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기사를 쓰기에 앞서 전교조 서울지부장인 숙모와의 관계와 사범대 출신으로 언제 교직에 몸담을지 모르는 내 입장이 글쓰기를 망설이게 했다. 하지만 얼마 전 전교조 창립멤버인 김진경의 전교조 비판 발언 이후 <한겨레>에 실린 홍세화의 ‘전교조 비판의 전제’와 ‘왜냐면’에 실린 교사 노영민의 ‘전교조에 대한 오해와 편견’ 등 보수언론의 ‘전교조 죽이기’ 일색에 대한 엄호와 균형을 도모한 글들을 읽고서야 노영민이 말했듯이 “일방적인 매도가 아니라 따끔하면서도 애정 어린 비판”의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쓴다. 기자가 이번에 지적하고 싶은 점은 학교 일선에서 전교조 교사들의 학교와 학부모, 학생과의 의사소통 방식에 대한 물음이다. 먼저 환원의 오류를 무릅쓰고 얼마 전 교생실습을 다녀온 한 임용고시생이 기자에게 들려준 현재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화들을 들어보자. “학교현장에 가보면, 진짜 빽(전교조) 있다. 뒷심 있으니까. 교장이랑 멱살도 잘 잡고, 교무회의 시간에 언성 높이면서 싸우고, 사사건건 잘잘못 따지고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데. 그니까 전교조 아닌 교사는 전교조에 절레절레 하게 되는 거지. 말이 좋아 시비지, 교무실 분위기 얼마나 험악해지는데. 학생들 보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교육학에서 보면 동조과잉현상이다. 목적전도…” “선생님들이 돌아가면서 아침에 한 30분씩 일찍 나와서 신호등 앞에서 교통지도 하는 학교가 있데 근데 전교조에 속한 교사가 거기 딴지를 거는 거지.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지, 교통경찰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야. 나도 첨엔 못 믿었는데, 다 실제 있는 일이야.” “전교조 교사는 회식도 절대 안 나온데. 간부 학부모랑 일년에 몇 번 있는 그런 자리 있잖아. 그거 때문에 일 년 내내 회식에 일절 안 나간데. 그런 행동은 나머지 교사들은 바보라는 소리잖아. 뭐, 원리원칙대로 하는 건 좋다마는 그러니까 점점 한 학교 내에서도 전교조는 전교조끼리 놀게 되고, 파벌이 생기는 거지.” 모든 전교조 교사가 소개한 일화와 같지는 않지만 문제는 이러한 일화들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고, 이는 ‘전교조 죽이기’의 빌미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의 하나로써 나는 하버마스의 개념을 빌리자면 의사소통방식에 있어서 전교조가 체계와 생활세계로 구분하는 전략짜기를 당부하고 싶다. 교육에 대한 신자유주의 침투에 대해서는 학교 밖에서 체계에 대한 저항이 필요한 반면에 생활세계인 학교 안에서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 또한 엄연히 교육의 주체로서 인정하고 그들과 조화되는 게 관건이리라. 비전교조 교사들과의 관계 또한 중요하다. 일화를 들려준 임용고시생은 전교조 교사들의 잘못을 지적하면서도 학교 현안에 대해서 슬금슬금 피하는 교사들이 더 문제있음을 지적했지만 학교 현안에 대한 관철이 전교조 교사만으로는 벅차다면 비전교조 교사들과의 원만한 관계와 지지를 받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어디 정치권만 연정이 있는가. 생각을 전환해보라. 기자의 은사는 젊었을 때 전교조를 탈퇴했다가 전교조 교사들로부터 왕따를 당한 기억을 지금껏 앙금으로 갖고 있다. ‘비’전교조 교사들은 모두 전교조의 적도 아니며 굳이 적으로 만들 필요도 없다. 이러한 불화는 뉴라이트 계열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의 회원수만 늘려줄 뿐이다. “근데 비판적 의식이 모인 이상, 아직 전교조는 썩은 고인물은 아니라고 봐”라며 이야기를 마친 임용고시생의 말처럼 앞으로 교사가 될 예비교사들에게 전교조 가입에 대한 확신을 주는 열린 변화를 기대한다. 전교조는 여전히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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