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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는 초비상 vs 국민들은 벚꽃놀이, 프로야구
LAT "일본, 북한 로켓발사에 과잉 대응"
 
김규완   기사입력  2009/04/06 [08:54]
 
일본 정부는 당초 예고했던 것과 달리 북한의 장거리 로켓을 요격하지 않았다.
 
다만, 즉각 항의성명을 발표하고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 일본정부와 일본언론들이 북한의 로켓 위협을 대대적으로 전파했지만 정작 일본 국민들은 벚꽃놀이를 즐기는 등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요격 포기 "피해없기 때문"
 
북한이 5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 '광명성 2호'는 일본 상공을 무사히 날아갔다. 발사체 하나는 일본 서쪽 280킬로미터 해상에 떨어졌고 또 하나는 동쪽 2천백킬로미터 해상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패트리어트 미사일까지 준비한 일본 자위대는 요격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로켓이 일본 영토에 추락할 가능성이 없어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에 의해 요격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일본 영토에는 로켓 추진체나 파편으로 인한 아무런 피해도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와무라 다케오 관방장관은 북한의 로켓 발사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매우 유감이다. 북한에 엄중 항의한다"고 밝혔다.
 
특히,인공위성이라 하더라도 장거리 탄도 미사일 대포동 2호와 실질적으로는 같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구했다.
 
◈일본언론 '보도 경쟁'
 
일본 언론들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시점으로 특별방송을 시작해 로켓의 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주요 신문들은 호외까지 발행했다.
 
4일 한차례 오보 소동을 내기도 했던 공영 NHK가 북한의 로켓 발사 보도의 중심역할을 했다.
 
NHK는 5일 오전 11시32분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정부의 위기관리센터가 제공하는 자료를 인용해 로켓의 추진체나 파편이 일본 영토에 떨어질 경우에 대비하는 국민들의 주의를 촉구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다른 방송들도 정규 방송을 중단한 채 북한의 로켓 발사를 긴급 뉴스로 전하고 속보를 보조화면으로 실시간 보도했다.
 
요미우리와 아사히, 마이니치 등 주요 신문들도 일제히 호외를 발행하고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속보를 경쟁적으로 전했다.
 
특히, 북한의 로켓이 인공위성으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언론들은 '미사일'(ミサイル)이라는 용어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사진)
 
일본 정부는 북한의 로켓발사 정보를 미국의 조기경계위성으로부터 받은 뒤 방위성 중앙지휘소를 거쳐 총리실로 전파했다.
 
이후, 총리실은 즉각 일본 언론기관에 정보를 재전파해 국민들에 전해지게 했다.
 
◈국민들은 벚꽃놀이와 프로야구에
 
북한 미사일이 머리 위로 날아간 동북 지방 주민들은 한때 긴장하는 모습이었지만 북한의 장거리 로켓이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않고 일본열도를 건너 태평양으로 날아가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아키타현과 이와테현 주민들은 방송을 통해 정부가 제공하는 발사정보를 확인하며 초조한 기색이었다.
 
그러나, 10여분 만에 로켓이 미사일이 아닌 위성이고 추진체들이 해상으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나오자 한숨 돌리는 표정이었다.
 
특히, 북쪽 지방 이외 전국의 다른 지역 주민들은 맑고 따뜻한 휴일을 맞아 벚꽃놀이와 프로야구 경기를 즐기는 등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상당수 국민들은 "정부와 언론이 지나치게 요란을 떠는 것 같다"는 비판적인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수도인 도쿄의 대표적 도심공원인 우에노 공원에는 올해 들어 최다인 20만명이 넘는 상춘객이 찾았다.
 
젊은이들의 명소인 시부야와 신주쿠 등지에도 휴일을 맞아 많은 젊은이들이 몰려 각종 공연과 쇼핑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밖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연패의 여파로 지난 3일 개막한 일본 프로야구 각 구장에는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다.
 
첫날에만 전국 6개 구장에서 22만여명의 관중이 몰려 관중 수가 공식 집계된 지난 2005년 이후 개막전에 사상 최다 관중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휴일인 5일에는 더 많은 관중들이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LAT "일본, 북한 로켓발사에 과잉 대응"
 
미국의 로스엔젤레스타임스(LAT)는 "일본 정부가 북한의 로켓발사에 이상할 정도로 과잉대응하고 있다며이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LAT는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밝혔는데도 미국과 일본은 사실상 미사일 실험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본은 이상할 정도로 강경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인들이 지난 1998년 북한의 로켓이 일본 상공을 통과해 태평양에 떨어진 일과 일본인 납북 사건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LAT는 전했다.
 
"그러나,일부에서는 일본정부가 로켓 파편의 위험을 과장하고 있다고 지적한다"고 LAT는 강조했다.
 
일본 내 일각에서는 한때 지지율이 한자리 수 까지 떨어진 아소 다로 총리가 북한의 로켓발사 정국을 인기 만회의 호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세로, 북한의 로켓발사 움직임이 가시화된 이후부터 아소 다로 총리의 지지율은 반등세를 보이며 두 자리 수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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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4/06 [08:5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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