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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간 무한경쟁, 파행의 끝은 어디인가?
[우리힘의 눈] 목포는 평준화 지역, 방학 중 자율학습만이라도 줄여야
 
아찌   기사입력  2007/07/17 [18:00]
목포에서 평준화를 실시한 취지는 고교 입시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학교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평준화를 도입한 목적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고 이제는 그 한계를 넘어 극한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한때 전교조에서는 아침밥을 굶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0교시 보충수업을 없애게끔 유도한 적이 있었다. 유독 우리 학교만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여전히 모든 학교가 8시까지 등교를 하면서 보충수업을 하고 안하고의 차이 때문에 우리 학교만 문제 삼는 것에 대해서 부당하다고 느꼈었다.
 
이런 문제까지 개선하기 위해 앞장섰던 전교조가 도를 넘는 학교 간 경쟁으로 토요일, 일요일에도 자율학습을 강행하고 방학 중에도 밤10시까지 자율학습을 실시하는 살인적인 엽기적 행위를 왜 방치하고 침묵을 지키는지 이해할 수 없다.
 
▲우리가 공부하는 기계란 거시냐?     © 우리힘닷컴
목포시내의 공립이나 사립과 관계없이 모든 고등학교에서 방학 중에도 밤10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한다는 이유로 우리 학교도 이런 추세에 맞추어 막차를 타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갈수록 커지기만 할 뿐 그 무엇으로도 해명이 되지 않는다.
 
나는 생활인이다. 나에게도 사생활이 있다. 학교를 위해 태어나서 학교를 위해 죽기 위해 학교에 몸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매일같이 자율학습 감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생활도 나에게는 버겁다. 하지만 고3 담임이기에 학기 중에는 해야 되는 일이라 생각하고 힘이 들어도 참고 견딘다.
 
그러나 점점 학교 간 경쟁이 강화되는 형태로 가면서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당연한 것처럼 일부 학교에서 경쟁적으로 도입되고 그게 전학교로 퍼져서 일반화되고 고착화 되는 현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파국에 파국이 더해지는 일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게 제대로 된 경쟁 체제인가 묻고 싶다. 일부 사립학교의 성공 사례는 본 받을 것이라고는 별로 없는 파행의 총 집합체였고 결과만 좋으면 되는 파행의 선도자였을 뿐이다.
 
현재의 경쟁 체제에서는 그 어떤 한계선도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성적지상주의에 매몰되어 사는 세상이라 하더라도 경쟁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룰 같은 것이 있어야 하고 파국의 끝으로 몰아가는 상황을 견제하는 최소한의 조치라도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더위에 지쳐 자야하고 쉬어야 하는 학생들을 잡아 놓고 억지로라도 방학 중 자율학습을 밤10시까지 시켜야 하는 생활을 나는 쉽게 수용하기 어렵다. 방학만이라도 자율학습 시간을 줄여주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항변하고 싶지만 목포의 분위기는 이마져도 쉽지 않아 보인다.
 
방학만이라도 자율학습 시간을 줄여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다른 때는 가만히 있다가 당장 내 앞에 이런 문제가 닥치고 내가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일에 봉착하자 내가 싫어서 내뱉는 나만의 넋두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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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7/17 [18:0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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