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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운동가, 중국에서 한글공정에 나선 이유
[현장] 중국 남방에서 한국말과 문화 알리는 일, 한중교류 더 촉진시켜
 
이대로   기사입력  2007/09/29 [01:44]
중국은 넓은 나라다. 중국의 북쪽인 길림성은 압록강과 두만강을 두고 우리 땅과 붙어 있으며 연길엔 조선족자치주가 있어 우리와 여러 가지로 가깝고 낯설지 않다. 거기다가 우리 겨레의 성지인 백두산이 있고 우리 고구려 역사유적이 있어 많은 한국 사람이 가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동북공정이란 중국 정책이 우리가 그곳에서 활동하는 데 신경을 쓰게 하고 있으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내가 와있는 절강성은 상해 바로 밑에 있는 곳으로서 중국 중, 남부에 속한다. 이곳은 중국의 동북3성처럼 한국인이 와서 활동하는 것을 경계하지 않고 오히려 환영하고 있다. 우리가 이곳을 우리 땅이라고 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인은 한국의 문화를 받아들여 자신들의 발전을 꾀하려는 뜻이 있어서다. 거기다가 일본인은 도서관도 지어주고 많은 지원을 하지만 그들보다도 우리 한국사람에게 더 호감을 가지고 있다. 이런 때 우리 정부와 기업과 학계가 힘을 모아 이곳에 한국문화와 한국말을 뿌리 내리게 하는데 조금만 도와주면 큰 효과를 볼 것이다. 그러면  중국과 한국이 더 친해지고 가깝게 지내며 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나는 이 좋은 기회를 그냥 버릴 수 없어 고국에서 40년 동안 하던 한글운동을 접고 이곳 중국 월수외대에 와서 중국 대학생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치고 태권도장을 열고 한국문화를 알리는 일을 시작했다. 마침 한국어정보학회 활동을 하면서 친하게 된 연변대 유은종교수님이 이곳 한국어과 과장 겸, 동양어학부 부학장으로 있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또 한국에서 함께 한글사랑운동을 한 인천교육대 박병천 교수님이 한 학기 먼저 와서 일하고 있어 세 사람이 힘을 모아 한국문화의 중국 남방 개척자가 되자고 결의하고 10월 25일엔 ‘한글문화큰잔치’를 열기로 했다.
 
중국 한국문화 보급기지 월수외대 한국문화연구소

 
지난 수천 년 동안 우리 조상이 활동하던 이곳이 지난 100년 동안 이념과 정치 때문에 우리와 먼 곳이었다. 그러나 하늘은 우리가 다시 이곳에 와서 우리 문화의 뿌리를 내리고 장보고 선배처럼 활동하라고 기회를 주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우리 동포학자들이 한국문화연구소(소장 유은종)을 열고 이곳에 한국말과 한국문화를 보급하고 이곳에 있는 신라와 고려, 조선시대 우리 조상의 발자취를 찾는 일을 하려고 한다.
 
이곳 월수외대는 최근에 떠오르는 사립대학으로서 총 학생 수는 1만명 정도이고, 한국어과 학생은 600명이 넘으며 한국어과 교수는 30명으로서 그 가운데 한국인은 7명이고 나머지는 조선족 동포와 중국인이다.  모든 학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새벽 6시에 일어나 운동장에서 아침체조를 하고 일과를 시작해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 반까지 사관학교처럼 공부를 한다.

▲월수외대 건물위에 뜨는 해와 정문, 6시에 일어나 아침 체조하는 학생들 사진     © 이대로
 
이곳엔 중국과 한국에서 한국문화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뭉쳐있고, 한국말을 열심히 배우려는 학생이 많고, 학교에서도 우리를 믿고 도와주려고 한다. 이곳은 중국 남방에 한국말과 한국문화를 보급하는 중심기지로서 아주 좋은 조건과 환경을 가지고 있다. 다만 아직 이곳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서 정보통신 기자재와 한국어 교재와 교육시설이 낙후되어 있는 게 문제다. 그러나 우리 정부와 기업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아주 좋은 한국문화 개척본부가 되기 충분하다. 
 
한국어 교육 현황과 문제점
 
앞에서도 말했는데 이곳엔 한국어과 학생이 600명이 넘는다. 대학과정, 전문학교 과정, 일반 취업과정 들이 모여서 학생 수가 많다. 이렇게 많은 학생이 한국어를 배우려고 하는 것은 우리 문화수준이 높아지고 경제력도 커졌기 때문이다. 내가 이곳에서 대학생반, 전문학생반, 취업반 3개 반에서 회화 강의를 하는 데 학생들에게 숙제로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과 희망을 쓰게 해봤다.

글씨도 예쁘게 쓰고 글도 한국 학생처럼 잘 쓰는데 말을 전혀 하지 못했다. 한글은 쉬워서 쓰고 읽기는 하지만 말은 하지 못했다. 회화 교재가 내용과 지문이 쉬운 말이 아니라 문자식이고 엉터리였다. 한국 학생이 10년을 넘게 영어를 배워도 영어 한마디도 못하는 상황과 비슷했다.
 
지난해 나는 중국과 일본의 한국어교육 실태를 취재하면서 현지 동포와 여러 선생님으로부터 교재가 부실하다며 한국에서 좋은 교재를 개발해 보급해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올해 초에 국어심의회 위원들이 문광부장관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그 말을 장관에게 전한 일이 있다.  실제로 중국 현장에서 교육을 해보니 교재 문제가 매우 크고 그 해결책이 시급했다. 
 
▲이대로가 가르치는 한국어과 학생들, 열심히 공부하는 게 착하고 사랑스럽다.     © 이대로
 
그리고 시청각 교재와 컴퓨터 등 시설이 전혀 없다. 우리 정보통신은 일본보다도 앞서 있다고 하지만 그 장점을 외국인에게 한국말을 가르치는 데엔 하나도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일본어 회화 실습장도 지어주어서 안방에서 회화교육을 하는 데 우리는 그들이 지어준 사랑채에 얹혀서 회화 교육을 하고 있어 자존심이 상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만든 태권도장을 한국어 체험장으로 만들어 태권도를 배우러 온 학생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치기로 했다. 
 
▲일본인이 지어준 일본어 실습 건물 본채는 일본인 방, 왼쪽 낮은 곳이 한국인 방이다.     © 이대로

한국어과 학생들은 컴퓨터나 영상 기자재를 가지고 한국의 영화나 영상물을 보면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어하는 데 그런 게 하나도 없어 안타까웠다. 여기 연변 동포교수들은 외국인을 위한 좋은 한국어 회화 교재를 자신들이 만들겠으니 좋은 교재 목차만 알려주면 중국인에게 알맞게 내용을 만들어 교육하겠다고 호소한다.

▲중국 월수외대에 이대로가 만든 태권도관     © 이대로
 
한국어과 학생들의 꿈이 한국에 가보는 것이고 한국말을 잘해서 한국 기업에도 취직을 하고 싶다고 한다. 한국말을 배우게 된 동기엔 한국 연속극이나 영화를 보고 한국을 좋게 생각하게 되었고 한국말을 배워 그런 영상물도 마음대로 보고 싶다고 했다. 한국의 맛있는 음식이 무엇이며, 한국을 상징하는 물건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한 나라의 말과 그 문화 산업은 굴뚝산업과 기계산업을 밀고 끌어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을 역사에 남을 한국문화 개척기지로
 
이곳도 중국 동북 3성이나 산동성 못지않게 우리 조상의 발자취가 있는 곳이고 숨결이 느껴지는 곳이다. 신라와 고려 때 많은 우리 조상이 이곳에 오고갔다고 한다. 남해안에서 가만히 있어도 조류가 흘러 배가 이곳에 닿기에 신라방과 고려사를 설치하고 무역도 많이 했다고 한다.
 
신라의 왕자였다는 지장보살(김교각)은 석가모니부처보다도 중국인이 더 숭배하는 부처로서 절마다 크게 모시고 있다. 이 지역엔 김씨 집성촌이 있는데 그들의 조상이 한국에서 살았을 거란 말도 있다. 기차를 탔는데 좀 떨어진 자리에서 중국인들이 하는 말소리가 경상도 사람들이 떠드는 것으로 들렸다. 아마 장보고나 원효도 이곳에 다녀갔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여기 한국문화연구소가 남극기지처럼 쓸쓸하지만 머지않아서 우리 역사에 빛날 업적을 남기게 될 것으로 굳게 믿는다. 

▲태권도 도장 입구에 붙어있는 한국말 한마디 공부하기 알림쪽지     © 이대로
 
이곳이 수십억 중국인들과 친구가 되는 출발점이 되어 새로운 동양문화 발전을 위해 중국인과 함께 나가고 싶다. 이 많은 중국인과 이 넓은 중국 땅에 우리 말로 우리 문화를 심을 수 있다면 미국말에 목숨을 걸고 돈과 힘을 다 바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어리석은 한국의 학자와 정치인과 기업인들이 정규 학교인 중, 고교의 영어 수업 환경과 시설과 교재를 개선하고 잘 하길 외국 땅에서 호소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문화 황무지가 우리를 기다리는 데 정치 패거리 싸움에 시간과 힘을 버리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 글쓴이는 중국 월수외대 한국어과 교수입니다.

[참고] 10월 26일 시행하는 한글문화큰잔치 계획안

(中國 浙江省 政府 敎育委員會 2007年 3月28日 批准 行事) 

중국 소흥월수외국어대학 한글문화 축제 추진계획서  
561돌 한글날 맞이 07 중국 월수대 국제한글문화 큰 잔치
(07,中國 越秀大 國際 韓文文化 大祝祭  )
 
1. 행사명칭 : 561돌 한글날 맞이
             07, 중국 월수대 국제 한글문화 큰잔치
              (전람회-실기대회-발표회-학술회의)
2. 행사일시 : 2007년 10월 25일(목)-10월 31일(수) 7일간
3. 행사주최 : 소흥월수외국어대학
4. 행사주관 : 소흥월수외국어대학 한국어과, 한국문화연구소

5. 행사목적 :
  1) 목적 : 전 세계 한민족 한글서예작가 작품 초대전, 전 중국 대학의 한국어과 학생의 경필쓰기대회(硬筆書寫) 및 모필글씨 쓰기대회(毛筆書寫), 한국어 말하기 대회, 본 학원 한글서예강의 및 학생작품전시회 등 한민족 서예가와 한국어과 학생들이 참여하는 한글관련 대축제 행사 개최를 통하여 본 대학이 전 중국 한국어 및 한글문화 발전에 앞장섬으로 한글문화 발전의 선도자 역할을 할 수 있게 한다.
 
  2) 의의 : 본 대학이 소재하여 있는 소흥은 서법예술과 문학 발전의 중심지이며 많은 역사적으로 전 세계를 대표하는 유명한 인물을 배출하였다. 이를 선구적으로 재조명하는 일은 서법예술과 문화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활력소를 키워내는 게기를 마련 할 수 있어 행사의 의의가 크다고 보겠다
 
  * 서예관련-중국의 書聖 王羲之 관련 蘭亭과 蘭亭節대축제, 난정과 會稽山, 明代 유명 서예가 趙之謙과 徐渭 출생지. 서론가 蔡元培 등을 배출한 지역
 
  * 문학관련-중국의 대문학가 魯迅 古居 및 박물관, 문학가 蔡元培를 배출한 지역

6. 행사종목( 행사 세부계획은 별첨 자료)

행사  명칭

기간

장소

참가자 

비고

 1. 전 세계 한민족 한글서예가 한글작       품 초대전 및 학술 발표대회

10.26-31

중앙도서관
전시실

전세계 한민족
대표서예가

한국문화연구소 주관

 2. 전 중국 한국어과 학생 경필글씨         쓰기대회 및 전시회

10.26-31

학생회관

전 중국 한국어과 학생

󰡒

 3. 전 중국 한국어과 학생 모필글씨         쓰기대회 및 전시회

10.25-31

학생회관

전 중국 한국어과 학생

󰡒

 4. 전 중국 한국어과 학생 말하기대회

10.26

도서관 
강당

전 중국 한국어과 학생

󰡒

 5. 본 학원 한국어과 학생 한글서예         작품전시회

10.25-30

도서관전시실

본 대학 한국학과 학생

󰡒

 6. 한글문화 발표 및 공연 행사
   (한글 학술, 노래, 영상, 태권도)

10.26

중앙도서관
전시실

한국
서예가, 가수,

 


7. 행사 진행 일정표 


  월  일

시 간

행사명

장소

주관자

 10.25(목)

 오 전

 한글서예작품초대전 작품전시 작업

 도서관 중앙홀

한국서학회

 10.25(목)

 오 전

 한글 경필실기 대회 실시 및 심사

 학생회관

연구소, 서학회

 10.25(목)

 오 전

 한글 서예실기 대회 실시 및 심사

 학생회관

연구소, 서학회

 10.25(목)

 오 후

 한글 서예, 경필 심사 및 전시

 학생회관

연구소, 서학회

 10.26(금)

 오 전

 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

 도서관
 전시실

한국문화연구소

 

 14:00

 한글서예초대전, 개막식

 도서관 전시실

 

 

 15:00

 학생경필,서예작품전 개막식

 학생회관

 

 

 16:00

 학생경필,서예작품전,말하기 시상식

 도서관 강당

 

 

 16:30

 한글서예초대전 학술발표회

 도서관 강당

 

 

 17:00

 한글노래초대가수-한글서예영상 발표

 도서관강당

최예선, 이주형

 

 17:30

 말하기대회 수상자 말하기 발표회

 도서관 강당

 

 

 18:30

 만찬회

 별도 찬청

학교-참가자

 10.27(토)

오 후

 한국초대전작가 난정 방문

 난정

한국작가, 학생

 10.31(수)

오 전

 한국초대전 작품 반출

 도서관 전시실

연구소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7/09/29 [01:4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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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물인 2010/10/27 [22:23] 수정 | 삭제
  • 중국에서 한글 공정있다면 오히려 좋은 현상이 될 수도 있다. 한국은 한자사대주의에서 이미 벗어났지만..그렇다고 표준말을 중국인들에게 사용해야 된다고 할 수는 없다. 한글의 글자 구성이 쉽기 때문에..어쩌면 중국인들도 한글을 그들의 발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글자가 어떤 모습을 할지는 상당히 궁금하지만 말이다. 읽기는 하겠지만 뜻은 알 수 없겠지..한글공정이 있다면 문명은 이동한다는 뜻에..의미를 둔다. 청나라를 세운 마의태자의 후손들이 비록 지금은 일제에 의하여 멸망햇지만 분명 문명은 이동을 통하여 변화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 다물인 2010/10/27 [22:14] 수정 | 삭제
  • 행동이 없는 문자 나 문명이 死사전화 될 때, 그러한 것이 어떤 소통의 도구가 될 때 한개의 문장은 명사화 되거나 기호화 될 수 있다, 중국말의 사자성어가 그런 것으로 우리에게 인식되고 있지아니한가? 중국에서는 하나의 언어가 될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그저 우리말에 인용하는 정도가 된다. 그런 현상은 역사가 거듭 될 수록 하나의 사건은 명사적이거나 기록에 의한 기호가 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경전이라고 하는 천부경도 보면 해석의 다양한다. 이집트 고분에서 나온 그들의 상형문자나 그림도 그렇게 생각된다. 그렇다면 어떤 글자가 미래사회에서 명사화나 기호 취급을 받지 않고 소통의 현장에서 가장 많이 애용하는 글자가 될까..현재는 영어권 글자가 상당히 압권이지만 한글이 중국을 정벌할 가능성도 사실은 없다고 아니할 수 없다. 중국인들이 한국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한글을 배운다지만 그들 글자의 기호화는 그 기호화는 망각되기 쉽기에 그들은 아마 소통이 쉬운 글자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한자의 현대화도 그런 의미가 아니겟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