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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니 미 부통령 방한, 파병압력 가중되나
궁지 몰린 부시행정부, 한국에 파병압력 가할듯, 시민단체 항의집회 벌여
 
김주영   기사입력  2004/04/16 [10:23]

15일 이라크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국내에서는 모든 이목이 총선에 쏠린 틈을 타 딕 체니 미 부통령이 이틀간의 일정으로 방한했다. 딕 체니의 방한은 이라크에서 다국적군의 연이은 파병철회와 강력한 저항으로 궁지에 몰린 부시 행정부의 국면타개를 위해 한국 정부에  조기 추가파병 압력을 행사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4월 15일 오후 4시 미대사관 앞에서는 딕 체니 미국부통령의 방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비상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과 6.15남북공동선언실현과한반도평화를위한통일연대의 공동주최로 열린 이번 집회는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 400여명의 참여 가운데 진행됐다. 집회에서는 '체니는 돌아가라!''파병을 철회하라!"라는 구호가 외쳐졌으며, '우리는 당신의 방문을 환영하지 않는다'라는 영문피켓과 '미국은 이라크를 떠나라'라는 피켓시위가 이어졌다.

▲집회모습     ©브레이크뉴스

▲피켓모습     ©브레이크뉴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우리는 딕 체니 미부통령을 환영하지 않으며, 그가 이 땅에 발을 들여놓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방한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들은 딕 체니의 방한은 "이라크 국민전체가 미국과 연합군의 철수를 요구하고 있는 다급한 상황에서 체니를 앞세워 한국군 파병강행을 압박하려는 것이 분명하며, 우리는 이라크 침략전쟁에 용병국가가 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파병반대의 의사를 밝혔다.

딕 체니 부통령은 15일부터 16일까지의 일정으로 방한기간동안에는 이라크 파병문제와 한반도 핵문제,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 등 주요현안을 다룰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중연대 정광훈 상임대표는 "한국정부는 현재 파병바이러스 때문에 고장이 나있다."라고 지적하면서 "체니가 오고있다고 하는데, 이라크 파병을 강요하지 말 것을 분명히 밝힌다. 그리고 만약 강요할 것이라면 당장 돌아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대표는 "미국은 1년 동안 이라크전을 통해 민주주의와 평화를 가져다주겠다고 했지만, 재앙만을 가져다주었을 뿐이다. 현대사에서 전쟁과 침략은 있어서는 안된다. 정부가 파병을 할 경우에는 전범으로 규정할 것이며, 더 이상 미국 펜타곤의 조작에 놀아날 필요가 없다."며 파병철회를 강력히 주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브레이크뉴스

또한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끊임없이 전쟁을 낳는 미국식 패권정책은 다음 번 대상으로 한반도를 지목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체니부통령을 포함한 미국의 호전세력들은 공공연하게 "6자회담의 해결 속도가 너무 늦다" 악의 세력과는 협상이 아니라 제압을 해야한다"며 대북 군사적 압박을 종용하고 있다"며 미국의 대북강경정책을 비판했다.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의 이규재 부의장은 "이라크의 문제는 이라크인들에게 돌려주어야 하며, 남북의 문제도 우리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딕 체니는 미국의 보수제국주의 집단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보수인물이다. 그리고 현재 미국이 극단주의적 대북정책으로 가고 있으며 이번 방한과정에서도 우리정부를 압박할 것이다. 이제 남북의 문제에 있어 우리가 주인이 되어서 해결해야 한다."라며 대북정책에 있어서 정부가 적극적인 자세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어 이들은 "우리는 미국이 대북적대정책, 압박정책을 철회하고,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보장체계구축에 성실히 나설 때까지 굴함없이 실천해나갈 것이며,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평화와 자유를 향유할 것이다"라며 평화정책실현을 위해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나갈 것임을 밝혔다.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최선희 사무처장은 "이라크를 보면 우리의 광주가 생각난다. 이러한 무모한 전쟁에 아들딸을 보내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오늘은 파병결정을 내린 국회의원들을 심판하는 날이다. 하루빨리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라며 총선을 통해 파병을 철회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이 함께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다함께의 김광일 활동가는 "이라크 민중의 저항에 대해 딕 체니는 극단분자와 과격분자의 권력다툼이라고 표현했는데, 누가 과연 과격분자이고 국단분자인가."라며 이라크민중의 저항을 폄허하는 체니를 비꼬았다. 이어 김광일 활동가는 "미국이 1만명 이상을 추가파병 하겠다고 하는데, 이라크 민중들은 이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은 이라크민중의 저항은 1968년 베트남전을 떠올리게 한다. 이라크민중의 저항은 반전운동의 전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라크인들의 저항의 의미를 지적했다.

국민행동의 정대연 기획위원장은 "우리는 딕 체니가 묵고있을 하야트호텔 앞에서도 방한반대투쟁을 벌일 것이다. 내일 오전 있을 청와대 방문에 맞춰 규탄기자회견을 열고 계속해서 파병반대와 체니 방한에 반대의 목소리를 낼 것이다. "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방한중인 체니 미 부통령은 16일 낮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과 오찬을 겸한 회담을 갖고, 한미 동맹과 북한의 핵문제 또 양국 관심사를 논의한다. 또한 연속으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만나서 최근 현안으로 급부상한 북한의 핵무기 장치 개발 의혹과 이라크내 상황 악화 등에 대해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무래도 한국정부의 전면적인 파병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결과 열린우리당이 원내 과반수를 차지하고 진보정당 민주노동당이 제3당으로 국회에 진출함에 따라 파병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17대 국회의 시금석이 될 파병문제에 대해 다수당인 열린우리당의 입장에 대해 시민단체와 네티즌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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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4/16 [10:2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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