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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MB 성향' 경기교육감 핵심사업 잇단 '제동'
무상급식·혁신학교 등 예산안 계수조정 합의 난항…시민단체 등 강력 반발
 
박슬기   기사입력  2009/06/23 [18:37]
'MB정부의 교육정책 심판론'을 내걸고 첫 주민직선으로 당선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핵심 공약사업 관련 예산안 심의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23일 도교육위원회는 당초 예정보다 3시간여 뒤인 오후 2시30분쯤 2차 예산결산소위원회를 열어 도교육청이 상정한 올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2시간여째 계수조정에 진통을 겪고 있다.
 
앞서 전날 오후 4시쯤부터 밤 10시30분까지 예산결산소위를 개최, 예산안에 대한 계수조정 작업을 벌이다 위원들간 의견을 좁히지 못해 이날 2차 계수조정을 이어간 것까지 합하면 13시간여 동안 난항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도교육위원회 예결소위는 전원 합의로 예산안을 심의 의결하는 방식이어서 12명의 위원들의 의견을 조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도교육청이 상정한 추경예산안에는 무상급식 확대, 혁신학교 시범 추진, 고교평준화 확대,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 김 교육감의 공약과 관련된 사업비 270여억 원이 포함돼 있다.
 
비공개로 진행된 전날과 이날 예결소위에서 12명의 위원 중 3~4명을 제외한 위원들이 혁신학교 운영비 28억 2천여만 원 전액 삭감과 초등학생 무상급식 예산 171억 원 중 절반 삭감 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몇몇 의원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시급한 교육환경개선사업 추진 필요성을 제기하며 사업 우선순위의 재정립을 요구, 무상급식 예산은 과도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피력했다.
 
반면 이재삼, 최창의 위원 등은 무상급식은 학생 복지와 학부모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사업으로 추경에서의 예산이 필수적임을 강조하며 맞섰다.
 
특히 이재삼 의원은 이날 2차 계수조정에 앞서 가진 위원들간 의견 토론 과정에서 "어차피 이번 예결산특위에서 추경안이 결정되더라도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다시 한번 조정이 될 것인데 '김상곤 태클걸기'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아가면서까지 삭감을 강행하려 하느냐"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최창의 소위원회 의장은 계속되는 위원들간 고성으로 사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오후 5시 현재 위원들은 혁신학교 운영비 28억 2천여만 원을 전액 삭감할 지, 아니면 일부 삭감할 지, 원안 통과시킬 지 여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전날 위원들은 고교 평준화 타당성 용역 착수 예산 8천900만 원도 3천여만 원의 삭감을 주장하는 등 핵심 공약 사업들의 관련 예산들이 대부분 삭감될 것으로 보여 김 교육감의 혁신교육이 좌초 위기를 맞을 전망이다.
 

이러한 도교육위원회의 무상급식 예산 삭감과 김 교육감의 핵심공약에 대한 '발목잡기' 계수조정 움직임이 알려지면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친환경 급식을 위한 경기운동본부'와 전공노 경기교육청지부 등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전공노 경기교육청지부는 이날 오전 11시쯤 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민의 염원인 무상급식 실현과 경기교육 개혁을 외면하는 경기도교육위원회는 해산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가 김 교육감을 뽑은 것은 무상급실 실현과 고교평준화 확대,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혁신학교 실현 등의 공약을 지지했기 때문"이라면서 "도민들의 열망을 무시한 채 정치적 논리에 빠져 예산안을 삭감하는 것은 경기교육발전을 가로막는 자태로 엄중히 경고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육감의 '혁신학교'는 과대학교·과밀학급을 전면적으로 재편해 한 학년 5개 반 이하, 학급당 25명 이내의 규모로 줄인 형태의 학교를 말하며, '무상급식'은 맞벌이 부부와 워킹맘들의 사회활동 지원을 위해 학생들에게 아침급식을 친환경, 유기농산물로 무상 제공하는 교육복지를 말한다.
 
한편 도교육위원회는 이날 자정까지 예산결산소위에서 계수조정을 마친 뒤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며, 도교육위원회에서 의결된 예산안은 다음 달 도의회로 넘겨져 제안설명, 질의 응답, 심의, 계수조정, 의결의 과정을 다시 한 번 거쳐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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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6/23 [18:3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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