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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영과 강부자 동맹, MB가 그럴 줄 몰랐나?
[시론] '1억 달러 내각', 알고도 분노하는 국민들의 이중성이 더 허탈
 
이태경   기사입력  2008/02/29 [17:39]
이명박 정부의 초대 장관후보자들을 살펴보면 한국사회 주류(main stream)의 속살이 그대로 드러난다. 부동산 투기, 탈세, 병역 면제, 논문 표절, 이중국적, 5공 부역 등이 장관후보자들을 관통하는 코드다. 이 중 대다수가 한국사회 주류를 관통하는 코드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한국사회의 주류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장관후보자들에게 공동체 정신이나 공익에 대한 추구는 발견할 수 없었다. 오직 사익추구만이 이들의 유일한 관심사였음이 이들의 과거 행적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
 
대한민국 주류의 맨탈리티가 사익추구에 기반하고 있음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니 새삼스러울 건 없다. 정작 놀라운 건 이른바 ‘강.부.자’('강'남, '부'동산, '자'산자) 예비내각에 쏟아지고 있는 국민들의 질타와 분노다.

MB가 서민들의 호민관을 자임한 적이 있었나?

이명박 대통령이 걸어온 삶의 이력과 그가 지향하는 가치관, 대선후보 시절의 공약 등을 보면 이명박 대통령이 힘센 사람들과 부자들의 친구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간파하기란 너무나 쉬운 일이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부터 부동산 내각에 대한 후폭풍이 대한민국을 휩쓸고 갔다. 이과정에서, 박은경, 남주홍, 이춘호 내정자는 자진사퇴 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CBS노컷뉴스

아울러 결과지상주의와 시장만능주의에 경도된 이 대통령이 이런 저런 도덕적 흠결이나 부동산 불로소득의 전유(專有)를 심각하게 생각할 리 없다는 사실도 자명했다.
 
이렇게 보면 이명박 대통령이 ‘1억 달러 내각’을 구성한 일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인 셈이다. 예견 못할 일도 아니고 놀랄 일은 더욱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데도 국민들은 마치 배신이라도 당한 것처럼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데 극히 인색한 이 대통령이 벌써 3명의 장관 후보자들을 사실상 경질한 것을 보면 여론이 얼마나 사나운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쯤에서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과거 언행을 더듬어 볼 필요가 있다. 그가 서민들의 호민관이 되겠다고 호언한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아마 그런 사례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이 대통령은 기회가 날 때마다 ‘강.부.자’('강'남, '부'동산, '자'산자)를 씨줄로 하고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을 날줄로 하는 자신의 사회적 정체성을 자랑스레 말하곤 했다.
 
‘1억 달러 내각’을 향한 국민들의 실망과 노여움이 엉뚱하게 느껴지는 건 그래서다. 누가 보기에도 힘센 사람과 부자들의 벗이 될 것이 분명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출해 놓고 그가 자신과 코드가 맞는 사람들을 국무위원으로 발탁하는 것에 대해서는 맹렬한 반감을 드러내는 국민들(물론 이들의 대다수는 서민이다)의 이중성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어리석음도 죄(罪)다
 
이와 같은 국민들의 이중성을 이해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MB가 대통령이 되면 달라질 것으로 기대했다거나 노무현에 대한 미움이 너무 커서 분별력을 잃어버렸다는 해석이 그것이다.

그러나 요행을 바라는 것도 어리석음이고, 국가의 최고지도자를 감정에 이끌려 선출한 것도 어리석음이다. 그리고 어리석은 행동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게 마련이다.

어쩌면 이명박 정부 5년간은 대한민국 국민 가운데 대다수가 자신들이 저지른 어리석음을 반성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지 이제 고작 닷새가 지났을 뿐이다.  

*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 토지정의시민연대(www.landjustice.or.kr) 사무처장, 토지+자유 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블로그는 http://blog.daum.net/changethecorea 입니다.
대자보 등에 기고한 칼럼을 모은 [한국사회의 속살] [투기공화국의 풍경]의 저자이고, 공저로는 [이명박 시대의 대한민국], [부동산 신화는 없다], [위기의 부동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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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2/29 [17:3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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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렉스 2008/03/03 [11:15] 수정 | 삭제
  • 병자호란이 그랬다.
    광해군 정책대로 안하면 청나라와 전쟁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몰랐나?
    알면서도 (어리석음으로 인해) 인조반정하고, 친명배금한것 아닌가?

    청계천 때도 그랬다.
    정말 이명박이 청계천을 친환경/문화유적 보전형으로 할 것으로 기대했나?

    그렇고 나중에 이명박스타일대로 하니까 들고 일어나던 때가 그대로 겹쳐진다.

    필자의 말대로, 국민을 원망해야 하는 것이다.

    진보진영도 삽질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상황에서 그 말이 먹히기나 하냔 말이다.

    다시 재인식이 될 때까지 참으면서 기다리는 수 밖에.
  • 촌평 2008/03/01 [12:57] 수정 | 삭제
  • 국민들의 어리석음을 탓하기보다는
    이명박정권을 탄생시킨 시대적 조류에
    민감하게 대처하지 못한 진보진영의 어리석음을
    더 탓해야 하지않을까.
    국민들은 옛부터 어리석지도 현명치도 그냥그랬다.
  • 과객 2008/03/01 [11:09] 수정 | 삭제
  • 2MB 아닌 2mb가 옳다

    [참고] 2mb[메가비트]는 256KB[킬로바이트]에 해당함. 즉 2MB[메가바이트]의 12.5%
  • 찬우물 2008/03/01 [06:53] 수정 | 삭제
  • 너무 이런 글은 잘난체 같아 보기 싫네요.

    서민의 호민관을 자처한 적 있었던가? 아니 취임식때도 서민을 위한 정책하겠다 뭐 그런식으로 말하지않았던가요? 물론 이게 의례히 하는 말이고 언술에 불과하겠지만 이에 혹할 수 밖에 없는 것 또한 국민들이지요. 경제를 살리겠다는 말이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는 말로 국민들은 듣겠지만 전혀 무관한 이야기, 잘사는 사람만의 경제를 얘기하는 것이지만 언론이 할 일은 오히려 이런 이중적 기만을 까달리는 것이지 무식한(?) 국민들 계몽시키는 게 우선일 순 없을 겁니다.(물론 계몽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 그게 2008/03/01 [01:07] 수정 | 삭제
  • 지지표라고 해봐야 35 % 나 됐었나여 ?
    국민 무식론으로 몰아부칠 일은 아닌 둣 하네요
  • 안일규 2008/02/29 [19:18] 수정 | 삭제
  • 국민들은 2MB를 뽑은 이유가 "부에 대한 욕망"을 채워줄 것이었습니다. 국민들은 2MB에게 "부에 대한 욕망"만 받으면 됩니다. 그의 도덕성 꽝, 정치인으로서의 덕목 꽝인 건 이미 알고 뽑은 거 아닙니까? 이미 예견된 것입니다.

    2MB가 자신에게 투표한 '부에 대한 욕망'을 채워주지 못하는 거라면 뭐라해야겠지만 "도덕성 없어도 되니까"라고 해놓고 실컷 지금와서 장관들 도덕성을 보고 뭐라하는 것은 무슨 개념인지 알 수 없습니다.

    사람을 보면 그 주변인들이 어떤지 알 수 있습니다. 2MB의 성품이 Mouse만도 못하니 그가 뽑는 사람들이 Mouse만도 못한 건 당연합니다.

    노동자를 짓밟아왔고, 대선때도 어김없이 '반 노동자'적 성향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 MB를 대통령으로 만든 이들은 '서민'과 '노동자' '빈곤층'이었다는 여론조사들 여러 군데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이명박이 하는대로 지지하겠다는 사람들은 서민과 노동자들이 압도적으로 나옵니다.

    '노무현에 대한 증오'로 이명박을 투표했다는 여론조사도 많이 나왔습니다. 투표는 엄연히 고도의 정치적 행위이지 특정인에 대한 증오로 투표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 것만봐도 '수준'이 의심스럽습니다.


    반 노동자 정책 쓴다고 해도 이명박을 찍은 노동자들, 이명박이 보수라는 말에 '진보'라고 항변하는 20대 대학생들, 온갖 수치들에서 국민들의 뜻이 무조건 맞다고 합리화하는 자칭 진보라는 지식인들.

    애초에 기대할 것 없는 거 다 알면서 찍어놓고 찍은지 몇 일이나 지났다고 벌써부터 이런 행위를 하는지 걱정스럽습니다. 2MB도 걱정이지만 어느 누구보다도 국민과 자칭 지식인이란 사람들이 더 겁납니다.

    국민 여러분, 자신이 2MB를 찍은 사람이라면, 이명박의 내각을 욕하기 전에 자신의 투표 행위부터 되돌아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