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으로서 문제 의식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는 동물과 다를 바 없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바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지적 능력은 올바른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은 물론 자기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한다. 궁극적으로 사회 법령과 규범, 규칙 등 존재 이유도 바로 이 지적 능력 결여를 바로잡기 위함이다.
따라서 이 지적 능력의 언행에 따라 '선'과 '악'은 극명히 구분된다. '선'은 지적 능력의 가치를 증명해 주는 잣대다. 하지만 '악'은 지적 능력의 모순을 떠받치는 지렛대다. 이에 '선'은 믿음과 신뢰가 뒤따르는 반면 '악'은 비난과 비판의 도마에 오른다. 이를 간과할 때 지난 24일 개최됐던 대한축구협회(KFA)를 상대로 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의 현안 질의가 던져준 화두는 결코 가볍지 않다.
▲ 무능으로 점철된 정몽규 회장의 축구협회, 이제 4선 연임을 앞두고 축구협회 노조까지 반대하는 등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축구가 살려면 정몽규 체제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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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KFA는 졸속 행정과 더불어 잇단 논란과 의혹으로 급기야 KFA 정몽규 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전 전력강화위원회 정해성 위원장, 대표팀 홍명보 감독, 전 전력강화위원회 박주호 위원이 문체위 증인대에 서는 초유의 사태를 유발시켰다. 이는 정몽규 회장의 KFA 운영 문제점과 대표팀 감독 선임의 절차와 과정을 무시한 불공정성이 그 이유였다.
이에 그동안 축구협회는 국민과 축구인, 축구팬들의 공분을 사며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증인대에 선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이임생, 정해성, 홍명보 4인은 지적 능력에 의한 일말의 반성과 사과없이 제기된 문제점들에 '이구동성'으로 변명과 핑계로 일관했다. 이는 실로 만천하에 드러난 문제점이 무엇인지 모르는 지적능력 부족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이로 인하여 국민과 축구인, 축구팬들은 피로감이 극에 달하며 더욱 큰 공분만을 떠안게 됐다. 이 시점에서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KFA 최고위 수뇌부의 문제점 인식 부족을 논한다는 것은 사치로 간주된다. 국민과 축구인, 축구팬들은 바보가 아니다. 그렇지만 문체위 현안 진의에서 보인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KFA 최고위 수뇌부의 언행은 분명 바보로 보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때문에 참고인으로 참석했던 박문성 해설위원으로 부터는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과 함께 의원에게는 "계모임, 동호회보다 못한 무능, 무소통, 무기력 축구협회다"라는 일갈을 들어야만 했다. 그럼에도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4인은 '유체이탈' 답변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이는 대표팀 감독 선임 전 홍명보 감독이 언급했던 'KFA의 학습효과'를 뒤늦게 따르는 사전 결의에 의한 그들만의 세계 유지 수단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이 같은 방법 고수에도 한계가 있다. 그 한계는 지적능력 부족이 인내심의 벽에 부딪히게 될 때다. 이는 이임생 이사가 스스로 '사퇴' 카드를 뽑아들고 장렬히 전사했다는 사실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그야말로 이임생 이사는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전 정해성위원장과 홍명보 감독을 위한 열사였다. 그럼에도 이들 3인은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깨우치는 데 눈을 감고 귀를 막았다.
실로 이 같은 자세와 태도는 지적능력 부족의 완결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정몽규 회장이 KFA의 수장으로서 야기시킨 사회적 물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①승부조작 연루자 기습 사면 및 철회 ②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위약금 문제 ③홍명보 감독 선임 불공정성 ④정몽규 회장의 KFA 운영 난맥상과 독선 ⑤중계권 계약 의혹 및 문화체육관광부 미승인 마이너스 통장 개설 ⑥천안축구종합센터 명명권 및 현대산업개발(HDC) 건립 관여 ⑦정몽규 회장 4연임에 입장 표명과 더불어 최고위 수뇌부의 거취 문제 등은 현재진행형이다.
사회에 존재하는 법령과 규범, 규정이 있듯 KFA에도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정관(규정), 규칙이 있다. 이 같은 사항은 리더의 지적 수준에 의한 자질 여부에 따라 그 실천 여부의 효과성과 효율성이 결정된다. 그렇다면 문체위 현안 진의로 드러난 정몽규 회장의 지적 능력 부족으로 인한 문제의식 결여로 '정몽규에 의한 정몽규를 위한' 정관 개정과 조직 개편 리더십은 단언컨대 한국 축구 발전에 '백해무익'하다.
한국 축구는 1993년 제47대 정몽준 회장이 KFA 수장으로서 취임한 이후 현 제54대 정몽규 회장 체제까지 31년 동안 현대가의 전유물로 자리매김해 있다. 하지만 2002 한.일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4강 성취 이후 발전은 정체된 채 끊임없는 논란만 야기시키고 있다. 이는 수장의 리더십 부족과 최고위 수뇌부 인재 기용 실패와 체제 유지를 위한 수단의 KFA 사유화 의도와 무관치 않다.
국기 스포츠인 축구가 어쩌다 이 지경에 까지?하는 한탄스러움에 휩쌓인 한국 축구다. 그렇다면 한국 축구는 이 고리를 끊어야 한다. 국민과 축구인, 축구팬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 한 가지다. 그것은 발전을 피부로 느끼면서 KFA 행정에 공감하고 리더의 리더십에 믿음과 신뢰를 갖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도 그랬고 지금 현재도 이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10월 2일 문화체육관광부의 KFA 감사 중간 발표와, 다음달 22일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에서의 정몽규 회장 지적 능력에 의한 판단 여부가, 한국 축구 운명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