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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의 위기는 탄핵거품론 때문이다.
파병철회는 중요하지 않다
 
소환   기사입력  2004/04/11 [13:19]
변희재씨의 주장은 매우 주관적인 판단에 근거했으며 개인적 감정에 치우쳐져 있습니다. 물론 자신의 주장이 스스로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가 이런 글을 쓴 것은 열린우리당으로 하여금 파병반대에 동참하게 하기 위해 지지율 추락의 원인을 개혁의 부재에서 찾으려 하는 것입니다.

변씨의 글에서처럼 열린우리당이 개혁성에 다소간의 문제점이 발견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참여정부 들어서 나온 대미정책이나 대북정책은 국민의 정부 때보다 후퇴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북핵문제와 여러가지 상황적 요인을 변명의 구실로 삼는다 해도 엄연한 사실입니다.

특히 이라크 파병에 있어 보여준 참여정부의 실망스러운 행보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기간 보여준 할말을 하겠다는 식의 대미자세 천명과는 사뭇 다른 것이었습니다. 참여정부는 북핵문제라는 특별상황 때문에 불가피론을 피고 있지만 전정부의 평화개혁주의노선으로부터의 변화를 감지한 시민들에게는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편 변희재씨의 대표적 비판대상이 되고 있는 서영석씨를 비롯한 열혈노무현주의자들은 내부비판의 목소리는 거대야당과 조중동의 공세로 외줄타기하기 듯 지탱해가는 참여정부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이라고 오히려 무시하거나 가로막게 됩니다. 과거 노무현을 함께 지지하던 세력들 사이에 틈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때 이후로 갈라서 시대소리는 이제 브레이크뉴스와 통합되며 반서프라이즈, 비노무현, 그리고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적 지지가 혼재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변희재씨의 관심이 우리당보다는 이라크파병 철회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당 지지의 하락원인을 내부 비판의 목소리를 억누르고 있는 서프라이즈와 연결시키는 것은 비약된 논리입니다.

우리당 지지도 하락의 주된 원인은 한나라당 선거본부장 윤여준 의원이 분석이 가장 정확합니다. 바로 탄핵거품론입니다.

우리당의 지지율은 탄핵정국이라는 특별한 상황 때문에 비롯되어진 유권자들의 감정적 변화에서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평정심을 되찾을 것은 뻔한 일이었습니다. 다만 그것은 시간문제였습니다. 얼마나 오래 끌어주는가가 바로 선거의 핵심이었습니다. 우리당은 그것을 오래 끌어가려 노력했고 한나라당은 잠재우려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정동영의장이 노인폄하발언으로 한나라당이 해야 할 선거운동을 대신 해준 꼴이 되고 만 것입니다.

광주경선에서의 흥분 때문에 급등했던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몇 주만에 빠져 원위치로 돌아왔듯이 유권자들의 감정적 변화는 1달을 넘기지 못합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25%는 투표용지에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이 없어도 한나라당이라고 밑에 적고 기표할 열혈지지자들입니다. 그들은 30년 넘게 이어져온 군사독재기간 동안 기득권을 누리며 협력했던 사회의 주류였으며 스스로 군사정권의 정당성에 대해 확고한 논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또한 그들의 영향으로 파생되어진 유권자들까지 합하면 한나라당은 최소한 35% 이상의 지지층을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들이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는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족벌신문들이 오랜 기간 만들어 놓은 논리구조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최소한 100석 이상은 차지할 기본적 체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만 시간이 문제였던 것이었습니다.

한나라당 선거캠프는 자신들의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정확히 알고 있었으며 그 문제점을 해결할 방법도 알고 있었습니다. 이번 우리당 지지율 하락은 한라당이 박근혜 의원을 대표로 뽑을 때부터 예정되어 있던 것이었으며 박근혜 의원은 탄핵감정에 빠져 엉뚱한 곳에 가있는 보수층 유권자들의 정신을 되돌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당은 그것을 막지는 못할 망정 도와주고 있었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부의 적이나 개혁의 부재 혹은 파병 때문에 우리당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조금 더 나중에 우리당의 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을 지는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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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4/11 [13:1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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