까. 북쪽 영토에 있잖아요. DMZ위에. NLL 주변에 바다의 개성공단을 만들어서 고기를 같이 잡아서 서로 이익을 나누면 총질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 군함을 부딪칠 이유도 없고. 근데 이게 안타깝게 정권 마지막 끝날 때 이렇게 돼서 안타깝습니다.

김종대 : 지금 의원님께서 우리의 평화지대화의 구상과 비전, 남북 간에 한참 진행된 일을 말씀해주셨는데, 만약 서북 5도에 지금 청와대에서 이야기하듯이 북한의 평양까지 타격할 수 있는 치명적 공격무기가 배치된다면 그 구상이 실현될 수있겠습니까?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을 배치했을 때, 케네디 대통령 때, 70년대 어떻게 됐습니까. 3차 대전 일어날 뻔했지요? 가까스로 막았잖습니까? 그런데 치명적 공격무기, 저는 야포 정도는 배치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최고 성능 무기에 그런 무기 즉 치명적 무기가 배치된다면, 백령도에서 평양까지 88km입니다. 백령도에서 서울까지 200km입니다. 우리나라 영토 중에서 서울보다 평양에 더 가까운 지역은 서북 5도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그 당시에 꾸었던 평화구상이 과연 될 수 있을 것인가 여쭈어보고 싶습니다.

정동영 : 한국전쟁에서 남북 인구의 10분의 1이 사망했단 말이지요. 인구 10명 중 1명이 한국전쟁에서 희생이 됐는데, 그 적대와 증오의 역사를 바꿔놓은 물줄기는 그 시작은 91년 기본합의라고 봐야겠지요. 세계적인 탈냉전, 동독이 무너지고 소련이 해체되고 그 상황 속에서 이제 북방외교가 전개되면서 남북이 그렇게 죽고 죽이는 시대로부터 서로 북한은 없다고 말할 수 없잖아요. ‘북한은 있다, 북도 남이 있다’. 그래서 유엔도 동시가입하고 그래서 그동안 적대와 적대, 대결과 대결 노선이 부딪치던 걸로부터 6.25 끝나고 40년 오다가 1991년을 기점으로 ‘이제 그러면 서로 존재를 인정하고 공존하자’로 전환돼서 지난 20년 동안 어떻게 하면 평화를 키울까 이런 방향으로 왔는데, 느닷없이 2010년 와서 평화는 간 곳 없고 ‘전쟁을 각오해야 한다, 전쟁을 불사해야한다, 우리 자위권 발동해 보복 응징해야 한다.’ 이 무슨... 모두에도 말씀드렸 듯이 6.25 이후 최고 수준의 위기를 오늘 우리는 목격하고 있는 건데요. 이건 ‘시대착오도 유만부동(類萬不同)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햇볕정책의 전제는 확고한 안보

임종인 : 이명박 정부가 ‘참여정부나 국민의 정부 10년을 완전히 부정하겠다 그리고 자기 나름대로 정책을 세우겠다’ 이런 이야기 같은데, 옛날에 저 대학 다닐 때 박정희 정부 때 독재정권이었습니다만 이런 얘기가 있었어요. “외교안보에는 여야가 없다. 좋은 정책은 다 따라야 되는 것 아니냐.” 평화로운 정책, 햇볕정책, 포용정책은 따라야 되는데 시대착오적으로 북한 붕괴론에 입각해 하다 보니까...

김종대 : 제가 질문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다 정치인들 아니시겠습니까? 평화지대, 햇볕정책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그렇다면 햇볕정책이 마치 안보를 소홀하게 했던 정책이냐? 그렇지 않지요? 튼튼한 안보와 평화가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같이 동시에 발전하는 것이고, 안보에 대해서 또 많은 배려가 있었잖습니까. 평화구상은 평화구상대로 가고.

임종인 : 그게 이렇습니다. 참여정부 때, 국민의 정부 때 국방정책에서는 안보를 철저히 하고,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면서 기본적으로 평화롭게 전개해간다. 그런 거였고...

정동영 : 세가지 요소 아니었습니까. 첫째가 국방력 강화와 튼튼한 안보, 그리고 북한에 대해 흡수통일 않겠다는 분명한 원칙을 천명하고, 그 바탕 위에서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 화해를 키워가는 거지요.

임종인 : 참여정부 때에도 저는 국방예산이 많이 간다고 복지예산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지금 현재 이명박 정부와 비교하면 1년에 국방예산 증가가 이명박 정부 3.5%, 참여정부 9%였어요. 안보를 잘하는 것 같이 이야기하면서, 강하게 한다고 하면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 물론 국방비 증액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주민이 살아야 영토다

정동영 : 여기서 이 얘기를 한번 해봤으면 좋겠어요. 김종대 편집장님, 서해 섬에 다녀오신 걸로 아는데 저도 연평도 사태 다음날 연평도에 다녀오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만, 우리가 육지에서 서해 5도를 보는 시각이 아니라 섬에 살고 있는 주민들 시각에서 이 사태를 보는 느낌, 시선을 어떻게 보십니까?

김종대 : 제가 지난 주 대청도, 소청도, 백령도까지 해서 돌아봤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한번 가보지도 않고 탁상공론했는지 현지에 가보면 다 확인이 되지요. 보수단체가 백령도에 들어와서 북한에 전단 살포를 하려고 했습니다. 이것을 현지 주민들이 쫓아냈어요. ‘이런 위중한 시기에 이런 식으로 와서 불안을 조성하는 거 절대 용납하지 못하겠다, 정치적 논리로 들어오는 것 수용 못 하겠다.’ 이런 일들이 있었고, 그 다음에 주민들은 이러한 부분에 대해 우선 안정과 주민보호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북한 때문에 불안한 것만은 아닙니다. 적어도 천안함, 연평도 사태가 있고 나서 생계에 대한 위협은 더 심해졌어요. 옛날 부두에는 낚시꾼이 발 딛일 틈도 없었고, 내년 3월까지 예약이 다 끝나 있어야 되는데 제가 갔을 때 한 명도 없었어요. 그 다음에 조업통제가 늘어나니까 중국 어선이 들어와서 많을 때는 하루 200척이 들어와 우리 쪽 어구를 전부 끊어가요. 이렇게 해가지고 북한 군사 위협, 생계 위협, 주민 불편 이 세 가지가 한꺼번에 닥쳐 왔을 때 그 상황이 어떤 상황일까? 이건 하나의 ‘집단적 트라우마’입니다. 굉장히 집단적으로 희생되고 있는 거지요. 갑자기 섬이 확 늙어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현장에서 평화와 안전에 대한 우선적 고려 없이 정치적으로 떠들어대는 것에 대해 섬사람들 불만 많습니다.

정동영 : 인천의 찜질방에 계신 분들을 가서 위로 드리면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 분들께 힘이 되어 드리지 못한 것이. 벌써 한 달 가까이 빨래를, 옷가지가 제대로 있었겠습니까. 잠자리를 몇 백명이 한 공간에서 주무시고 했으니까 너무 불편하지요. 특히 그 아이들, 물론 인천에서 임시로 학교에 갑니다만... 안타까운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닌데요. 태어나고 거기서 생업을 유지했던 내 고향에 돌아가서 전처럼 살고 싶다는 것이 대부분의 주민들 희망인데, 아득하지요. 과연 그 날이 언제 올 것인가 하는 거예요.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 군사요새화, 지금 방향은 군사요새화의 방향으로 간단 말이지요. 이 분들의 꿈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김종대 : 만약 주민들이 이주를 한다거나, 섬에서 생존의 여건이 보장이 안되면 우리의 서북 도서라는 영토적 의미가 점차로 사라집니다. 이스라엘이 왜 팔레스타인에 그렇게 유태인 정착촌을 만듭니까? 사람이 살아야 되고, 일단 뿌리를 내려서 언젠가는 여기가 안전하게 살 수 있다는 희망과 확신이 있을 때 우리 영토가 넓어지지요. 군부대만 가지고 강화하면 그야말로 요새지요.

‘대화하는 동안 총성은 울리지 않는다’

임종인 : 오늘 국민들께서 1시부터 2시 30분, 포격하기 전부터 포격하는 도중, 그리고 끝난 뒤에도 어떻게 될 것인가, 이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는 거 아니냐, 연평도뿐만 아니라 다른 데서도 일어날 수 있는 거 아니냐 하며 굉장히 불안했잖습니까? 그러면 이걸 어떻게 수습해야 하는 건가, 정동영 의원님께서 먼저 우리 정부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를 말씀해 주시지요.

정동영 : 우리 정부에 대해 요구하기 전에, 항상 왜 민주당 사람들은 북한에 대해 이야기 안 하는 거야 하는 비난이 있어요. 사실 북한이 절대적으로 자제해야 합니다. 남을 적대하는 태도를 버릴 것, 그리고 추가 도발의 유혹을 떨쳐버릴 것. 이것은 결국 자신들에게 해로 돌아옵니다. 국제적 고립을 더 심화시킬 것입니다. 어쨌든 북한도 유엔가입국인데 각종 국제적 합의, 남북간 합의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임종인 : 연평도 포격은 11월 23일 100% 북한이 잘못한 거지요?

정동영 :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마땅히 인정하고 사과해야 합니다. 재발방지 약속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받아내야지요. 이건 분명합니다. 동시에 우리 정부는 그러면 앞으로 우리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느냐. 현재 안타까운 것은 이 문제가 아까 중국 사람의 문제입니까? 미국의 문제입니까? 했을 때 우리 문제잖아요. 근데 우리 문제인데, 우리가 남과 북의 모든 대화통로가 다 끊겨 있어요. 적십자 선까지 다 끊겼단 말이지요. 어떻든 대화를 다시 시작해야 된다라는 것이고, 그 점에서는 그나마 개성공단을 오늘 막았는데 내일 개성공단을 올라가는 트럭과 차량을 허용한다는 이야기가 들어와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즉, 군사적 해법, 힘으로는 결코 평화를 완전하게 보장할 수 없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대화하는 기간 중에는 총성은 울리지 않는다는 금언도 있습니다만, 전쟁을 각오하는 것이 진짜 용기가 아니라 ‘대화를 할 용기’ 이것이 진짜 용기입니다. 또 남북 간에는 대화 분위기만 복원되면 금방 긴장은 스러지게 됩니다. 따라서 오늘 사격훈련 강행한 거 대단히 유감스러운 거지만, 어쨌든 이 고비를 넘겼으니 대북 대결 노선 이 부분에 대해서 다시 성찰하고 어쨌든 지금은 외교를 시작해야 할 시간입니다. 중국도 나서고, 미국도 나서고, 러시아도 끼어드는데 남북 간에도 대화의 통로를 모색해야 하고 그리고 외교, 다이빙궈 국무위원이 여기 왔을 때 6자회담 제안을 일축해 발로 차버렸는데 그럴 일이 아닙니다. 모여야지요. 만나야지요. 그래서 따질 것 따지고 재발방지 약속 받고. 그래서 지금은 외교 그리고 대화, 여기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시작할 때다. 정부에 대해 말하고 싶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보아야 한다

임종인 : 국민들이 걱정하는 게 북한이 사격훈련하면 가만 있지 않겠다고 했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 북한이 나쁜 의미에서 자기들이 하겠다고 하면 했거든요. 여기에 대해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데, 북한이 어떻게 나올 것 같으며 어떻게 대처해야 국지전도 없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것인지.

김종대 : 최근에 23일날 연평도 포격사건이 있고 나서 갑자기 일본 언론에서 ‘경기도를 포격할 것이다, 화학무기를 발사할 것이다, 또 최근에는 핵배낭을 터뜨릴 것이다.’ 이런 전술도 준비되어 있다는 이런 극단적 시나리오가 언론에 여과없이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극단적 시나리오는 곧 파멸로 갈수 있는 전면전의 시나리오고, 전면전 불사의 시나리오고, 설사 그럴 개연성이 있다 해도 북한은 그럴 동기가 없다고 저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북한이 지금까지 해 온 군사행동 패턴을 분석했을 때 해안포 사격거리가 점점 남하하고 있습니다. 1월 27일 NLL이북에만 떨어졌고, 8월 9일 날에 쐈을 때는 NLL에 걸쳐서 떨어졌고, 11월 23일 날 쐈을 때는 NLL을 다 넘어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러한 전술을 1월 달에 이미 다 마련하고 공언까지 한 상태입니다. 또 김정은 3대 세습 과정에서 포병전술의 대가라고 김정은의 리더십에 새롭게 이미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봤을 때 어쨌든 NLL을 부정하는 입장에서는 영해에 계속 포격을 한다는 거죠. 자기들 영해에 포격을 한다는 거고, 다음 번에 제가 예상하기에는 사격거리를 조금씩 체계적으로 남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거든요. 우리가 연평도, 백령도 가는 연안여객선이 마비될 가능성이 있고, 생계가 점점 타격을 입고 고립됩니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로서는 굉장히 불편한 상황이지요.

정동영 : 김종대 편집장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북한의 행태에 대해서 비이성적이고 비정상이고 이렇게 이제 보수언론들이 보는데, 물론 그런 점이 있지요. 근데 북한 입장에서 바꿔 보면 이게 우발적이거나 제대로 계산을 못해서, 판단을 못해서 그런게 아니고 나름대로 치밀한 계산에서 나온 행동이란 말이지요. 굉장히 전략적이고, 굉장히 전술적이고 그래서 자기 나름대로 목표를 설정하고 냉혹한 전술을 구사하는 거란 말이지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지난 번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전격 공개한 거라든지, 연평도를 타격·포격하고 나서 민간인 부분에 대해서는 얼른 유감이라고 표시하는 것, 하나하나 자신들의 목표를 위해 맞춰가는 거란 말이지요. 그런 점에서 과연 북한의, 있는 그대로의 북한, 북한의 목표가 무엇이냐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건 이야기가 길어질 수 있습니다만, 특히 지금 북한은 모든 안테나를 첫째는 워싱턴에다, 또 하나는 서울에 맞추고, 한마디로 줄여 얘기하자면 지금 미국에 대해서 협상하자는 거 아니겠습니까. 남한에 대해 협상하자, 거래하자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의 목표가 전면전이냐, 지금 전쟁하자는 것이냐, 그렇게는 보이지 않는단 말이지요. 북한이 지금 미국을 상대로, 남한을 상대로 전쟁에서 이길 가능성은 없는 거지요. 북한의 목표는 제가 적어도 북한 관리들과 대화하고 협상해보고 김정일 위원장과 회담해본 결과로서 북한의 의도는 무엇일까, 목표는 무엇일까? 추정하는 것은 북한은 6.25 이후 60년 동안 미국에 대해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큰 두려움과 공포를 갖고 있습니다. 북한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 간의 적대적 관계, 서로 전쟁을 하고 원수가 되었던 이 관계를 해소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두려움과 공포, 또 반면에 미국과 협상을 통해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는 강렬한 희망을 갖고 있어요. 그런데 또 북한은 북미관계는 남북관계와 순환관계로 보고 있습니다. 남북관계와 남북대화가 돌아가야 북미협상과 대화가 돌아간다고 보고 있는데, 지난 3년 동안 남북대화와 관계는 막혔다는 거지요. 그럼 남은 건 미국을 두드리는 것인데, 우라늄 시설 공개는 미국에 대해서 ‘나하고 협상하자, 그렇지 않으면 나대로 가겠다,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목표를 향해서 핵을 가진 강성대국으로 갈 테니 협상 원하면 마주 앉자’는 메시지였고, 연평도 포격 목표도 결국 NLL, 북방한계선은 정전체제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잖아요. 정전체제의 후속 산물인데, 이 정전체제 바꿔야 한다, 정전체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미국이 어쩔 수 없이 상대로 나와야 되는 거고. 그래서 NLL을 무력화하기 위한 기도로서 끊임없이 NLL 무실화 기도를 했던 거지요. 그 점에서 연평도 포격도 그런 목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임종인 : 질문이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현재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안 좋다는데,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면 북한이 급변할 수 있는 것인지. 그러면 우리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두 번째 질문은 10년간 민주정부 기간에도 북은 핵개발 야욕을 포기하지 않았는데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진정성이 약하지 않은지. 오늘 훈련이 영해 내 통상적 훈련임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반발이 크지 않냐. 한국정부의 외교적 통찰력에도 좀 문제가 있었던 거 아니냐는 질문, 다음으로 북한 퍼주기가 북한 군사력을 키웠다는 보수 측의 견해와 월등한 차이가 있는데 그에 대한 의견을 물어왔습니다.

김종대 : 통상적 훈련인가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통상적 훈련이라는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맞다는 것은 1974년에 우리가 최초로 연평도에 포를 배치한 후 끊임없이 포사격을 해왔다는 점에서 연례적이고 통상적인 훈련은 해왔습니다. 그런데 연평도에 이번에 자주포가 23일 날 사고가 났을 때 6문이었습니다. 그중에 3문은 작년에 배치되었지요. 현 정부 들어와서 지대공합동 전력을 이 지역에 많이 추가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포사격 훈련을 하게 되면 이북에서도 예년과 규모나 강도 면에서 많이 다릅니다. 그렇게 보면 예년에 통상적 수준이지만 그것보다는 다소 이 정부 들어서 강화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고, 같은 훈련이라 하더라도 엄중한 정세에서 포사격 훈련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은 북이 해석하기 나름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통상적 훈련이라 했을 때는 투명하게 밝혀야죠. 또 앞으로 훈련계획은 어떻게 하는지. 군사적 신뢰가 뭡니까? 상대방한테 군사훈련계획을 통보하고 참관을 요청하고 양해 구하고 끊임없이 대화 속에서 훈련은 이루어지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 정부 들어와서 훈련은 그런 점에서 일방적인 측면이 존재하기 때문에 통상적 훈련이라는 것이 맞기도 하지만 또 틀리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중국하고 러시아가 이 부분에 대해서 간섭을 하고 들어오는 것은 사실 저희로서는 불쾌한 일입니다. 주변국이 한반도 문제에 자꾸 개입하면 자기 지분 찾겠다는 얘기겠지요. 그런 면에서 이 부분도 역시 어떤 주권이나 통상적 훈련이라는 원론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이 문제도 좀 지혜롭게 해야하는 겁니다.

정동영 : 그 말에 이어서 ‘NLL, 북방한계선을 어떻게 지키고 관리할 거냐’ 하는 건데, 사격훈련 이건 ‘하지하책(下之下策)’입니다. 성공적인 예가 있잖아요. 91년 노태우 정부 때 남북 기본합의서 하면서 뭐라고 말했어요. 남북이 각각 현재 관할하는 수역을 인정한다. 그리고 NLL 문제는 나중에 얘기하자. 계속 협의하자. 이렇게 되어 있잖아요. 평화적으로 대화를 통해서 서로 인정한 거예요. 그 다음에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정상회담에서 어떻게 합의했습니까. NLL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선에서 NLL 주변에 공동어로수역을 만들어서 평화지대를 만들자. 그리고 바로 해안포 발사되었던 지역 바로 근처가 해주잖아요. 바로 그 해주에 공단을 만들도록 했잖아요. 10.4합의라는 게. 만약 거기에 제2의 개성공단이 해안포 기지 근처에 공단이 만들어지고 있었다면, 그러니까 전쟁도 정치의 연장이고, 평화도 정치의 연장이다. 그런 말씀을 드리고. NLL을 지키는 것은 군사훈련으로 지키는 것이 아니라 대화와 그리고 평화적 교섭으로 관리할 수 있다. 그렇게 봅니다.
 
김정일 위원장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짧게 대답하면 김정은 세습 체계는 예측 불가능하잖아요. 또 불확실하잖아요. 아는 사람이 없잖습니까. 근데 김정일 위원장은 저도 만났지만,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나, 전 클린턴 미국 사람들도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대화했잖아요. 중국도 여러 사람이 김정일 위원장과 토론도 하고. 김정일 위원장이 장악하고 있을때 직접 상대해서 푸는 것이 가장 비용이 적게 들고 효과적이다. 그렇게 말씀드리구요.
 
북의 핵야욕, 끝까지 포기않을 거다? 이게 뭐 보수언론이라든지 그런 시각입니다만, 저는 줄 것 주고 받을 것 받아야 한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지론이 맞다고 봅니다. 또 증거가 있습니다. 2005년 9.19 베이징 공동성명은 우리가 주도했던 거지요. 2005년 6.17 김정일 위원장과 저와의 회담에서부터 시작해서 6자회담이 재개되고, 8.15에 동작동 참배가 이루어지고, 제주해협 통과를 허용하고 그리고 9.19에. 9.19가 뭐냐, 북한이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공개적으로 전 세계에 북한은 현존하는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페기한다. 이렇게 약속한 거예요. 그리고 미국은 또 북한을 인정하고 수교한다. 그렇게 약속한거란 말이지요. 저는 북한 핵문제도 결국은 대화와 외교를 통해서 풀어야 하고 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퍼주기 하나만 말씀드리면, 자, 한번 생각해보시지요. 오늘 주가가 처음에 출렁했다가 간신히 유지됐는데요. 만약 연쇄반응이 일어나서 국지전으로 갔다면 아마 주가는 대폭락했을 겁니다. 20분간 지난 주에 전국에 민방공 훈련으로 전국의 차가 서고, 전국의 경제활동이 중단되었어요. 그 손실. 지금 부산이고 어디고 일본관광객이고 해외관광객이 일체 발걸음이 끊어졌습니다. 연평도에서의 경제적 피해, 그 다음에 국방비 증액분 올해와 내년 7천억, 이것들을 합치면 수조 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미 연평도 사태 한달 만에 수조 원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민주정부 10년 동안 퍼준 게 얼마인줄 아십니까? 뭘 퍼줬습니까? 쌀 줬습니다. 비료 줬습니다. 국민 1인당 자장면, 1년에 한 그릇 북에 보낸 겁니다. 한 달에 100만원, 우리가 아르바이트해서 100만원 받는다고 치면 그 100만원 받는 사람이 동전 두 개, 백 원짜리 두개 준 겁니다. 동전 두 개를 주고 퍼줬다고 말하는 것은 양심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건 정치적 선동입니다. 이번에 연평도 사태 한 달 동안 잃어버린 경제적 이득이 지난 10년 동안 이북에 준 쌀과 비료의 몇 배가 넘습니다.

임종인 : 다른 질문을 좀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현재 상황이 어떤지 물었구요. 그 다음에 정권교체를 위해 보수여론을 아우를 수 있는 방안이 뭐냐. 다음에 정동영 의원께서 통일부장관 할 때의 통일부와 지금 통일부의 가장 큰 차이점이 뭐냐를 물어왔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속내는 무엇이냐. 오늘 정동영 의원님이 오바마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했는데, 우방이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미국의 속내를 모르겠다. 미국이 한반도 평화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주 중요한 질문이라 생각합니다. 우선은 미국의 속내에 대해 먼저...

정동영 : 시간이 다 된 거 같긴 합니다만, 제가 오늘 오바마 대통령에게 공개편지에서 세 가지를 요구했습니다. 첫째, 현재 이명박 정부의 대북강경 노선에 편승하지 마십시오. 지난 2년 동안 오바마 정부는 한미동맹을 중시한다, 한국 정부의 입장을 존중 한다면서 이른바 ‘전략적 인내’라고 썼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무시하고 묵살한’ 것입니다. 2년 동안 시간을 낭비한 겁니다. 두 번째, 2011년 ‘오바마 프로세스’를 시작해야 한다. 10년 전에 클린턴 대통령이 전 국방장관 페리 장관을 임명해서 북한을 어떻게 다루어야 될 것인가 보고서를 제출 받았어요. 그게 바로 페리 프로세스라는 건데, 그 핵심이 뭐냐면 ‘북한을 있는 그대로 보십시오. 희망대로 보지 말고, 보고 싶은 대로 보지 말고. 그리고 개입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김정일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뻔했었지요. 10년 전에. 2011년에 오바마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도 받았잖아요. 북한 핵문제와 이란 핵문제를 푸는 데 역할을 해야 합니다. 세 번째, 김정일 위원장을 직접 상대하십시오. 이런 말씀을 드렸는데, 이번 연평도 사태에서 보면 미국의 역할은 대단히 실망스럽습니다. 한미동맹 동맹국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것만 있었고, 정당한 훈련이라는 이런 식의 입장만 갖고 있었는데 과연 이것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려는 책임있는 행동이었는가에 대해 우리 국민은 똑똑히 기억할 것입니다. 그리고 과거 노무현 참여정부 때 미국정부 많이 불편했잖습니까. 이번 한반도 사태와 관련해서 미국이 좀 더 분명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임종인 : 개성공단은 지금 다행스럽게 출입을 할 수 있고, 200명의 직원들이 무사히 근무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부분도 좀 이야기하시지요. 정동영 의원님이 통일부 장관 하실 때의 통일부와 지금 통일부의 가장 큰 차이는 뭐냐에 대해 간단하게.

민주정부의 비전, 대륙열차시대·평화체제·남북경제공동체

정동영 : 이 정부는 통일부를 없애려고 했구요. 이 정부의 통일부는 지난 3년 내내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다.’ 이것밖에 한 게 없어요. 기본적으로는 곧 북한이 붕괴한다 무너진다, 그러니 상대할 필요가 없는 거지요. 근데 이건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겁니다. 제가 통일부 장관 할 때 시절뿐만 아니라 민주정부 10년 동안 일관되게 가졌던 꿈과 포부, 비전은 뭐냐. 아마 민주정부가 계속되었다면, 제가 대선에서 실패하지 않았다면 여기까지는 왔을 겁니다. 첫째는 대륙열차시대가 개막했을 것입니다. 서울역에서 기차표 사서 하얼빈, 저 만주로 가고 블라디보스톡 가고 시베리아, 런던, 파리 기차를 타고 가서 무역도 하고 수학여행도 하고 여행도 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열렸을 겁니다. 두 번째, 한반도에서 9.19공동성명이 실천돼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어가는 과정에 있거나 아마 평화협정이 맺어졌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마 남북한 간에 180만 명이나 되는 군대를 줄이는 군비축소 협상이 아마 진행 중에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 번째, 개성공단은 지금 1단계 3분의 1가다가 멈췄는데, 1단계, 2단계, 3단계 50만 도시가 개성은 거의 완성이 됐을 거고, 해주공단이 착착 진행되고 있을 거고, 그밖에도 개성공단이 2개, 3개, 5개, 10개가 아마 진행되고 있을 거예요. 사람과 돈과 물자가 남과 북을 자유롭게 오고가는 남북경제공동체선언을 눈앞에 두고 있는 그런 상황으로 갔으리라 생각합니다. 그걸 바탕으로 사실은 남북국가연합시대가 다가오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비전이 중간에 꺽인 것이 제 개인의 실패보다 안타까운 부분이지요.

진정한 평화는 대화할 용기로부터 시작한다

임종인 :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정부는 국민의 지지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저희들에게 해주신 말씀을 기억하는데 “세계의 모든 분쟁에 우리가 관여해 평화를 가져올 수는 없지만 남북한,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다. 미국이나 러시아나 중국이나 일본이나 설득해서 할 수 있을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대화가 가장 필수적으로 전제되어야 한다”는 이런 말씀이 기억납니다. 결론을 지어야 겠습니다. 지금도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정부는 어떻게 해야 되고 국민은 어떻게 마음가짐을 해야 하는지 듣고 끝냈으면 좋겠습니다.

김종대 : 헤밍웨이가 말했습니다. “평화란 뭐냐,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이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모든 평화체제에 대한 노력도 언젠가 잘못 관리하면 유리그릇처럼 깨집니다. 혈압환자가 혈압 잘못 관리하면 그 순간 쓰러지거든요. 남북관계는 원래 어렵고 평화관리는 원래 사실 쉽지 않습니다. 용기와 결단력이 필요하구요. 오늘 정 의원께서 평화에 대한 비전, 그동안 우리가 꿈꿔왔던 여러 남북 간의 한반도 공동체에 대한 비전을 말씀해 주셨는데, 이럴 때일수록 그런 낙관적인 비전이 필요하고 용기있게 제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지혜로운 자만이 깨달을 수 있는 진리입니다. 이렇게 안보가 어려울 때 낙관적 비전과 한반도평화공동체에 대한 민주당의 역할을 더 강화할 것과 더 많은 햇살과 용기, 그리고 힘을 주시길 바랍니다.

정동영 : 이 나라의 주인은 우리 국민입니다. 한반도의 주인은 남과 북입니다. 6.15선언의 핵심은 ‘우리 민족끼리’입니다. 남과 북이 같이 잘사는 길이 있습니다. 지난 민주정부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했지만, 지난 3년 동안 남북평화를 잃어버렸습니다. 되찾는 것은 주인으로서 해야할 일입니다. 분연히 목소리 냅시다. 이 정부가 가고 있는 ‘전쟁을 각오해야 평화가 온다’는 것은 무책임이며, 말도 안되는 것입니다. 거부해야 합니다. 지금은 대화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진정한 평화는 대화할 용기로부터 시작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뚫는 건 대화입니다. ‘통즉불통 불통즉통’이라고 했습니다. 통하면 아프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반도는 몸살이 났습니다. 남과 북이 먼저 통해야 합니다.

임종인 : 트위터리안들과의 대화는 처음이었습니다. 재미있고 의미있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아시아 최고의 정치선진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에 신혼여행 갔던 부부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거기 안전하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마지막으로 트위터가 정치인과 국민들 간에 수평적 미디어로서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정동영 의원님의 생각을 들어보겠습니다.

정동영 : 오늘 같은 트위터 생방송은 과거 같으면 상상도 못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찻집에 앉아서 당대 최고의 전문가이자 양식있는 지식인인 임종인 의원, 김종대 편집장과 트위터 여러분과 스스럼 없이 대화할 수 있는 것은 기술의 덕이기도 하지만, 국민들이 깨어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연평도 사태 직후 김연철 박사와 처음 토론회를 했고, 오늘 두 번째로 진행을 했습니다. 앞으로도 FTA나, 복지예산 등의 문제로 자주 만나겠습니다.

‘국내 정치용’이라면 용서받지 못할 일

임종인 : 끝내려고 했는데, 많은 트위터리안 분들께서 조금 더 토론회를 진행하자고 제안을 해오셔서 몇 가지 질문을 더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연평도 사태에 대해 국내 정치용이 아니냐는 의문과 지적이 제기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사실이 그러하다면 저는 정말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안보를 국내 정치에 이용한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국내 정치에 이용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정동영 : 분명한 것은 11월 23일 초기대응에 허둥지둥했습니다. 제대로 못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지난 3월 천안함 사건이 있었습니다. 엄중한 시기 아닙니까. 모든 촉각이 곤두서 있어야 하고, 더구나 8월 달에 연평도를 북이 공격할 수 있다는 정보도 우리 정부가 파악하고 전파를 했다는데요. 그런 상황에서 11월에 북한이 ‘사격하기만 해라, 그 구역에 우리가 강력한 보복을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통보까지 왔는데 아무런 주민 대피령도 안 내렸습니다. 이런 안보 무능, 이걸 어떻게 덮을까 이 부분이 많이 작용했다고 봅니다. 턱없이 강경한, 무모한 해결을. 최근에 국내 정치상황을 염두에 두고 사격훈련을 했다면 정말 용서받지 못할 일이겠지요.

김종대 : 위기관리를 말씀하셨는데요. 우선 청와대의 확전 논란만 봐도 갑자기 3시 40분, 교전중이었습니다. 확전방지 지시했다고 하다가 아니라고 번복하는데, 오후 6시 홍보수석이 최종정리할 때까지 말을 네 번 바꿨단 말이지요. 그 다음날 대통령께서 교전수칙을 이야기하셨는데 교전수칙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그러다 다음날 갑자기 세계최강 무기를 배치하라고 했는데, 연평도 사건에 실효성이 있었나 하는 의문이 듭니다. 청와대의 고장난 입, 여기에서 국민들이 굉장히 많이 혼란스러웠구요. 무능하다고 아까 말씀하신 뜻은 청와대가 초기에 위기가 있을 때 더 좀 성숙하고,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서... 혹시 한번 묻겠습니다. 지금까지 이 정부에서 많은 안보 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때 대통령한테서 초당적인 협조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으셨습니까?(정동영 “단 한번도 없지요”) 그러니까 여야가 싸우는 거지요. 옛날에 핵실험 났을 때, 노무현 대통령때 말입니다. 핵실험 났을때 어떻게 됐습니까? 여야 영수 다 초청했고, 전직 대통령도 다 초청했고, 청와대에서 우선 국민들 결집부터 시켰지요?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그렇게 하셨지요.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께서 초당적 협력을 요청한 적이 딱 한번 있습니다. 천안함사태 나고 약 20일 지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위기가 나면 대통령이 야당 당수한테, 정치지도자에게 전화해서 우리 이때 어려운 때만큼은 도와 달라 이렇게 하는거지요. 근데 지금까지 웬일인지 지금 대통령께서는 초당적 협력을 요청하신 적이 거의 없습니다. 전직 대통령? 물론 많은 분이 돌아가셔서 불가능한 측면도 있었지만, 역시 단 한번도 안 하셨습니다. 이런 와중에서 야당이 북한편이다 논란을 하기에 앞서서 먼저 책임있는 당사자가 국민들 앞에서 대통령의 존재감을 느끼게 해야 하고, 그 다음에는 정파가 상이한, 정견이 상이한 사람들에게 초당적 협력을 요구해서 일단 위기는 극복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머지는 그 다음 문제지요. 이런 점에서 계속 청와대의 고장난 입이 마치 고장난 녹음기처럼 계속 틀어제낄 때 아마 야당에서도 많이 가슴이 아프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정동영 : 위기관리와 관련해서 편집장님이 국방보좌관실에서 일도 하셨는데, 참여정부 때 국민의 정부 때 만들고 잘 작동이 되던, 제가 또 상임위원장을 했으니까,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 즉 NSC 이걸 없애버렸단 말이지요. 근데 초기대응을 번번히 실패하는 이유 중에 결정적인 게 양질의 보좌가 안되는 겁니다. 대통령이 만능일 수는 없어요. 최고의, 양질의 보좌를 받으면 최고의 통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건데 그걸 받을 수 있는 장치를 없애버렸단 말이에요. 제가 상임위원장을 했기 때문에 잘 알지요. 24시간 외교, 안보, 정보, 국방, 통일 각 부서의 실무자들이, 책임자들이 나와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판단하고 그래서 이걸 거르고, 차관보급 수준에서 회의가 거의 매일 있다시피하고, 주간 단위로 장관급 회의가 상시적으로 열려서 거기서 충분히 걸러진 정보와 판단들이 책상에 놓이게 된다는 말이지요. 그래서 일관성이 있지요. 그리고 어떤 위기에 처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차근차근 대응할 수 있는데, 없앨 게 따로 있지 이걸 없앴단 말이지요. 지금 뭐 방커 없앴다 새로 살리고 땜질식으로 하는데, 그러지 말고 전임정부가 했던 거라도 좋은 건 그대로 하는 게 좋습니다.

임종인 : 군사대응능력 부분에 대해 여쭈어보고 싶은데, 군사대응능력 부분인데요. 지금 우리 국민들께서 북한이 연평도 공격했을 때 문제를 제기하는 게 뭐냐면, 왜 사전에 많은 부대가 이동이 있었다는데 포진지도 이동하고 방향도 이동했다는데 몰랐느냐 그리고 왜 정확하게 타격을 못했느냐 하는 거거든요. 제가 국방위 할 때 오산에 작전사 가보면 평양 근처에 있는 포가 세 개가 연달아 있다고 하면 가운데가 진짜 포고 양쪽 포가 가짜 포다 이런 것도 보고 있고, 북한 비행장을 다 감시하고 있고, 그렇다면 당연히 해안포 배치 상황도 다 봤을건데. 그런데 그걸 모르고 사전에 대응을 못했느냐 하는 겁니다.

국방개혁의 비전을 뭉개버린 정부

정동영 : 그 말씀 하시니까 제가 아까 이 정부의 무능을 지적했는데, 참여정부가 지금 이명박 정부와 대비되는 게 있습니다. 뭐냐면 국방의 핵심을 어디에 두느냐인데, 참여정부 때 만든 국방개혁의 비전 ‘국방개혁 2020’을 이 정부가 와서 다 없애버렸어요. 없애버렸는데 그것이 안보의 무능으로 나타났단 말이지요. 뭘 없앴느냐. 참여정부 때 만든 국방개혁 비전의 핵심요소, 첫 번째 정보능력의 자주화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우리는 북한의 동향에 대해 깜깜합니다. 그러니까 미국이 알려줘야되요. 미국은 인공위성으로 실시간 사진을 찍지요, 초고성능 정찰기가 고공에 떠서 계속 감청하지요? 여러 가지 정보 자산을 가지고 분석하고 판단해서 우리한테 알려줘야만 우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된단 말이지요. 이거를 우리가 자주화해야겠다. 이게 참여정부, 노무현 정부 국방개혁의 1번 아닙니까. 두 번째, 어떤 능력을 향상시켜야 하는가? 육군 보병 숫자, 사단 숫자 많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유사시에 정밀타격능력을 강화해야 된다. 이게 핵심이란 말이지요. 연평도 사태가 났을 때 제일 실패한 게 정밀타격이 안된 거 아니겠습니까? 자위권 행사 차원에서. 이게 두 번째고, 또 하나 핵심이 C4I라고 그렇지요? 지휘통제. C가 4개고 I가 한 개인데, computer, control, command, communication, 그리고 intelligence입니다. 정확하게 앞으로 안보태세를 강화할 방향을 제시한 게 이건데, 정권이 바뀌면서 이걸 다 뭉개버렸단 말이지요. 그래서 나타난 것이 안보무능으로 나타난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분들은 과거 구식군대식으로 육군중심주의로 가고 있어요.

김종대 : 임 전의원님 질문은 이번 사태에서 특히 어떠했는가인데, 그 정책도 물론 문제가 있습니다만, 다시 한번 천안함 사건으로 되돌아가 보지요. 3월 26일 밤 9시 22분에 백령도 상암단 2.4키로 지점에서 천안함이 침몰했습니다. 천안함이 거기 왜 갔습니까. 평소에 안 가는 곳인데. 이 정부 들어와서 북한의 해안포 위협이 급격히 증가해서 북한의 해안포 위협을 백령도를 엄폐물로 회피기동한거죠. 그래서 거기서 사건이 터진거죠. 이 정부 들어와서 서북해역에 북한 육지에 포가 100문 이상 증강됐습니다. 이런 것들이 높은 전투준비태세로 북한이 괄목할만하게 진행돼 왔었고, 지금까지 서해에서 벌어진 모든 안보사건이 다 그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다 그랬죠. 그러니까 결국은 이런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포가 남하하는 부분에 대한 우리의 정보 분석과 판단, 거기에 대한 대비에 있어가지고는 우리 군대가 통렬히 반성해야 할, 군사대비태세에 문제가 많이 있다고 볼 수 있지요.

임종인 :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11월 23일날 북한이 무모하게 불법적으로 포사격을 가했을 때 그때 우리 정부가 강력하게 해서 완전히 쏜 장소에 대해서는 타격을 가했어야 된다. 그건 자위권의 범위 아닙니까? 개인적으로도 어린애들끼리 싸우다가 맞으면 그 자리에서 날려야지 나중에 어머니, 아버지께 말하고 친척 다 부르면 그 어린애도 체면이 안 서지 않습니까? 그때 안 하고 오늘 갑자기 해서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시간이 많이 흘러서 두어가지 질문에 답변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오늘 마무리를 했으면 합니다. 참여정부 유지못 하고, 정권재창출 못 해서 이 지경된 거 아니냐는 질문이 있구요. 또 민주당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질문에는 없지만 용산참사 때도 저번 대통령선거 때 후보가 정동영 의원님이셨기 때문에 정권 못 만들어서 이런 거 아니냐고 문정현 신부님께서 말씀을 들었다고 하는데, 이런 질문이 있네요. 마지막으로 대답하시고 끝내지요?
 
민주진보 연합정부의 길을 가야합니다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연대투쟁이 필요하다


정동영 : 책임을 통감합니다. 죄인이지요. 오늘 임종인 전 의원이 민주당 입당하면서 어떻게 하면 정권을 교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입당의 변에서 정확하게 밝혔어요. 저하고 생각이 똑같습니다. 민주진보 연합정부의 길을 가야합니다. 사실 DJ 대통령이 당선될 때 아슬아슬했지요. 사실 그때는 지역연합이었습니다. 호남과 충청. 그런데 2012년에 또 지역연합을 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예를 들어 충청도를 대표하는 어떤 당과 민주당이 연합한다고 했을 때 집권가능성이 커지겠습니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012년의 시대정신은 이미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이미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진보적인 길을 가라. 민주당과 다른 야4당, 진보정당과 연합정부의 길을 가라. 통합하면 더 좋겠다. 그것은 앞으로의 과제이구요. 그것이 첫 번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우선 내부적으로 보다 진보적이고 진취적인 노선을 취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지난 전당대회 때 제가 역할을 하고 선도해서 민주당의 당헌과 강령을 바꿨지요. 이제 민주당은 중도개혁주의 정당이 아니라 보편적 복지를 당의 목적으로 하는, 민주당의 존재이유로 삼는 진보적 민주당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 부분에 충실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이걸 바탕으로 해서 민주당의 목적이 보편적 복지이면 진보신당의 강령이나 같습니다. 민노당도 같은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지요. 같이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이번에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연대투쟁이 필요합니다. 깨어있는 시민들과 일어서서 분연히 ‘전쟁 반대’를 외쳐야 합니다. 바로 진보적인 민주당의 길, 연합정치의 길 이 두 방향으로 가다보면 2012년 시대정신과 맞닥뜨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반도에서 다시는 연평도의 이런 불안, 위기, 충돌 이러한 것을 영원히 없애고 발 뻗고 살 수 있는 시대, 대륙열차시대, 한반도 남북경제공동체시대, 국가연합의 시대를 말이 아니라 우리가, 역사는 사람이 만들지 않습니까, 우리가 결단하면 그런 시대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임종인 의원님, 김종대 편집장님 그런 시대를 위해 우리 동업합시다. 감사합니다. 트위터리안 여러분. 늘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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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12/22 [12:0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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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물인 2010/12/23 [23:05] 수정 | 삭제
  • 대륙열차시대는 반드시 열차만을 말하는것은 아닐테고..대륙고속열차사업정도로 해야 좀 세다고 본다. 그리고 고속도로 건설도 가능할런가? 민자유치하면 될까?
    평화체제는 아니라고 본다. 좀 가식적인 것으로서 60년동안 속아왔던 사항이다.
    남북경제공동체도 우숩다. 저임금생산자본을 투입하면서..무슨 경제공동체를 운운하는지..북한도 고부가가치 사업을 할 수 있어야 한국의 청년들이 가서 뭘하든지 하지 북한사람만 일하는 그런 저임금생산자본은 ..일부 기업에게만 유리한 것이다. 북한도 경제가 좋아지면..혹시나 그들의 화패위기가 정말로 무너지면..사실 북한돈은 쿠펀정도의 돈이 아닐까? 외환능력이 없는 지패니까..ㅎㅎ 경제공동체는 지금 한국의 경제가 해야될 사항은 아닌것 같다. 거시적으로 봐도 원대한 목적을 발견하지 못하겠다. 다만 북한의 경제보다는 그들의 호전적인 가담..북풍같은 게임에 익숙하다는 것과, 사실 연평도 포격도 그들 나름의 게임이 아니었을까? mb정부를 저울질 하는 그런 속셈..그래서 이상황에서 mb정부가 끌려다니면, mb정부의 위기로 바로 올것이기에, 어떤 돌파구가 없이는 광야를 달리는 그런 웅대한 기상은 잠시 접어야 할 것 같다. 지금 북한도 핵전쟁을 선언하고 있는데, 앉아서 당하람 말인가? 뭐라도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