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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타래처럼 꼬이고 엉킨 교육문제, 우리가 풀겠다"
[이대로의 우리말글사랑]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주최 토론회, 해법 제시
 
이대로   기사입력  2009/06/14 [20:12]
오늘날 대한민국의 교육문제는 꼬일 대로 꼬이고 비뚤어질 때로 비뚤어져서 나라를 망치고 있다. 이 교육문제를 풀어보려고 몸부림치는 국민 모임이 있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공동대표 송인수,윤지희)”이다. 엄청난 사교육비에 가정이 흔들리고 사교육에 시달린 학생들이 정신병에 걸리기도 한다. 엄청난 세금이 이 영어 수렁에 쓸어 넣고 있어 나라 발전까지 더디다. 그래서 이제 국민이 나서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외친다. 교육부나 교육청이 사교육을 줄이겠다고 많은 대책을 끈 달아 내놓고 있지만 문제가 풀릴 거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더 꼬이게 만들고 교육을 더 망치고 있다고 본다. 나도 정부보다 이 모임이 교육문제를 풀어줄 거로 보고 있다. 
 
▲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모임의 상징그림: 실타래처럼 꼬인 교육문제를 풀어보자는 의지가 보이는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모임 사무실 문     ©이대로

이 모임은 2008년 6월 12일에 발족식을 했으니 꼭 1년이 되었다. 지난 한 해 동안 이 모임은 사교육의 진원지인 영어교육문제를 풀려고 “영어 사교육 포럼(대표 서울대 이병민 교수)”이란 연구조직을 만들고 5차례나 집중 토론을 하고 있다. 올 6월 2일부터 또 다른 사교육 진원지인 “외국어고교 입시문제 해결책” 토론회를 6월 30일까지 5차례 토론을 시작했다. 사무실을 알리는 간판도 크지 않고 거창한 누리집이 아닌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http://cafe.daum.net/no-worry)”이라는 카페에서 누리통신으로 모여 토론을 하는데도 수천 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전국에 지역 모임도 많이 생겼고 본부에서 토론 장면을 동영상으로 올리면 집이나 지방에서 그 토론을 보고 의견을 나눈다.
 
이 모임은 지난 13년간 <좋은 교사>운동을 이끌어 온 송인수 선생(46세. 전 구로고 교사)과 참교육학부모회 회장과 교육과시민사회 대표를 지낸 윤지희 선생이 공동대표를 맡고 젊은 교육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날마다 토론 준비를 하느라 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은 길이 없으면 국민이 만들어 이 문제를 풀자고 외친다.
 
▲ 사교육 진원지인 영어 교육과 외고 입시 문제를 집중 토론한 자료집들     ©이대로

초, 중, 고교 공교육 예산이 26조원인데 사교육비가 20조원이 이른다고 한다. 지난 10여 년 동안 국민정부도 참여정부도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여러 방안을 내놓았지만 더 심해졌다. 그러면 이명박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까? 한마디로 아니다. 더 심해지고 있다. 영어 문제가 가장 큰 사교육 문제인데 영어 바람을 더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가 사회에서 학벌과 대학서열주의 등 근본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자질구레한 개선안을 아무리 내놓아도 소용이 없다.
 
지난 6월 9일 이 모임에서 외고 문제 두 번째 토론회인 “외고 입시 전형의 문제점과 대책”토론회를 가 보았다.  주제 발표를 한 정원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간사는 “외국어고 입시 문제가 학교 교육만으로는 풀 수 없도록 어렵게 나온다. 외고에 들어가려면 유치원 때부터 영어학원에 다녀야 한다. 외고 시험 출제에 중학교 영어 교사가 참여해야 한다. 정부(곽승준, 이주호)가 외고 입시 문제 개선방안으로서 ”내신 반영금지,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영어 경연대회 반영금지“ 들을 내놓았으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외고가 본래 설립 목적과 목표인 외국어를 잘하는 국제 활동 전문가 양성이 아니라 대입 양성소가 되었다는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첫 번째 토론자인 한선회(한국교육연구소 부소장)는 “ 영어몰입 교육, 영어능력시험, 외고 국제고 입시들이 사교육을 더 일으키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도가 사교육문제를 해결할지 의문이다. 교육방송을 잘 활용하는 길이 사교육 바람을 줄일 방법이다.” 라고 토론했다. 두 번째 토론자인 진명선(한겨레 신문기자)은 “진짜 외국어를 잘 해서 외교관이나 해외 활동을 하려는 학생은 외고를 가지 못하고 일류대학에 가려는 집안 좋은 애들만 외고에 갈 수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사교육 없는 학교를 만든다고 많은 돈을 들여서 학생들 학교에 잡아두지만 그 효과가 없다고 본다. 그 돈을 공교육 정상화에 쓰는 게 더 좋다.”고 토론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김덕경 영서중학교 영어 선생님은 “과학고는 과학에 대한 특별한 흥미와 재능이 있는 학생들이 가려고 하지만 외국어고 는 누구나 가겠다고 한다. 그러나 집이나 학교에서 하는 교육만으로 갈 수 있는 학생은 한 명도 없다. 외고 준비 학원에 가서 공부를 해야만 갈 수 있는 현실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에서 지나친 외고 준비를 한다고 영어에 시달린 학생은 영어를 너무 어려워하고 실증을 느끼고 기피한다. 영어를 잘 따라한 학생은 중학교에 들어올 때 이미 중3 영어수준이니 수업에 흥미를 잃는다. 그래서 수준 차이 수업을 한다고 하지만 영어를 잘 하는 학생은 학교수업이 외고 시험 문제 공부가 아니니 학원으로 빠진다. 영어에 실증을 느낀 학생에게 흥미를 갖게 하자고 원어민 교수 두 명과 한국인 영어 선생님이 방과 후 수업, 영어 경시대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하지만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는다. 원어민 교사는 한국인 교사보다 월급도 많이 주는데 활용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면서 한탄했다. 
 
▲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연 외고 문제 두 번째 국민대토론회     © 이대로

한마디로 웃기는 교육정책이고 한심한 학교 현실이다. 영어 연수나 미국 유학을 다녀와서 잘 아는 게 영어뿐이고, 제 나라보다 미국을 더 섬기는 자들이 아무리 개선책을 내 놓아야 모두 헛일이다. 영어가 사교육을 늘리고 교육을 망치는 데 교육부에 영어 교육강화팀이란 걸 만든 교육부가 내놓은 사교육개선책이 오죽하겠는가! 헛발질일게 뻔하다. 지난날 영어 조기교육 교육정책을 세우고 시행한 장관과 공무원부터 그 뒤 개선책이 모두 실패했다. 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고 교육정책 현장과 정치마당에 얼씬도 못하게 몰아내야 한다. 그들이 또 국회의원이 되고 대통령을 꿈꾸는 일도 없어야 한다. 피땀 어린 세금을 한두 푼도 아니고 천문학 숫자를 퍼붓고 성공하지 못하니 개선책이라고 자꾸 돈 쓸 일만 연구하고 있다.
 
요즘 국회의원들은 영어 교육을 부채질하는 국제교육특구 법안을 낸 일도 똑 같은 교육과 나라망칠 근본이 잘못된 법안이다. 그 특구에서는 영어를 상용하게 한다는데 그동안 영어를 배우자고 해놓고 쓸모가 없게 되니 쓸 자리를 만들려는 잔머리 굴리기로 보인다. 특구에 온갖 특혜를 준다고 하는 데 세금 펑펑 쓸 곳을 찾아 눈먼 돈이나 만지려는 행위로 보인다. 지난 17대 국회 때 대구출신인 이주호 의원이 만들려다가 못한 것인데 이번 국회에 또 대구출신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서 이 법안을 냈다고 한다. 이 법안은 영어 열병과 사교육 조장에다가 지역 위화감까지 조성하고 나라말과 얼까지 더럽힐 악법 중의 악법인데 말이다.
 
나는 사람 됨됨이와 능력보다 학벌과 대학서열을 중요시하는 사회 풍조, 가치관과 인생관이 바뀌지 않고는 사교육은 줄지 않는다고 본다. 아는 게 영어뿐이고 제나라 말보다 영어를 더 숭배하는 자들을 우리 교육 현장에서 쓸어내지 않고는 사교육도 줄지 않고 우리 교육이 바로 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근본이 안 된 자들이 근본을 벗어난 정책을 자꾸 만들게 놔두는 국민이 불쌍하다. 한 돌을 맞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많은 국민이 모이고 그 국민이 근본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서 풀어주길 간절히 바라고 믿는다.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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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6/14 [20:1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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