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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군 방사능 핵폐기물처리장 유치는 무효
무효원인에 따른 결정은 무효, 국민 이해시킬 노력 선행되야
 
박상준   기사입력  2003/09/10 [16:56]
▲부안시민들의 촛불시위 모습     ©반핵부안홈페이지
2003년 7월 24일 산업자원부가 김종규 부안 군수와 합의 하에 전북 부안군 "위도"를 방사능 핵폐기물 처리장 부지로 확정했다. 방사능 핵폐기물 처리장(방폐장)의 비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유치 과정은 많은 이들이 접할 기회를 가졌다. 핵폐기물은 잘못 관리하여 누출되면 그 주변 사람들의 생명이 위협 받을 뿐만 아니라 그 영향으로 후대에 까지 기형아를 출산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핵폐기물 처리장의 안전을 아무리 강조한다 하더라도 쉽사리 자신들의 터전에 방폐장이 건설되기를 원치 않을 것이다.

부안군 의회는 핵폐기물이 지역 내에 건립되는 것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의사를 수렴하여 방폐장의 유치를 반대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부안군수는 주민들의 의사에 반하여 핵폐기물 유치를 시도하였다.

일상에서 상거래를 할 때에도 중대한 하자가 있을 시에는 그 거래를 무효나 취소 처리하는 것을 당연시한다. 하물며 십여 만에 이르는 부안 주민들의 안정된 삶의 영위를 파괴할 것이 당연시 예측되는 중대한 사안에 의사 수렴이라는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또한 전체 주민들에 이르는 의사를 무시한 결정은 당연 무효이다.

즉, 무효 원인에 따른 결정은 당연 무효가 된다. 따라서 부안군 위도의 방폐장 유치 결정도 소급하여 무효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정부 관리 또한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명확한 잘못을 인식하였을 시에는 그 점을 인정하고 시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원인 무효인 방폐장 유치를 정부가 강행하는 것은 주민들을 존중하지 않는 행위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 기틀을 파괴하는 행위이다. 존중받지 못한 주민들로부터 어떤 종류의 행동 양식을 가진 대화와 타협을 정부는 원하는 것일까? 존중이 선행되지 않은 대화와 타협이 과연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 또는 존재한다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방폐장 유치 결정에 따른 상세한 과정들의 중대한 법적 하자와 사안의 중대성을 미루어 볼 때, 원인 무효를 정부는 즉각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렇게 기본적인 사안마저도 합리적으로 결정하지 못하는 정부라면 무엇을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정부와 부안군수가 민주적 절차의 정당성을 무시하여 방폐장 유치 결정의 무효화를 선언하지 않고 부안 주민들이 절실히 느끼고 있는 명백하게 도래될 위험이라 생각하는 방폐장 유치를 강행하려 하는 것이 지금 이 정부의 도덕성이고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척도란 말인가?

부안 주민들의 의사를 전혀 고려치 않은 방폐장 유치 과정과 원인 무효인 방폐장 유치 결정을 강행하려는 정부의 법과 질서에 대한 도외시는 필연적으로 감정의 대립을 부를 수 밖에 없다. 대화와 타협을 원하는 정부가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한다면 방폐장 유치 결정을 무효화하고 부안 주민들의 의사와 삶의 방식을 존중하는 자세로 대화와 타협에 임하여야 한다.

국가가 법과 질서를 도외시하여 주민들의 삶을 혼란케 하고, 그로 인해 야기된 불행이 폭력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폭력을 부르는 국가 행정이 민주주의 질서를 경찰력 동원이라는 물리적인 힘으로 어떻게 유지할 수 있겠는가? 비민주적인 행정이 부안 주민들을 분노케 하고, 농부나 어부가 대다수인 주민들을 폭도로 만들려고 하는 것인가? 아니면 방치된 인권과 존중에 대한 그들의 거칠고 폭력적인 태도에 역사가 정당성마저 부여해주기를 바라는 것인가?

국민을 국민답게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할 책임이 있는 자들이 민주주의 정신과 법을 무시하고 국민의 권리에 존중을 다하지 않는다. 이렇듯 그들의 법은 정의의 테두리를 벗어나 활보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하루 빨리 원인 무효인 부안군 방폐장 유치 결정을 무효화하고 에너지 수급 정책을 면밀하게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에너지의 수급량과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길 시한 등을 예측하여 자원을 안전하고 효율적인 대체 에너지 개발에 쏟는데 일차적으로 집중하고, 기한의 여유가 없을 시에 이차적으로 자원을 원자력발전에 할당하는 것이 국가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길이다. 물론 그에 따른 방폐장 건설은 국민들을 납득시키고 이해시킬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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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9/10 [16:5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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