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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 3사는 장애인, 이주노동자, 성적소수자 등에 무관심하다
민언련, 지난6월1일부터 7월10일까지 방송3사
 
김철관   기사입력  2003/07/30 [10:33]

공중파 방송3사의 보도프로그램들이 사회소수자에 대해 무관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사장 이명순)은 지난 2003년 6월 1일에서 7월 10일까지(40일 동안) 방송3사 메인 뉴스에 대한 모니터를 실시한 결과 방송3사 모두 사회소수자 관련보도가 기대이상으로 적게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40일 동안의 방송3사 총 보도량 3192건 중  사회소수자 관련꼭지는 총 13건(단신2건 제외)으로 0.40%에 불과했다고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구체적으로 사영방송인 SBS가 0.38%(4/1041)의 관련보도 비율을 보였고 공영방송인 KBS와 MBC도 각각 0.44%(5/1134), 0.39%(4/1017)를 보여 별 다른 차이가 없었다. 방송3사 전체 3192건 중 소수자 관련보도는 고작 13건에 불과했다. 국가 기간방송으로 일컬어지는 KBS와 공영성이 높다고 인식된 MBC가 SBS와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된 것은 의외의 결과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사회소수자 관련 방송3사 보도된 내용은 대부분 사건/사고, 행사, 특이사례 소개 등 단편적인 모습에 치우쳐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사회소수자 관련 현안을 주도적으로 제기하거나 본질적인 부분에 파고드는 모습이 없이 사안 발생 때마다 따라가기식 보도로 일관했다고 민언련 모니터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우리 사회 여론 형성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공중파 방송보도의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관심을 통해 방송사의 '공공성 정도'를 측정해보고자 실시된 이번 모니터는,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시뉴스를 대상으로 했고, 여기서 사회소수자란 '장애인', '성적소수자', '외국인노동자', '소수인종'을 가르키고 있다.

<민언련 모니터 보고서 축약본>

1. 방송에서도 소외 받는 사회소수자

 이번 모니터 결과 우리 방송보도에서는 공영방송, 사영방송 가릴 것 없이 사회소수자에 대한 보도가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표1 참조). 사영방송인 SBS가 0.38%(4/1041)의 관련보도 비율을 보였는데 공영방송인 KBS와 MBC도 각각 0.44%(5/1134), 0.39%(4/1017)로 별 다른 차이를 볼 수 없었다. 방송3사 전체 3192건 중 소수자 관련보도는 고작 13건에 불과했다. 국가 기간방송으로 일컬어지는 KBS와 공영성이 높다고 인식된 MBC가 SBS와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된 것은 의외의 결과다.

 사회소수자 관련보도 중에서 비교적 관심이 확산되어 있는 장애인 관련보도가 전체 13건 중 8건(62%)으로 가장 많았다(표2 참조). 성적소수자와 외국인노동자의 경우 각각 2건으로 언론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적으로 소외 받고 있는 소수자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여론을 형성해야 할 방송보도들이 그저 사회현상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MBC의 경우 외국인노동자 관련보도가 단신으로 겨우 한 건 다뤄졌으며 성적소수자에 대한 보도는 단신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SBS는 각 사회소수자들에 대한 보도가 비교적 균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 겉핥기에 그친 소수자보도

 사회소수자 관련 방송3사보도들은 내용에서조차 대부분 사건/사고, 행사, 특이사례 소개 등 단편적인 모습에 치우쳐 있었다. 사회소수자 관련 현안들을 주도적으로 제기하거나 본질적인 부분에 파고드는 모습은 없이 그저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따라가기식으로 보도하는데 그친 것이다.

 (표3)에서 보듯 장애인 관련보도의 경우 특히 사건이나 행사를 소개하거나 미담사례를 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 사건과 행사보도라 하더라도 방송3사가 일치된 소재를 다룬 경우가 한 차례도 없어 어떤 기준으로 보도하는지도 의구심을 갖게 한다. 다만 SBS에서 7월 9일 보도한 <시설은 있지만...>은 구조적인 문제에 접근한 비판의식이 돋보인다.

 성적소수자 관련보도는 KBS와 SBS가 보도한 '미연방대법원의 동성애 합헌판결'과 '동성애자들의 거리행진'이 있었으나 MBC에서는 다뤄지지 않아 성적소수자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냈다. KBS의 <"동성애 금지 위헌">(6.27)의 경우 미연방대법원 판결의 의미를 전달한 것은 만족스러우나 우리나라의 경우까지 돌아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SBS의 <거리로 나온 동성애>(6.21)는 공영방송에서 다뤄지지 않은 '동성애자들의 거리행진'을 다루면서 "차이는 있지만 차별은 없는 사회…그들은 큰 한 걸음을 내딛었다"고 보도했으나 보도초반 강렬한 음악과 특정신체 부위를 부각하는 등 화면 구성에 대해서는 문제를 지적 받았다.

 '고용허가제 법안' 처리문제와 관련해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관련보도들도 미흡하기 짝이 없다. 지난 6월 15일 국회에 계류 중인 '고용허가제'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의 시위가 있었다. 하지만 이 소식은 MBC만이 단신으로 다뤘다. 이어 6월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한나라당의 반대로 '고용허가제'의 법안통과가 무산되자 KBS와 SBS만 이를 다루었고 MBC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6월 24일 미대법원의 '소수인종 우대정책 정당 판결'을 보도한 MBC가 정작 우리 사회의 소수인종의 문제에 대해 보도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KBS는 "20만명에 이르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강제출국 문제가 또다시 뜨거운 쟁점"이라고 보도하고 SBS도 "20만명에 달하는 불법 체류 노동자의 강제출국이 불가피해지면서 산업현장에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하며 고용허가제 무산이 우리 산업에 미칠 영향을 전했다. 보도에서 지적한 것처럼 '고용허가제' 법안 처리 문제는 중요한 사안이었으나 방송3사 모두 법안통과가 무산되기 전에는 고용허가제에 대한 분석보도가 거의 없어 의제설정에 소홀한 모습을 보였다. 또 '한나라당의 반대'로 고용허가제가 무산되었음에도 "여야간의 의견차이"(SBS), "여야 이견"(KBS) 등으로 표현해 시청자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

 이번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방송보도 모니터를 통해서 지상파 방송3사의 '공공성'을 진단한 결과 방송3사 모두 공공성의 정도가 낮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방송3사 모두 사회적으로 차별 받고 있는 소수자들이 우리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시청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특히 '공영방송'인 KBS와 MBC조차도 '소수자'들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내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앞으로 방송3사 모두 '사회적 소수자'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하며, 이번 모니터를 계기로 방송보도의 '공공성'에 대한 다양한 사회적 논의가 촉발되기를 기대한다.

사단법인 민 주 언 론 운 동 시 민 연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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