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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교육단체 편드는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
[논단] 한자검정시험 추진하는 사람들 돕고 어린이 괴롭히는 교육청
 
리대로   기사입력  2013/07/15 [16:54]
오늘 7월 15일 조선일보에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가 5단 크기로 낸 “서울시 교육청의 한자 교육 실시 결정은 국어교육 정상화를 위한 혁명적 용단!!”이라는 제목으로 서울시 교육청이 초등학교에서 한자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을 응원하는 알림글이 있었다. 이 알림글은 지금도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한자교육을 하고 있는데 마치 안하는 데 하기로 한 것처럼 광고 제목을 크게 ‘혁명’이니 ‘특보’니 떠벌리고 있다. 그리고 한자교육 강화하겠다는 것이 국어교육 정상화라고 우기고 있다. 이 알림글을 보면서 문용린 교육감이 한자교육단체와 한 패가 되어 초등학교 한자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임을 뚜렷하게 알게 되었다. 아니라면 한자교육단체가 저렇게 큰돈을 들여서 응원 신문 광고를 할 까닭이 없다.

▲ 한자교육을 강화하자는 단체가 오늘 7월 15일 조선일보에 낸 광고문     © 리대로
이번 한자교육 강화 말썽은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 6월 25일 ‘한자교육추진단’을 만들어 초등학교 한자 교육 강화 계획을 세우고 교재 개발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일었는데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이 이에 앞서 올해 2학기부터 한자 교육을 특색 사업으로 펼치겠다고 했다. 그래서 7월 3일에 한말글문화협회 리대로 대표,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 참교육학부모회 송환웅 부회장이 서울시교육청 김재환 장학관을 만나 그 잘못을 말하고 “초등 한자 교육 강화는 한자 사교육을 부추기고 국어교육을 망치는 짓이기에 당장 그만두라.”면서 시행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밝히고 문 교육감과 공개토론을 하자고 제안했으나 무시하고 제 멋대로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자교육단체가 그를 응원하는 신문광고가 어제 나왔다. 

이번 서울시교육청 초등학교 한자교육 강화 추진은 문용린 교육감이 한자교육 강화를 주장하는 단체 편을 들어주려는 개인 생각에서 나온 것임이 뚜렷하다. 문용린 교육감은 이번 조선일보에 서울시 교육청을 지지 응원하는 신문 광고를 낸 (社) 全國漢字敎育推進總聯合會 지도위원 명단(.... 孟亨奎 文奎植 文龍鱗 文仁龜 閔賢植 ...)에 들어있는 사람으로서 교육감이 되기 전에도 그들 편을 든 일이 있다.

이번에 서울시 교육청은 교과서에 나오는 낱말(한자어) 뜻을 이해하기 어려워서 방과 후 자율학습 시간에 재능기부 형식으로 원하는 학생들에게 가르치겠다는 그럴듯한 핑계를 대지만 한글단체가 보기엔 한자검정시험으로 돈을 버는 한자교육강화를 주장하는 단체를 도우려는 속셈으로 보인다. 한자검정시행 단체가 한자검정시험 준비로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그런 한자말을 공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한자검정시험을 보는 학생은 거의 초등학생이다. 여기다가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부추기면 초등학생들이 그 시험을 더 보게 될 것이다. 그럼 돈벌이가 더 잘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꼼수로도 보인다.

▲ 한자검정시험으로 도는 버는 단체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한자말을 한자검정시험 준비로 하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은 세금으로 이 한자말 공부를 방과 후에 학교 안에서 하겠다는 것이다. © 리대로
 
오늘날은 한자를 쓰는 조선시대나 왜정시대도 아니다. 한글을 쓰는 대한민국시대다. 오늘날 잘 쓰지도 않는 한자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딴 목적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날 교육부는 일본식 한자혼용주장자들에 놀아나서 교과서에서 토박이말을 빼버리고 한자말을 더 넣었다. 글쓴이가 초등학교에 다니면 50년대 교과서에 “세모꼴, 네모꼴”이란 토박이말이 있었으나 이런 토박이말을 교과서 지문에서 몰아내고 “三角形(삼각형), 四角形(사각형)”으로 바꾸었다. 그 때에 ‘쑥돌’도 자연 책에 있었으나 ‘花崗巖(화강암)’으로 바꾸고, “흰피톨, 붉은피톨”이란 토박이말도 생물책에서 “白血球(백혈구), 赤血球(적혈구)”로 바꾸었다. 그리고 이제 그 한자말을 잘 모르니 한자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

이제 한자검정시험 준비하자고 애들을 괴롭히지 말고, 우리 말글을 더 잘 가르치고 바르게 쓰는 데 힘써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일본식 한자 혼용주장자들에 휘둘려서 아이들을 괴롭히지 말라. 한자 교육은 중고등학교에서 한문 과목 교육과 지금 자율학습으로 충분하다. 한자 교육 특색 사업은 서울시내 초등학교를 한자 학원으로 만들 뿐, 아무런 창의성도 담겨 있지 않은 무책임한 계획이다. 아까운 세금을 한자교육단체 대표들을 돕는 한자교육추진단 설립에 쓰지 말라. 그리고 한자교육 강화보다 우리 토박이말 교육을 강화하라.

▲ 사교육만 가중시키는 한자교육 강화. 교육청이 나설 일이 아니다.    © 리대로

한자검정능력검정회가 위와 같은 시험지를 만들어 돈을 벌고 있으며 이런 교재를 만들어 초등학생들에게 공부를 시키고 있는데 교육청이 이 일을 돕자는 거로 보인다.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도 만지지 말라는 속담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교육청은 그런 헛돈쓰기, 헛힘빼기를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 애들은 옛날보다 배우고 공부할 것이 너무 많다. 이제 애들을 방과 후에라도 동무들과 뛰놀게 하여 튼튼하게 키우자. 그래야 우리나라도 우리 교육도 우리 애들도 산다.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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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7/15 [16:5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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