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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국회도 한자패 헛소리에 놀아나나
[논단] 국민 속이는 ‘초등학교 한자교육 필요성’ 국회 토론회는 엉터리
 
이대로   기사입력  2010/03/02 [19:13]
지난 2월 24일 오후 3시에 국회의원 회관 소회의실에서 “초등학교 한자교육의 필요성에 관한 심포지엄”이 자유선진당 조순형, 민주당 김부겸, 한나라당 김세연 의원들이 공동주최하고 한국한문교육학회(회장 김여주), 한국한문한자교육학회(회장 송병렬) 공동주관으로 열렸다. 한글단체는 이 토론회가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찬성하는 한자한문단체 사람들로만 짜였으며, 반대 토론자는 한 사람도 넣지 않은 것은 잘못임을 알려주고 토론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요구하려고 그 곳에 갔었다. 그 토론회를 끝까지 본 느낌은 거짓과 헛소리를 하는 한자숭배자들에게 정부와 국회와 언론이 놀아나고 있으며, 이들이 한패가 되어 국민을 속이고 있다는 걸 보았고 느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밝힌다.

이번 국회 토론회는 거짓된 헛소리에 놀아나고 국민을 속이는 행사로 보였다.

▲ 2월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등학교 한자교육의 필요성에 관한 심포지엄’ 자료집 겉장인데 온통 한자로 쓰였다. 이들은 이런 교과서로 교육하고 말글살이를 하자는 것이다.     © 이대로
교과부가 비밀로 교육과정평가원에 연구하게 한 연구진(이명학, 황병무, 김진숙, 추성범, 정재철, 방인태)과 찬성자(송병렬)만 모여서 토론을 하고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반대하는 쪽은 한 사람도 넣지 않고 토론을 한 다음에 이번 토론 결과를 토대로 한자과목을 초등학교 정규과목으로 만들고 한글전용 정책을 한자혼용 정책으로 바꾸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부 교장들이 불법으로 시행하던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한자혼용 세력에 굴복해 여론과 연구 자료를 핑계로 합법화해준 것이다.

한글단체 대표들은 지난 2월 1일 성명서를 내고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가 한자단체의 의견만 듣고 한글단체들은 모르게 그 산하기관인 “교육과정평가원(원장 김성렬)”에 비밀로 연구하게 하고 그 자료를 토대로 초등 한자교육을 공식화한 것은 큰 잘못이다. 그래서 한글단체가 그 연구보고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니 비밀이라고 공개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글단체는 2월 6일 교과부를 항의 방문했는데 그 뒤에 그 자료를 공개했다.

 그리고 이번 국회의원 회관에서 초등학교 한자교육에 필요성의 관한 토론회를 한다고 해서 그 발표자와 토론자를 보니 모두 그 연구에 참여한 사람과 한자단체 쪽 사람만으로 짰던 것이다. 그래서 그 토론을 주최한 국회의원들에게 한글단체 사람을 한 명이라도 넣어줄 것을 요구했으나 들어주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그날 토론장으로 직접 찾아가 토론을 시작하기 전에 조순형 의원과 김세연 의원에게 한마디 말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으나 토론이 끝나고 한마디 말할 기회를 달라고 했으나 그럴 수 없다고 했다.

 
▲ 토론회를 주최한 조순형의원에게 한글단체도 반대 토론자로 넣어달라고 요구하는 오동춘님     © 이대로

1. 조순형 의원의 주최자 인사말은 한자단체 진태하 교수 대변인 같았다. 이번 토론은 그동안 줄기차게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주장하던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가 주관 단체에서 빠진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조 의원이 그들의 주장을 그대로 말하면서 한글전용 정책과 국어교육 정책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며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강조하고 있었다. 건국 초기 일본 법전을 베낀 것과 같은 법률 책으로 공부한 법학과 출신으로서 평소 한글전용에 불편함을 느낀 조 의원이 한자단체와 매우 밀접하게 손을 잡은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토론을 시작하기 전 오동춘 짚신문학회 회장이 조 의원에게 “아버님인 조병옥 박사님과 의원님의 형님은 저와 연세대 동문이면서 애국자이기 때문에 존경하고 좋아한다. 애국자 조병옥 박사님의 아드님인 조 의원께서 한글을 힘들게 하는 일에 앞장서는 것을 보니 실망스럽다. 반대 토론자로 한글단체에서 한 사람이라도 들어가야 공평하고 객관성이 있으니 넣어 달라.”고 요구하니 한마디로 거절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2.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격려사를 한 고흥길 의원은 국회의원 90%가 초등학교 한자교육에 찬성한다는 거짓 정보를 믿고 있었다. 고흥길 의원은 격려사에서 “나도 한글을 사랑한다. 그런데 국회의원 299명 가운데 90%가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었다. 교과부 연구 결과도 그렇고 우리말 70%가 한자말이다. 이번 토론 결과를 보고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모두 잘못된 정보를 믿고 그에 놀아나는 꼴이다. 2009년 9월 13일자 조선일보는 “18대 국회의원 90% 초등학교 한자교육 필요해”라는 제목으로 “국회의원 10명 가운데 9명이 초등학교 한자교육 실시에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새빨간 거짓말이다.

진짜 내용은 “한나라당 김세연 의원과 성균관대 이명학 사범대학장이 지난 달 18대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초등학교 한자교육 시행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설문에 응한 161명 가운데 90.1%인 145명이 ‘초등학교에서 한자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쓰고 있었다. 이 설문 방법도 따져 봐야겠지만 대상 인원이 실제는 299명 가운데 145명이면 50%도 안 되는데, 일부 국회의원과 학자와 신문이 국민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많은 학부형과 국민은 말할 것 없고 많은 국회의원과 정부까지도 놀아나고 있으니 어찌한단 말인가!

다행히 토론 주최자인 김부겸 의원실과 여러 의원에게 이 사실을 설명하니 그제야 잘못된 것임을 알고 토론회에 참석치도 않았다. 그런데 고 의원은 그런 터무니없는 말로 격려사를 마치고 토론장을 나갔다. 그런 고 의원에게 달려가 “국회의원 90%가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찬성한다는 근거가 무엇인가? 의원님께서 하신 말씀에 책임을 질 수 있는가?”라고 따졌더니 “그런 보도도 있고, 발표가 있다.”고 해서 “김세연 의원이 조사한 결과는 299명 가운데 응답은 60%인 166명이 했고 그 가운데 90%인 145명이 한자교육의 필요성이 있다고 대답했다.”고 설명해 주니 당황했다.

▲ 고흥길 의원에게 거짓된 자료와 정보를 설명하는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이대로.     © 이대로
3. 자유선진당과 민주당, 한나라당이 초등학교 한자교육 필요성에 합의했다는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려고 했다. 이날 주제 발표자도 토론자도 “3당이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나는 토론이 끝나고 방청객으로 “무슨 정책에 세 당이 합의했다면 세 당의 대표가 합의했을 때 그렇게 말하는 것이지, 3당의 의원 한 사람씩 나와 공동으로 토론회를 주최한 것을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한자어는 한자로 써야만 뜻이 정확하게 통한다고 떠들면서 이렇게 학생들까지 모아 놓고 속임수를 써서 되겠는가! 더욱이 민주당의 김부겸 의원은 이 토론회가 통상 토론회로 알고 참여했었으나 본인의 뜻과는 다르다면서 참석하지 않았다. 제발 거짓 정보로 이런 식으로 국민과 여기 젊은 대학생을 속여서는 안 된다.”라고 일깨워 주었다. 그런데 이들은 국회의장과 다른 의원들을 여럿 나오게 하고 “국회의장과 국회의원이 초등학교 한자교육 합의”라고 언론에 보도하려고 한 것으로 보였다.

4. 엉터리 초등학교 한자교육 자료로 국민을 속이려 했다. 이날 토론회는 주제 발표자부터 토론자까지 모두 한패이면서 서로 추어주고 칭찬하면서 한글전용 정책이 우리 국어와 나라를 망친 것으로 비난하고 규탄하고 있었다. 거의 모든 토론자가 한글과 한글전용 정책을 비난하는 말을 했으나 한자교육과 관련해서는 한 사람뿐인 황병무 한신초등학교 교장이 발표한 자료도 엉터리였다. 교과부가 만든 초등학교 한자교육 교과서가 없어서 스스로 교재를 만들어서 한자교육을 하니 큰 성과를 얻었다면서 자랑을 한 그 교과서 9쪽에서 문학작품인 ‘시(詩)’를 뜻하는 한자를 때를 나타내는 ‘시(時)’로 쓰고 있었고 또 다른 것도 있었다. 그 책 39쪽에는 ‘동생개구리’를 ‘風景개구리’라고 바꿔 쓰고 있었다. 이런 일이 생긴 것은 한자가 얼마나 불편하고 문제가 많은지를 분명하게 보여 주는 자료이다. 그런데 이날 토론회는 한자단체와 국회와 교과부와 언론이 짜고 한자혼용 세상으로 만들려는 음모를 가지고 꾸민 국민 속임수 토론장으로 보였다. 토론 사회자가 토론을 주최한 세 국회의원들의 한자 성명풀이를 하면서 칭찬하고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을 들게 했다.

▲ 한신초등학교 황병무 교장이 만든 초등학교 한자교육 교재로 소개한 책 9쪽에서 ‘詩’를 ‘時’로 쓰고 있다. 이게 바로 한자를 교과서에서 쓰면 안 된다는 증거요 한자가 불편한 글자라는 자료다.     © 이대로
5. 우리말에 한자말이 70%라는 말은 거짓말이다. 저들은 쓰지도 않는 일본이나 중국 한자말까지 모두 일본 사전이나 옛 중국 책에서 베껴서 올린 이희승이 지은 국어사전이나 한자혼용주장자들이 주축으로 만든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근거로 하는 주장인데 실제는 우리가 쓰는 우리말엔 한자말이 50%도 안 된다. 이번 토론에서 저들이 근거로 댄 27개의 ‘사기’란 낱말, “1- 사기 [士氣], 2-사기 [詐欺], 3- 사기 [沙器/砂器], 4-사기 [仕記], 5- 사기 [史記], 6- 사기 [辭氣], 7- 사기 [史期], 8- 사기 [四氣], 9-사기 [四機], 10- 사기 [寺基], 11- 사기 [死期], 12- 사기 [些技], 13- 사기[私妓], 14- 사기 [私記], 15-사기 [邪氣], 16- 사기 [事記], 17- 사기 [事機], 18- 사기 [使氣], 19- 사기 [社基], 20- 사기 [社旗], 21- 사기 [射技], 22- 사기 [射器], 23- 사기 [射騎], 24- 사기 [斜攲], 25- 사기 [詞氣], 26- 사기 [肆氣], 27- 사기 [史記]” 가운데 “군인의 사기가 높다.”는 뜻의 1번, “거짓말을 한다.”는 뜻의 2번, “역사 기록책”이란 뜻의 5번이나 자주 쓰는 낱말이고 나머지 85%는 많이 쓰지 않거나 전혀 안 쓰는 일본이나 중국의 한자말로서 버리거나 새말로 바꿀 말이다. 그러니 실제로 쓰는 한자말은 30% 정도밖에 안 되고 저들의 주장은 사기(詐欺)일 뿐이다.

▲ 교과부가 교육과정평가윈에 연구하게 한 ‘초등학교에서의 바람직한 한자교육 방안 연구’보고서 겉장.     © 이대로
하여튼 교과부가 한자단체의 말만 듣고 전직 국무총리들의 이름을 빌려 초등학교에서 한자교육을 하게 하려고 비밀로 자신들만 유리하게 연구보고서를 내고 그걸 근거로 지난 12월에 발표한 ‘2009 교육과정 개편안’에 한자교육을 ‘범교과 학습요소’로 넣은 것은 부도덕하고 불공정한 일이로 원천 무효로서 그 정책 결정을 취소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 비밀 연구자들끼리 토론을 하고 “국회 토론에서 100%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찬성했다.”라고 주장하면서 정식교과로 만들려는 일부 국회의원들과 한자한문단체를 규탄한다. 한글이 제자리를 잡아가는 마당에 더 이상 이 논쟁을 벌여서 국민과 국어를 어지럽게 하기 싫지만 이 잘못을 정부와 여러 학자들과 언론과 국민이 깨달을 때까지 투쟁할 것을 밝힌다. 어쩌다가 이 나라 교육자와 정치인이 앞장서서 우리 한글 발전을 가로막는 데 앞장서게 되었는지 서글프다.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과 한글을 지키고 빛내려고 애쓴 애국선열들께 죄스럽다. 

교과부는 이 자료도 비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가 한글단체가 항의하니 공개했다. 그리고 이 연구를 한 사람들로만 발표자와 토론자로 짠 토론회를 국회에서 열고 그 토대로 초등학교에서 정규과목으로 정하고 한자혼용 교과서를 만들 근거로 만들려고 하다가 한글단체대표들(송현, 이봉원, 차재경, 오동춘, 이대로 들)이 항의하니 몹시 당황해했다. 표지의 교육과정평가원이란 명칭도 우리말이 아닌 영문 KICE 로 되어 있다. 우리말로 이름을 밝히기가 떳떳하지 안했던 거 같다. 국가기관의 명칭을 우리말이 아닌 영문으로 쓰는 것도 우리말과 국어기본법과 공문서 사무교정을 무시한 일이고 어긴 일이다. 이런 불법도 머지않아서 합법으로 만들 것이다. 이 나라와 겨레와 우리말의 앞날이 걱정된다.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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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3/02 [19:1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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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 2010/03/07 [20:55] 수정 | 삭제
  • 한자 팔어먹으며 이권을 지켜온 수구꼴통 집단이 끈질기게 저항하네....... 조중동, 먹물 교수, 학자... 이런 늙은 꼴통들이 죽어야 한자 병이 나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