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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사장의 눈물과 KTX 여승무원의 피눈물
[기자의 눈] 철도공사 경영만 잘해도 KTX 여승무원 비정규직 필요없어
 
박철홍   기사입력  2007/01/25 [19:17]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사법살인으로 일컬어지는 인혁당 사건 재심 무죄판결이 확정되자 23일 오전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유신독재시절 당시 이철 사장은 민청학련의 수괴로 지목되어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집행정지로 풀려난 바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철 사장은 "32년 만에 정의의 심판이 내려졌으며 늦게나마 제대로 된 역사를 바로잡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형장의 이슬로 돌아간 분들을 돌아오게 할 수는 없어 답답하고 아득하다"며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오며 그동안 온 가족이 풍비박산되어 고문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철 사장은 '다시는 이같이 (인혁당 사건으로) 억울한 일이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세간에서 혁명적 투사로 알려지기도 했던 이철 사장이 인혁당 사건에 대한 무죄판결에서 눈물로 소회를 피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눈물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철 사장은 인혁당과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판결을 받았지만, 그 전력으로 85년 2.12 12대 총선에서 당선, 이후 내리 3선을 거치며 정치적으로 승승장구했다. 한동안 정치권에서 떠난 그가 화려하게 부활한 것은 부산에서 17대 총선에 도전한 것.
 
여기서 낙선하자 그는 철도공사 사장이라는 보은인사를 통해 공기업 사장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민주화 경력의 그에게 많은 사람이 기대를 걸었지만, 그 기대는 외주화를 강행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양산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330여일이 넘도록 철도공사로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KTX승무원들과 자회사인 KTX관광레저로의 외주위탁화에 반대하는 새마을호 승무원들마저 길거리로 내몰려 승무원들은 지금까지 피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이철 사장은 KTX여승무원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오다 새해 들어 언론을 통해 사회적 대화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연이어 'KTX승무원 직접고용 검토'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KTX문제 해결의 주체가 철도공사라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이상수 장관의 발언이 KTX문제가 전향적으로 풀릴 수 있다는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철 사장은 1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상수 장관의 발언에는 오해가 있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승무원들을 철도공사에 직접고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철 사장의 '직접고용 불가' 발언은 철도공사가 스스로 풀어야 할 문제를 정부 다른 부처의 책임으로 돌림으로써 이철 사장 본인은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겠다는 의도처럼 비춰져 보인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성차별 개선 권고와 기획예산처 경영평가보고서의  KTX승무업무 개선 지적도 외면한 채, 최근 주무부서인 노동부 장관의 '직접고용 검토' 발언마저 반박하는 이철 사장의 모습을 보면서 이철 사장이 혁명적 투사였다는 것이 전혀 믿겨기지 않았다.
 
이철 사장은 기획예산처의 2005년도 정부투자기관 사장경영계약 이행실적 평가에서 꼴찌를 기록한데 이어 최근 국가청렴위원회의 정부투자기관 청렴도 평가 발표에서 최하위를 기록해 성과급을 단 한 푼도 못 받은 수모를 당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철 사장이 각 정부부처의 시정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그 이유의 배경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철도공사 사외이사도 놀란 철도공사의 도덕적 해이
 
철도공사가 만성적자와 방만한 경영으로 도마위에 올라있는 가운데, 철도공사가 본인의 부모와 조부모, 증조부모가 사망했을 때에 기본급의 100%인 평균 200만원을 위로금으로 지급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철도공사의 사외이사도 국민의 혈세를 물 쓰듯 보여주는 철도공사의 도덕적 해이에 놀라움을 표시한 바 있다. 철도공사는 내부직원들에게 조위금을 펑펑 대줄 수 있으면서도 예산 때문에 승무원을 직접고용을 할 수 없다는 변명을 하는 것에 아연실색할 뿐이며, 누구를 위한 철도공사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기획예산처의 2005년도 정부투자기관 사장경영계약 이행실적 평가에 따르면 철도공사는 2005년도 예산 중 사용하지 않은 불용액이 7천 4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감사원도 철도공사가 불필요한 예산을 과다 편성한 후 예산 편성 목적과 다르게 사용하는 등 예산을 부당하게 집행해 철도공사의 경영개선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교수모임은 "2005년과 2006년 정기국회에 철도유통과 철도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와 철도공사의 계열사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 보고서 등을 검토한 결과, 승무업무의 외주화가 단순히 인력 운용상의 비용절감 또는 경영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라 철도공사 경영 내부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임을 확인하게 됐다"며 "철도공사가 승무원들을 직접고용을 하는 것보다 외주화 했을 때 최소한 연 16억원의 비용이 더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된다"는 조사결과를 새해 들어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KTX 매거진 12월호를 통해 '직접고용을 하면 외주 시의 1인당 총비용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필요하고, KTX승무원 직접고용 불가는 예산문제 때문'이라는 철도공사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철, 승무원들과 가족에게 아픔주는 정치성 발언 삼가야"
 
이철 사장이 법원에서 인혁당 사건 무죄판결과 관련해 눈물을 흘렸던 다음날, 24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KTX 승무원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교수모임'의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 KTX 여승무원들의 어머니들이 나섰다.
 
어머니들은 "너무 기가 막히고 억울해서 딸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다"며 한동안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KTX 승무원 어머니와 함께 하는 기자회견'에서 KTX여승무원들과 어머니들이 철도공사에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눈물을 흘렸다.

▲ 여승무원 아버지 이원덕 씨의 글을 읽어내려가자 여승무원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대자보

승무원의 한 어머니는 23일 이철 사장이 인혁당 사건 무죄판결에 눈물을 흘릴 것이 아니라 차디찬 바닥에서 1년 가까이 파업투쟁을 벌이고 딸들의 눈물과 고생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울먹였다.
 
또 어머니는 "이철 사장은 KTX 승무원들을 억울하게 만들어 길거리로 내몰게 한 장본인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며 "더 이상 승무원들과 가족들에게 실망과 아픔을 안겨주는 정치성 발언을 삼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다른 한 어머니는 입사당시 주변의 부러움을 얻으며 '지상의 꽃'인 승무원으로 철도공사 소속 공무원 대우를 받으리라 기대가 컸지만 돌아온 것은 차디찬 바닥에서 농성을 해오는 딸의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현실에 가슴 아프기만 했다고 전했다.
 
여승무원들, 이철 사장에 공개토론회 제안
 
KTX여승무원들은 지난 23일 이철 철도공사 사장에게 보내는 공개제안서에서 여승무원 일동은 최근 이철 사장이 언론사와 인터뷰한 내용을 지켜보며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이철 사장은 뻔한 진실을 호도하며 거짓논리로 여승무원들을 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승무원들은 "얼마전 모 방송사에서 추진했던 토론회를 공사측이 끝내 거부해 무산된 일도 있고, 그토록 매달리던 사회적 중재도 비공개를 원했다"며 "사회적 중재에 매달리던 이철 사장이 하루 아침에 태도를 돌변해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는 진정한 이유를 알 수 없고, 이러한 이철 사장의 태도를 보며 말바꾸기를 능사로 삼는 3류 정치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승무원들은 "이철 사장은 최근 7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통해 각종 결과를 내놓았는데, 이철 사장의 마지막 수단은 정규직과 이간질을 마지막 수단으로 쓰는 것"이라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으며 참석자들을 가리지 않고, 횟수에 구애받지 않는 공개토론회에 이철 사장을 비롯한 철도공사 경영진을 초청한다"며 진실을 가리기 위해 이 토론회에 공사측이 응해줄 것을 촉구했다.
 
철도공사, 외주화 아닌 투명 경영을 통해 KTX문제 풀어야
 
KTX문제는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성차별적 고용관행과 비정규직 차별의 상징적 사건으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가인권위, 각 정부부처를 비롯해 노동계, 학계, 그리고 시민단체까지 나서며 KTX문제 해결을 위해 철도공사가 승무원들을 직접고용할 것을 촉구해오고 있다.
 
최근 'KTX승무원 직접고용 방침 불가'를 밝힌 이철 사장이 정치인다운 수사로 자신만의 정치적 행보를 미리 염두해 발언한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현재 이철 사장은 철도공사 공기업의 사장이지 정치인 이철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철도공사가 공기업의 본분에 맞게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지 않고, 핵심업무의 외주화가 아닌 투명 경영을 통해 경영을 개선한다면 KTX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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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1/25 [19:1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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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ㅎㅎ 2007/04/21 [19:37] 수정 | 삭제
  • 내가 볼때 이철 사장은 잘 하고 있는거 같다.
    솔직히 말해서 KTX 여승무원들 이제 그만 좀 떼 쓸때 되지 않았나?
    적법한 이유도 아니고 단지 공무원 생활 편하게 해보겠다는 심보로 이렇게 길거리에 드러눕고, 울면서 매달리고, 피해자인 척 기사 올리면 양심에 찔리지도 않나.. 승무원들 자신들이 계약직이면 당당하게 정규직으로 입사하면 된다. 무슨 들어올때 정규직 약속했다는데, 증거로 내세우는거 봐도 정말 허잡하기 짝이없다.. 누가 취직하는데 그런 줏어들은 얘기갖고 나중에 보상해달라, 대우해 달라 그런 얘기하나... 나참 어이가 없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KTX 승무원들 자꾸 무슨 엘리트다 어쩐다 하는데.. 엘리트는 무슨 엘리트냐.. 솔직히 4년제 대학 나온게 뭐가 대단한거라고.. 그렇게 잘났으면 좋은 회사 취직하지 지금 서울대 나온 사람도 공사 들어가기 힘든 상황이다. 당당하게 시험 치고 경쟁해서 입사해라. 이제 길거리에 드러눕는거 보기 싫다.
  • 사이비 2007/01/26 [08:44] 수정 | 삭제
  • 방만한 경영의 대명사가 공기업이고
    신분보장과 높은 임금으로 공기업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고 있다.

    승무원들이 고객의 안정을위해 철도공사 정규직을 고집하고 있지만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은 공기업의 장점인 신분보장과 높은 임금 아닌가?

    철도공사에서 지금도 정규직 직원 뽑는데 응시하면 되지
    굳이 특채를 통해 공사에 들어갈려고 하면서

    억울하게 죽어간 인혁당사건의 가족과 생떼를 쓰는 자기들을
    비교하는 것은 어이가 없는게 아니라 얼굴 두껍다는 생각밖에 안든다.