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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무중 김정일, 중국인가 러시아인가
[외신종합] 경제제재와 6자회담 타결 방중설 유력, 러시아 행도 배제못해
 
최별   기사입력  2006/01/11 [13:11]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 중이며 후진타오 등 중국지도부와 만나 다시 교착상태로 빠져든 북핵 해결관련 6자회담 전략과 최악의 상태인 북한 경제개혁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이 11일 전했다. 하지만 로이터 등 일부 언론은 김 위원장이 중국이 아닌 러시아를 향하고 있으며, 돌아오는 길에 중국 지도부를 만날 것으로 10일 보도에서 좀 다른 예측을 내놓았다.
 
김 위원장의 이례적 외국 방문은 북한 당국이 지난 9일 미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풀지 않으면 올 초 예정된 6자회담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고 외신들은 언급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북미간에 일고 있는 외교전에서 동맹국인 중국의 지지를 확고히 하려는 취지로 중국행에 나섰다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최근 북한이 위조달러를 만들고 있으며 마약밀거래로 달러벌이를 하고 있어 경제제재를 해제할 수 없으며, 6자회담과는 별도의 정책이라고 밝혔었다. 한국의 반기문 외교부장관도 최근 언론과의 대담에서 북한 경제 제재와 6자회담은 따로 다루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11일 보도에서 북한 경제제재에 대한 북미간 외교전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의 타개책을 찾기 위한 당사국들의 노력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중국 방문길에 나섰다고 한국, 일본, 서방 통신사들의 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북미 외교전에 중국지지 얻으려 행보”
 
이 언론은 하지만 중국 외교당국과 북한의 중국 주재 대사관이 모두 이와 관련해 어떤 발표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비밀 행보가 지난 2004년 4월 그의 중국 방문 직후 터진 북중 경계지역에 있는 기차역 폭발사고 때문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폭발사고로 1백60여명이 사망했다.
 
뉴욕타임스는 또 김 위원장이 중국 지도부와 6자회담 관련 비밀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지난 12월 미국이 북한의 주거래 은행 중에 하나인 ‘마카우은행’ 제재를 하고 있으며 이를 풀지 않으면 6자회담 합의사항을 지킬 수 없다고 밝혔었다. 9일에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이 경제제재를 해제하지 않으면 올 초 예정된 6자회담 자리에 나가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부시행정부는 경제 제재는 북핵 6자회담과 별개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6자회담 1차 합의가 나오기 전부터 북한정권이 위조지폐를 만들고 마약밀매를 한 혐의가 있어 제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음을 강조했다. 미 정가에서는 지금 북한핵에 대한 지루하고 성과도 없는 협상을 계속할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10일에도 AP통신 보도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것이 확실하다”며 “때가 되면 그 시기를 발표하겠다”고 중국의 콩취안(孔泉)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적 뉴스브리핑 자리에서 밝혔음을 언급했다. 콩 대변인은 지난 10월 후진타오 주석의 평양 방문에 대한 답방이 언젠가는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김 위원장의 해외여행은 흔하지 않은 일이며 2004년 4월 중국을 방문해 후 주석과 회담을 했는데 이는 북한의 경제개혁을 위한 중국경제 견학이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의 북한 전문가인 동국대 고유환 교수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의 베이징 행은 북한 경제개혁의 신호탄”이며 “북한이 지금 개혁과 개방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고 논평했다.
 
“김 위원장 중국행은 경제개혁 신호탄”
 
북한이 제한적 경제개혁을 시작한 것은 2002년. 중앙통제 경제시스템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었다. 당시 중국 지도부는 북한에 경제개발을 거듭 권고했으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고 교수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또 “북한이 6자회담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과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고 할 것”이라며 “북한은 사실상 사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카드를 사용했다”고 언급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지난 2월 핵무기 보유를 공표했으며,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한 개 반 정도 만들 수 있는 방사능물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도 11일 김 위원장의 중국방문 소식을 전하고 그가 5~6일 정도 중국에 머물며 후진타오 등 지도부를 만나 경제협력과 6자회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외교관과 정치평론가의 말을 인용해 양국 정상간의 이례적 비밀 대담이 긴박한 논의를 위한 게 아니냐고 추정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또 북한 외교부 대변인이 9일 성명에서 “미국이 경제봉쇄로 북한 붕괴를 꾀하고 있는데 우리가 왜 그들과 만나 북핵문제를 논의 하겠냐”고 언급했다면서 북한이 핵포기 대가로 경제적 보상과 정권의 안전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중국지도부를 만나려는 것이 아니냐고 평가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의 보도는 미국 언론과는 좀 다른 소식을 전하고 있다. 10일 보도에서 익명의 통신원 주장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에 앞서 중국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귀국 길에 중국 지도부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 외교부 소식통은 서방언론들과 접촉에서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란 보도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고 러시아의 인테르팍스 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일본의 교도통신도 10일 뉴스를 통해 베이징의 외교소식통 말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콩취안 외교부 대변인이 “북과 중국은 동맹관계이며 고위급 상호방문을 전통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한 언급을 전했다.
 
로이터 “러시아 이어 중국 방문할 듯” 보도
 
한편, 미국의 6자회담 성사를 위한 노력도 빨라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0일 보도했다. 미국의 북핵특사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교착상태의 6자회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이날 일본을 방문중이며, 11일 서울을 거쳐 12일 중국 방문할 예정이라고 한국 외교부의 발표를 전했다.
 
힐 차관보의 일본, 한국, 중국 방문은 북한이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 없이는 6자회담에 응하지 않을 것이란 발표가 나오고 긴박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이 신문은 논평했다. 주한 미대사관 로버트 오그번 대변인의 “힐의 방문은 6자회담을 성사시키려는 노력으로 관계국과 사전 조율하려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실었다.
 
이 신문은 또 한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 차관보도 6자회담 논의를 위해 이번 주 초 비공식적으로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는 반기문 외교부 장관의 뉴스브리핑 내용을 보도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중국 여행과 관련해 반 장관이 베이징으로부터 어떤 정보도 받지 못했으며 이와 관련해 뭐라 언급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한 사실도 덧붙였다.
*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인터넷저널> (www.injournal.net) 편집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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