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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아파트?…결코 서민 위한 제도 될수 없어
[주장] 지분형아파트 실수효자에게 불리한 제도…주택, 투자 대상 아냐
 
정근   기사입력  2008/01/26 [14:02]
오래전에 차승원, 장서희 주연의 “귀신이 산다.”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차승원이 분한 박필기는 낮에는 조선소 기사로, 밤에는 대리 운전기사로 일하면서 고생을 해서 간신히 집을 마련했다. 한편 장서희가 분한 연화라는 여인도  신혼여행을 미루어 가면서 남편과 열심히 일을 해서 집을 마련하였다. 그래서 사고로 죽은 후에도 그 집을 떠나지 못하고 남편을 기다린다.  귀신이 산다. 라는 영화는 그 박필기와 연화가 한 집을 두고 갈등을 일으키는 내용의 영화다.  사연은 다르지만 힘들게, 어렵게 집을 마련한 것은 같으니 같은 집을 두고 갈등이 없을 수가 없다. 그만큼 애착이 있을 터이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집은 그러한  곳이다. 힘들게, 어렵게, 한 푼, 두 푼 허리끈 졸라매야 간신히 마련 할 수 있는 아니 어떤 이들에게는 그렇게 해도 평생에 마련하기도 힘든 것이 집이니 집에 대한 애착이 강할 수밖에 없다.

열심히 노력해도 집을 마련하기가  이 나라는 너무나 힘들다.  아무리 힘들게 노력해서 돈을 모아도 집값은 저 멀리 가 있다.  그래 조금만 더 참자하고 또 모아봤지만 역시나 집값은 그 시간만큼 저 멀리 가 있다.  주택이나 토지를 통해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천국인 나라이나 발 뻗고 누울 집 한 채 마련하기 위해 힘들게  살아가야만 하는 이 나라는 지옥이다.

이번에 새로이 들어 설 이명박 정부는 주택 마련이 어려운 서민들이 반값으로 아파트를 마련 할 수 있다는 제도를 발표하였다. 소위 지분형 아파트라는 것인데 아파트를 마련하여 거주할 사람이 집값의 51%를 내고 투자를 할 사람이 49%를 내는 제도가 지분형  아파트이다.  집값의 반값만 내면 되니 힘들게 집을 마련해야 할 서민들에게 도움이 될 법도 하여 보인다.

그런데 이것이 그리 간단하게  볼 수는 없다.  투자를 했으면 그 투자에 대한 이익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투자란 이익을 보고 하는 것이다.  이익이 없는데 투자를 할 사람은 없다. 지분형 아파트에 투자를 하려면 투자 한 이상의 이익이 발생이 되어야 하고 그것이 보장이 되어야 한다.

아파트에서 이익을 보려면 그 아파트의 가격이 올라야 한다. 오르지 않는데 이익이 발생하기는 어렵다.  아파트의 가격이 오르려면 아파트만 좋아서는 안 된다.  가령 학군이 좋다거나, 그 아파트 가까운 곳에 지하철역이 있다거나 해야 한다. 좋은 환경이 없으면 아파트는 쉽게 오르지 않는다.

이런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일반 개인이나 회사가 하기가 어렵다.  그것은 정부가 하지 않으면 어려운 것이다.  정부가 이런 일에 나서게 된다면 그것은 세금을 사용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환수 할 제대로 된 장치가 마련이 되어 있다면 다행이지만, 지금처럼 제대로 된 환수 장치가 없는 상황에서는 국민의 혈세가 낭비가 되는 것이다 투기꾼들의 배를 채워주기 위해서 말이다.  소위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마련해 주어야 하는데  거기에 대한 환수를 제대로 할 수가 있을까? 

1월21일에 프레시안에 실린 이태경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의 글을 보니 인수위에서 펀드 등 민간투자자의 지분에 대해서는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지 않을 방침을 천명하고 있고, 펀드 등 민간투자자의 지분에 대해서는 재산세, 양도세, 거래세(취득·등록세) 등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감면혜택을 주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하니 어떻게 제대로 환수 할 수 있을 것인가?

지분형 아파트를 통해 수익을 보장해 주기 위해서는 좋은 환경을 조성해 주거나, 되어 있는 서울이나 수도권과 같은 환경이 좋은 곳에 아파트가 몰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지속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오르게 된다면 51%만 낸다고 하더라도 새로이 집을 마련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힘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주택을 투자의 대상으로 보게 하는 지분형 아파트는  결코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에게는 좋지 못한 제도이다.  집이 꼭 필요한 서민들에게는 지옥이 될 수밖에 없고, 투자자라고 하는 투기꾼들에게는 천국을 만드는 제도이다.

주택은 투자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철저하게 주택복지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서민들이 내 집을 마련하는데 어렵게 하는 모든 불로소득을 철저하게 차단하고, 세금으로 조성된 환경에서 발생하는 것들에 대한 환수 장치를 마련하여 집값을 안정화 시켜야 하며, 서민들이 저렴하게 마련하고, 생활 할 수 있는 주택을 공급하여야 한다. 더 이상 이 나라를 천국과 지옥으로 양분시키지 말아야 한다. 
황처사가 그러더군. 양반은 권력뒤에 숨고, 광대는 탈 뒤에 숨고, 칼잽이는 칼뒤에 숨는다고 난 그게 싫더라고-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

사람사는 세상,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바라는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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