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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강원도립대 등록금 폐지하겠다" 선언
국내 최초 '무상등록금 대학' 탄생‥반값 등록금 논쟁에 파장 클듯
 
박진철   기사입력  2011/06/17 [21:27]
 
'반값 넘어 등록금 폐지' 주장에 획기적 전기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16일 전격적으로 강원도립대학의 '등록금 폐지(무상교육)'를 시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국내 최초로 등록금 없는 대학이 탄생할 예정이어서, '반값을 넘어 등록금 폐지' 주장에 획기적인 전기(轉機)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1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는 2014년까지 3년 동안 단계적으로 강원도립대학의 등록금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즉, 반값 등록금을 넘어 대학 무상등록금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등록금 부담을 없애 우수학생을 유치해 도립대학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최 지사는 이날 "내년(2012년)에 등록금 총액의 30%를 감면하고, 2013년에 60%를 감면한 뒤, 2014년에는 100% 감면해서 '완전히 등록금 없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강원도는 2012년 7억4천만 원, 2013년 14억7천만 원, 2014년 24억6천만 원을 강원도립대에 지원할 방침이다.
 
강릉시 주문진읍에 위치한 2년제 전문대학인 강원도립대는 현재 13개 학과에 1천여명의 학생이 있으며, 2011년 기준 학생 1인당 연간 평균 등록금이 296만4000원으로 수업료 175만6000원, 기성회비 120만8000원으로 구성돼 있다.
 
3년 안에 단계적 등록금 폐지
 
최 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학생들이 학비 걱정 없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강원도립대학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등록금 없는 대학으로 만들어 지역 명문대학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도의 재정상황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립대를 등록금 없는 대학으로 만드는 방안은 반값 등록금이 이슈화되기 전부터 추진해온 것"이라며 "사립대가 등록금 인하가 어렵다고 하는데, 유보금이 10조원이나 있기 때문에 등록금 인하 정책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정호 강원도립대학 총장은 "도립대학의 문제는 학생들의 기초수학능력이 낮아 중도 탈락생이 30%나 되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등록금 없는 대학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학생이 많이 몰리면 제대로 가르쳐 좋은 직장을 찾아줄 수 있는 전문대학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문순 "다른 광역지자체도 등록금 폐지 가능할 것"
 
상대적으로 재정자립도가 낮은 강원도가 대학등록금 폐지를 선언하면서, 향후 정부와 다른 지자체의 등록금 정책은 물론 정국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등록금 논쟁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최문순 지사는 16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무상등록금을 위해) 2014년 이후에는 매년 20억 원 조금 넘게 지원되는데, 강원도 예산 규모가 3조 7천억 원으로 전국 광역지자체 중 가장 작고 쓸 데도 빡빡하게 잡혀 있지만 그 정도 유연성과 여유는 있다"면서 "강원도보다 도립대나 시립대 규모가 크지만 재정 규모도 역시 큰 다른 광역지자체들도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립·시립대, 국립대, 사립대 순서로 풀어가면 등록금 문제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등록금 문제를 정교하게 들여다 보면, 풀기 어려운 문제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문순 폭탄선언‥진보정당 '머쓱', 정동영 '강력한 원군'
 
민주당 소속인 최문순 지사가 대학 등록금 폐지를 선언함에 따라 대학 무상교육을 주장해오다 최근 들어 반값 등록금으로 후퇴한 인상을 주고 있는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들이 머쓱하게 됐다. 반값 등록금에만 올인하다시피 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반면, 이번 등록금 정국에서 '단계적 등록금 폐지(무상등록금)'을 주창하고 있는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뜻밖에 강력한 원군을 만난 셈이 됐다. 이에 따라 '반값을 넘어 무상등록금으로 가야 한다'는 그의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한편 서울대도 15일 부모의 소득 수준이 전체 가구의 하위 50% 미만(연소득 약 3800만원 이하)인 학생들에게 '등록금 전액'을 면제해주는 새 장학금 제도를 올 2학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장학제도가 실시되면 대상 학생들은 최소 성적 기준만 충족하면 등록금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기존 장학재단 및 국가 장학금 등으로 전액 장학금을 받는 학생수까지 합치면, 이 장학제도의 시행으로 서울대생 3~4명 중 1명꼴로 무상교육을 받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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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6/17 [21:2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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