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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은 '조작했다'고 외칠 수 있지만…
변희재의 "...총선에만 '올인'한 개혁언론진영" 기사 반론
 
양문석   기사입력  2004/04/12 [21:21]

브레이크뉴스(www.breaknews.com) 12일자 브레이크 뉴스 기획국장 변희재의 <당파성에 빠지고 총선에만 '올인'한 개혁언론진영/한겨레기고 3일후 입당한 조기숙, 전여옥인터뷰 조작설 휘말린 '사실은'>이라는 기사에서 비판의 대상으로 삼았던 이대교수 조기숙은 관심 없다. 하지만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에서 대해서 논리가 심하다싶을 정도로 비약하고 있다는 판단이 들어 이 반론을 쓴다.

▲브레이크뉴스 12일자 기사, 당파성에 빠지고 총선에만 올인한 개혁언론진영 / 변희재     ©브레이크뉴스

먼저, '사실은'팀이 최소한의 보도원칙인 '사실확인' 과정을 빠뜨렸다는 점은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없다. 간간이 흘러나오는 '인터넷기자 출신의 작가' 운운하는 것 또한 '사실은'답지 않은 변명에 불과하다. '사실은'팀은 취재대상이 누군지를 확인하지 않았던 점, 그리고 취재대상이었던 한나라당 대변인 '전여옥'을 직접 찾아가서 인터뷰하지 않았던 점을 솔직하게 사과하고, 이후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사과문'을 발표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런 사과문을 전여옥이 받아들이든 말든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사실은'을 '사실'로 인정하고 믿으면서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 준 시청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반론에 들어가기 앞서 진중권 등이 주장했던 'MBC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이 탄핵국면에 보도했던 탄핵찬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자료화면 제시 및 탄핵반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자료화면 제시 등의 불공정성 운운은 다른 기회에서 다른 방식으로 논쟁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매스컴 타 오만하고 권력지향적인 마인드로 변절했다?

변희재의 다음 지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우발적 실수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남의 말을 대충 자의적으로 편집하다 걸린 것도 아니고, 아예 인터뷰 대상을 확인조차 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것도 일반 뉴스프로그램도 아니고 타 미디어를 비평하는 프로그램에서 이런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은 어이가 없을 정도이다. 그간 매스컴을 집중을 받으며 너무 오만하고 권력지향적인 마인드에 물들은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변희재의 이번 글은 좀 심하다. '그간 매스컴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으며 너무 오만하고 권력지향적인 마인드에 물든 결과'가 '사실은'팀의 실수를 낳았다고 지적한 점은 지나친 비약이다. 

'매스컴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아 오만하고 권력지향적'이라는 지적은 '송만기의 XX년'발언 논란을 염두에 둔 모양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송만기가 그런 욕을 유도했고, 가증스러운 '가정법'을 사용하며 '편집조작'이라는 혐의를 씌웠지만 결국 원본공개를 통해서, 편집조작이라는 누명은 벗었다.

"만약에…"에서 "이렇게 말해도 좋겠습니까"까지 그 사이에 있는 수많은 욕설과 인격모독발언 즉 '이대도 나오지 않은 여자', '국모는 무슨 국모', '여러분 박수' 등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정법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잃었다.

하지만 이런 '편집조작'이라는 혐의를 큰소리로 떠들어댔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정도가 이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큰소리로 떠들어댔던' 그것도 물증 없이 혐의만을 갖고, 또는 물증을 보여주었는데도 인정하지 않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씹어주면서' 인터넷매체의 집중적인 보도대상이 되었던 '사실은'. 이런 '사실은'팀을 향해서 '매스컴 좀 탔다고 벌써 오만해졌냐'는 뉘앙스로 비판해도 되는가? 그리고 이를 '권력지향적 마인드로 오염된 근거'라고 비판해도 괜찮은가?

한 두 번의 실수가 '총선 올인'의 근거?

…현재 개혁진영은 총선에 이상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섬찢할 정도이다. 이대로 가다간 정치권이 문제가 아니라 개혁진영 전체가 도매급으로 넘어갈 위기에 처해있다. 신뢰성과 독립성을 하루하루 갉아먹으면서 총선에 올인을 걸다 완패했을 때, 누가 이를 추스릴 수 있을지 그림조차 그려보기 힘들다.…

이 주장 또한 지나치다. 신뢰성이 훼손될 위기 즉 공신력의 추락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수 하나를 근거로 "신뢰성과 독립성을 하루하루 갉아먹으면서 총선에 올인"이라는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

그 동안 '미디어비평과 신강균의 사실은'은 끊임없이 노무현정권의 언론개혁에 대한 지지부진 또는 발빼기 장면을 그 때 그 때 치열하게 비판해 왔다. 그뿐만 아니라 소위 '조중동'이라는 수구집단의 대변지를 향해서 치열한 전투를 수행해왔다.

한데 결코 작을 수 없는 '한 두 가지 실수'라지만, 그것을 '총선 올인 과정'의 필연적 산물로 매도하는 것은 어째 '조선일보식'과 너무 닮아있다. 조선일보가 12일 사설에서 "특정신문을 비방하기 위한 이 프로그램의 터무니없는 사실 왜곡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운운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 동안 '신강균의 사실은'이 "마니폴리테 특집"으로,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한 이탈리아 언론의 당시 보도태도와 비교하면서, 한국의 수구언론이 갖춘 논리를 격파하는 등 대선자금 수사의 정당성을 실증한 점, "전두환의 비자금"을 보도하면서 전두환을 비호하고 있는 '검은 세력'들의 존재를 입증한 점, 부동산 폭등과정에서 정부가 발표한 종합소득세 등 보유세에 대해 '조세저항'을 선동하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을 향해서 '그들의 모국' 미국마저 한국의 보유세보다 훨씬 많음을 실증한 점,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각종 정치적 사건에 대한 외국언론들의 보도내용을 조작해 수구언론의 보도행태를 비판해 온 점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MBC '미디어비평' 그리고 '신강균의 사실은'의 비평에 대해서 한번도 조선일보를 필두로 하는 수구언론이 구체적인 자료와 내용으로 비판한 적이 없다. 막연히 왜 방송이 신문을 비판하는가, 신문을 비판하는 방송은 관제방송이라는 선동만 해 왔을 뿐이다. 이런 조선일보 등이 "특정신문을 비방하기 위한 이 프로그램의 터무니없는 사실 왜곡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이라는 표현으로 그 동안 자기들이 저질렀던 범죄수준의 사실왜곡과 여론조작행위를 '사실은'팀의 실수를 기회로 삼아 스스로 면죄하려고 시도한다. 바로 이 점이 변희재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조선일보의 여론조작방식에 말려서는 안돼

그리고 이런 조중동의 이런 선동에 밀려서 공신력이 추락한다면 그것은 '사실은' 팀이 감수해야 하는 것이고, 이마저도 극복하기 위해서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언론개혁을 원하는 집단이나 사람들이 이런 '사실은'의 기존 역할을 부인하거나 지나친 조선일보의 선전선동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위기'운운하는 것은 결국 조선일보 등의 보도와 해석 틀에 스스로를 가두는 짓임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필자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전문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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