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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찬양하던 보수언론, 하루만에 '아베 때리기'로 돌변
 
노컷뉴스   기사입력  2013/04/24 [20:08]
'한국, 늙은 日에 경제 활력 역전당했다'
'일본은 총리가 기업인들과 '경제TF' 만드는데…'
'한국은 경제민주화 입법 경쟁에 불확실성 증폭'

 
새로운 한주가 시작하는 지난 22일, 조선일보의 1면 헤드라인과 경제면을 채운 기사들의 제목이다.

'한국, 늙은 日에 경제 활력 역전당했다"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위기 속에서도 무기력했던 일본 정부는 시장의 허를 찌르는 과감한 경제정책으로 일본 열도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고 소위 '아베노믹스'를 찬양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반면 한국은 7분기 연속 0%대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긴박한 위기의식과 절박한 대책 강구도 없이 새 정부 두달을 맞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이 기사에 딸린 사진그래픽에는 박 대통령의 얼굴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나란히 나열한 뒤 양국의 주가와 월간성장률, 지지율을 비교했다.

경제면에서는 일본 기업이 엔저효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와 '일본은 총리가 기업인들과 '경제TF' 만드는데…'라는 제목의 기사로 아베 총리의 기업 챙기기를 칭찬하고 있다.

이어 '한국은 경제민주화 입법 경쟁에 불확실성 증폭'이라는 기사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박 대통령이 핵심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경제민주화를 비판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일본의 정치인.중앙은행.기업.관료가 하나로 뭉쳐 새로운 일본의 활력을 만들어내고 있는 반면, 한국에선 이념과 명분에 사로잡혀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일본과 한국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교했다.  

조선일보가 조간을 아베노믹스 찬양으로 장식했다면 석간은 문화일보가 이를 그대로 계승했다.

문화일보는 이날 경제면에 '성장 세번째 카드 꺼낸 아베…창조경제 첫발도 못뗀 朴', '朴, 장기적 성장전략이 없다', '인기 치솟는 아베…朴 지지율은 횡보' 등의 기사를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성장 세번째 카드 꺼낸 아베' 기사에서 문화일보는 조선일보가 언급한 총리직속 경쟁력회의 신설 내용을 재탕했고 한술 더떠 기업친화적인 구성원과 회의내용을 칭찬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얼굴이 실린 큼지막한 사진기사에 각각 '첩첩산중'과 '승승장구'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어 23일에 조선일보는 '100엔 쓰나미, 한국 企業 가격 경쟁력을 삼키다'라는 제목의 헤드라인 기사에서 "일본 기업들은 엔저라는 날개를 달고 활력을 되찾고 있는 반면, 한국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양국 기업들의 상황을 비교했다.

경제면에는 '사라진 日정부.중앙銀 갈등…민간전문가도 엔低 환영'이라는 기사를 배치해 정부와 중앙은행의 찰떡 궁합을 칭찬하고 나섰지만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엔低 대책 못 내놓는 현오석 경제팀'이라며 비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날 우리 정부는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등 일본 각료 3명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데 항의해 양국간 외교장관 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반면 문화일보는 이날, 바로 전날 기사의 기조를 180도 바꿔 일본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1면 헤드라인 제목부터 '엔저공습.역사도발…日, 또 한반도 침략'이라며 아베 내각의 경제정책을 '공습'으로 규정했다. 역사왜곡에 대해서는 여느 언론보다 강경한 기조로 아베 내각을 비난했다.

조선일보는 24일부터 비로소 역사왜곡 문제를 들어 아베 내각을 비판하고 나섰다. 전날까지 아베노믹스를 찬양하던 조선일보는 종합면에 '아베 총리와 아소 부총리는…'라는 내용의 기사를 통해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아소 다로 부총리는 왜곡된 역사관을 지닌 극우 성향의 정치인"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두 사람의 과거 역사왜곡 발언과 행위들, 그리고 선조들의 전범행위를 상세히 소개했다.

하루이틀 사이에 아베 내각을 천당에서 지옥으로 보내버린 두 보수언론의 행태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는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의 경제구조는 근본적으로 다른데 지금 일본을 따라하라는건지 뭔지 의도가 궁금하다"면서 "우리가 일본같은 포퓰리즘 경제정책을 쓰면 가장 앞장서서 비판할 신문들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른나라는 몰라도 어떻게 역사왜곡을 일삼아온 아베 총리와 우리 대통령을 비교할 수 있는가"라며 "어느나라 언론인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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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4/24 [20:0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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